예전에 포스팅 한적이 있지만

나는 기가 센 한국 여자, 사무실 미움 받이이다.

사장이 한국 사람이지만 대부분의 직원이 일본인으로 구성되어 있고

한국 관련 아이템이나 화장품, 수출 수입에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기에

대부분 나를 통해 상품 관련 업무가 진행된다.


때문에 나를 통한 업무에 기가 센 한국 여자 짜증나!! ~라는 사람도 있다.

친절하지 못한 이유는
속상해서.


나는 신상품 개발에도 관여를 하는 편이다.

화장품은 주로 일본인 부장이 컨셉을 잡는데,

컨셉은 두줄 정도.

<그냥 막연한 이미지를 말한다. 예를 들면 콜라겐이 들어간 미백 크림.>


그럼 수수께끼 같은 부장의 의도를 파악하여

한국의 화장품 공장을 수배하고 상의해서

샘플, 생산 수출입까지의 실무 작업은 나의 일이다.


물론 기가 막힌 화장품을 공장에서 만들어 준다.

나머지는 부장이 만들고 싶어 하는 화장품의 이미지에 맞는

디자인 컨셉을 디자이너에게 알리는 일도 나의 일이다.
실력있는 디자이너라 상품의 포장이나 홍보 페이지도 멋있다.


하지만 모든 성과는 기획자가 가진다.

나는 그저 공장에 전화 한 통 하는 연락자일뿐,

모든 공은 부장이 가진다.

--

나의 업무는 생산 실무, 무역
부장의 기획에 구체적인 상품을 완성해간다.

부장의 기획은 00성분이 들어간 비누.
성분이 비싸서 생산 단가 문제와, 용량을 줄였기에 싸게 보이는 문제에 대한
대안이 필요한 상태였다. 

처음 나온 비누는 이런 상태.

비누색을 독특하게 빨간색으로 만듭시다. 
비누 용량이 적어서 싸게 보이는데
비누에 각인으로 모양을 새겨 넣으면 비싸게 보일 겁니다.
이런 구체적인 안을 제안하여 부장에게 전달.

개선된 비누 샘플

샘플로 만든걸 거래처 보여준 부장은
어깨를 들썩이며 이걸로 가자고 휘파람을 불고,

본 상품이 생산되어서 일본 내에 유통
거래처의 반응, 모든 칭찬과 실적은 부장에게 돌아간다.


물론
부장의 인맥과 영업력에 기반하지만 왠지 씁쓸하다.


--


한 번은 신입 영업 사원이 거래처에서 의뢰받은
남자아기 소변기 수입이 있었는데,

기존 한국에서 판매하던 플라스틱제 소변기에
박스 디자인을 다르게 해서 수입하기로 했다.

남자 아기라는 컨셉이기에
온도에 따라 변하는 타겟 스티커를 옵션으로 달자고 제안하였다.

스티커는 의뢰한 거래처도 의도한 바가 아니었고,
구매 가격이 비싸질걸 우려해서 필요 없다 했지만
저렴하게 제작이 가능해서 스티커 포함으로 일본 내에 유통시켰다.

결과는 거래처의 고객들(엄마들)의 좋은 반응으로
스티커만 따로 생산해서 유통해달라는 의뢰까지 받았다.


하루는 사원들이 모여 간식타임을 가졌는데,
나를 싫어하는 남자 영업 사원이 신입 여자 영업 사원을 칭찬하며,
남자아이 소변기에 스티커 나가는 거 정말 신의 한 수라고

D짱 아니었으면 큰일 났다고, 대박이라며 칭찬을 했다.

D짱의 답이 충격..

D짱 : 그럼요, 제가 그거 얼마나 정성을 들였는데요.. 거래처에서도 난리 났죠 ^^

우와.. 어쩜 자기 상품이라고 저렇게 말하는지..

...

나는 입을 다물었다.

그렇게 일본인끼리 자화자찬이 이어지는 중에

나는 내 음료수만 들고 내 자리로 돌아왔다.


내가 나가는 걸 봤는지,

D 짱이 나와서 아.. 스미마셍.. 스티커 컨셉은 제가 아니라 후미상 아이디어예요.
후미상 아니 었으면 진행 안 했던 거였어요. 스미마셍.

신입이라 순수한 건지, D짱이 귀엽긴 했지만,
그 자리는 D짱의 실적을 칭찬하고 있었기에
내가 뭐 영업을 했나 실적을 만들길 했나..

찍..


--

화가 나서 내가 이제부터 제작할 때 뭐 아이디어 하나 내나 봐라 칫칫 칫 뿡뿡

이러고 있다가.


또 한 번, 부장이 아이디어를 요청한다.

이번에 만든 비누가 너무 잘 녹는데 거래처에서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는 미션!
나를 물끄러미 본다.

물 끄 러 미//

나는 또 이 상황에..
일반 가정의 욕실 환경에서는 비누가 녹아버리니까
비눗갑을 옵션으로 넣어요.
플라스틱 비눗갑은 재고 감당 못하고,
스폰지로 하면 소량 생산 가능하죠,
스폰지 쪽이 통기성 흡수성이 좋으니까 물러지는 비누에 좋고,
크게 만들 필요 없고 딱 비누 사이즈로 만들면 안되나?
딱, 요만하게..

---> 컨셉 채용


BUT

좋은 아이디어는 그들의 실적으로 연결될 뿐.

쭈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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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회사원 후미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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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왜 이런 속담이 생각나죠?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주인이 챙신다는...!
    다들 생각 못 하면서 남의 아이디어를 가져다가 온갖 공과 치하를 받는 걸 보면 속상하기도 할 것 같아요...!
    토닥토닥...!ㅜㅜ
    다른 나라 다른 문화에서 살아가시며 일하신다고 수고가 많으시죠...?

    2019.01.20 00:2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히잉ㅠ 쭈글ㅠㅠ
    분명 후미카와님 아이디어였다는 걸
    모두 알면서도 그러는군뇨!
    완젼 흥칫뿡이네요!! 제가 더 화가 나요!
    기가 센 것이 아니고 그런 직장내에서
    살아남으려다보니 세지는 거죠ㅠ
    계속해서 아이디어를 요청하는 부장이라닛! 그래도 힘내세요!
    후미카와님에겐 빛나는 아이디어가 있으니까요~ 마지막에 웃는 자가 이기는 겁니다!!! 힘내세요~~

    2019.01.20 20:3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마음에 꽃 이 피는듯한 느낌입니다. 괜히 고집피우고 쭈글할 일도 아니지만 섭섭한 감정이 밖으로 새나봐요. 그걸 알기에 조금씩 고쳐보려 한답니다. 그래도 뭔일있움 해결해보라고 튝 던지는 부장 땜에 이래저래 아이디어를 찾는건지도요

      2019.01.20 21:04 신고 [ ADDR : EDIT/ DEL ]
  3. 와.. 진짜 짜증나는 상황이네요!
    후미카와님한테 직장사람들이 그.딴.식으로 대하면
    직접가서 면전에다가 욕을 한바가지 날려주고 (물론 한국말로 해야겠죠. 한국의 욕의 다양성은 최고라 생각합니다)
    화가 잔뜩난 사원들에게 뺨을 시원하게 갈겨주고 싶습니다.

    얼른 하시는 블로그랑 유튜브 SNS이런 활동 하셔셔 조기 은퇴하셨으면 좋겠습니다.

    2019.01.20 23:5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 .. 저는 그리 과격하지 못해서 욕할 입장도 아니고.. 블로그 수익도 그저 그래서 더 일을 해야 하옵니다. 찌질..

      2019.01.21 00:17 신고 [ ADDR : EDIT/ DEL ]
  4. 각자의 역할에 맞는 공과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후미카와님도 분명 맡으신 분야에 대해 최선을 다하시고 잇기때문에
    당연히 그 공이 있을것입닏.
    누구보다 사장님이 잘 알아 주실것입니다.
    그런데 상품을 기획 한국에 OEM을 주면 그 디자인의 상품 물론 독점 게약을 하겠죠?

    2019.01.21 06:3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일본은 더 심한데 여자애, 계집애라는 의미로 코무스메라는 말이 있어요. 어떤 위치에 오르지 않으면 그냥 하찮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쎄게 대응하나봐요. 독점판매 계약 하는데. 신기하게 중국에서 똑같은 상품이 유통이 됩니다. 어디서 빠지는지는 도통 모르겠어요..

      2019.01.21 16:52 신고 [ ADDR : EDIT/ DEL ]
  5. 어느 분야나 같군요.
    그런데 위에서는 다 체크하고 있을걸요?
    그게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윗 사람의 말 한마디에 잘리기도 하고 승진하기도 하고 여러 경험 해 봤지만
    그 윗사람은 또 나와는 다른 능력 때문에 인정 받고 있다고 생각하며 살아요. ㅜㅜ

    2019.01.21 11:0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렇게 되려고 노력했고 지금 그 자리에 겨우 오른 느낌이지만 약간 여자라고 가볍게 보는 사람들이 있고, 인정해주기 싫은 사람들은 험담하고 그래요. 다 안아주기는 힘들기도 해요.

      2019.01.21 16:53 신고 [ ADDR : EDIT/ DEL ]
  6. 요즘은 자기 피알시대지 않나요? 겸손은 미덕이 아닐때도.. -_-;;;

    2019.01.21 18:1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래서 쎄게 나가는데 집단 따돌림 당해요
      위에서 잡아주긴 하는데 너도 성질 좀 죽이라고 해서 할말 없죵

      2019.01.21 18:31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