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본 친구들

애정어린 잔소리를 줄이다.

by 후까 2019. 7. 3.
반응형

후배를 보면 자꾸 잔소리를 하게 된다.

너무 오랜만에 만나서인지 할말이 없어서인지, 돈은 모으냐, 결혼은 언제할거냐..

명절 친척들에게 듣는 듣기 싫은 잔소리 목록이 다 나온다.




후배는 그럴때 마다 곤란한 표정이다. 답해도 답이 없고

들어도 짜증나고,

왜 이 소리를 이 언니에게 들어야 하나... 같은 얼굴이었기에

그래서 그 마음도 알기에 궁금하지만 그 후로 그런 곤란한 질문은 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후배도 마음 편하게 나를 만나고, 언제나 먼저 카톡으로 안부를 묻기도 했다.


그리고, 그 친구의 영주권 취득 기념 맛난거 먹으러갔을 때

이 후배가 이런 말을 했다.


솔직히 전에 언니 만날때는 내가 가지고 있는 고민들을 너무 꾸짓는거 같아서 싫었다고

엄마도 포기한 나인데, 여기서 또 잔소리를 듣고

나한테 무거운 걱정거리를 그렇게 직접 어찌할거냐고 물어보면 답도 못하겠고

매우 곤란했다고.


나야.. 그게 다 널 생각해서 애정이 넘쳐서 그랬던건데..

언니.. 그런 애정 싫어요.

그래서 요새는 안하잖아.


언니는 그냥 엄마 같아서.

가끔 언니집에 가서 자면, 아침에 김치 찌개 끓여주고 나물 무침 해주면 나 진짜 감동했거든요.

혼자 살면서 누가 밥해주는거 너무 오랜만이어서,

그리고 고추 된장에 찍어먹는데 너무 좋았어요.

딱 그때 다 포기하고 집에가고 싶을 때였는데 언니 만나서 마음이 풀렸어요


사람들은 맛난거 먹을때, 무장 해제된다.

사람이 순해지고 마음이 너그러워지며 순간 얼었던 마음이 풀어지는듯.

후배는 나에게 그런걸 바랬던것 같다.

그냥 나는 아는 언니인데, 엄마처럼 행동했고 그걸 애정이라 생각했던거다.



다 큰애를 하나 하나 어쩔거냐고 물어봐도, 내 앞길이 더 캄캄한데 어디다 데고 잔소리인지..

잠시 후배에 대한 애정을 접어야겠다 싶어서

애정보다는 상담자의 자세로, 고민을 들어주고 힘내라 응원해주고

만나서 늦은 저녁을 먹고서는 집에 데려와 재워주고

아침밥까지 해서 먹여주며, 갈때는 집에 있는 반찬거리 싸주는 애정으로 바꾸었다.


물론, 그애에게 해주고 싶은 잔소리는 많지만

말해봐야 잔소리, 내거나 잘챙겨야 하는 내입장에서 말할 필요없는 주접이다.


어쩌면 애정이 넘쳐서 너만은 소중한 내 후배니까 너 잘되려면 이라고 잘난척 했을지도.

다른 후배나 친구들 만나면, 그런 잔소리는 하지 않고.

어디서 주워들은 힘내라 응원한다는 메세지를 주었기에 그들에게는 고마운 사람이라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후배는 잔소리하는 내가 미웠단다.

그러게.. 나는 네 엄마도 아니고 가족도 아니고 니 인생 안내자도 아닌데

왜 잘못된 애정을 표현했을까?


그래 애정 빼버릴란다.

이 밥 니가 사라.


이 비싼걸..

언니 언니 미안미안 저 맞을께요. 그냥 잔소리를 하든 때려주세요. ㅠㅠ



개인적인 경험에 의한 의견과 느낌을 적었습니다. 
공감은 글쓰는 힘이 됩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페이지 안의  하트 ❤ 를 눌러주시면 좋겠습니다.
  (특정 국가와 단체, 상품의 왜곡된 표현이 있을 수 있습니다. )

★답글도 매우 환영합니다.  감사한 의견에 제가 배울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리드형(광고전용)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