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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친구들

게을러서 부끄럽고 내가 싫어요.

by 후까 2019.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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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느라 바쁜 후배에게 카톡을 하며 언제 한번 밥 먹자.. 하지만


[언니 미안. 주말도 일해요 ㅜㅜ] 이렇게 답장이 오고

[회사가 X쳤나봐요 오늘도 철야 에요]

[겨우 하루 쉬었는데.. 저 피곤. 카톡 답장 무리.]

[피곤해서 회사 늦게 나왔는데 눈치]


일 많다고 잘 버는게 아닌 업종이기에 저녁밥만 줘도 감사하다며

계속되는 철야 때문에 첫차를 타고

상당히 흉하게 졸며 간다는 후배


이제 슬슬 체력의 한계를 보이기도 한다며

이상 증상이 아토피 피부로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주말에 보자고 불렀는데, 역시 출근이라고 하니..

[그럼 회사를 가지 말고 나랑 밥먹자..]고 톡을 보내 꼬셔봐야 ㅠ 못만난다.


겨어어어우~ 5달 만에 만났다.

아무리 고생한다고 해도 살은 빠지지 않는 체질이며,

매일 밤 피자, 중화요리, 컵라면으로 때우기에 건강이 심히 걱정이 되기도 한다.


[여자는 지치면 빨리 늙는다.~]라고 협박을 하면

[저는 이미 틀렸어요 ㅠ]라며.


후배의 회사는 팀원 대부분이 철야를 하며 프로젝트를 완성해 가고 있다고 하고


특히 팀의 리더가 상당히 무서운 사람이라 긴장해서 괜히 더 열심히 하게 된다고 한다.

그렇게 열심히 해도, 실수는 생기고 시간은 흘러가고

작업 하다가 졸기라도 하면

리더의 불호령이 떨어진다고.


그래서 열심히 하는데 내가 게으르다고, 일처리가 늦는다고

자꾸 틀리는건 바보같다며 한소리 들으면 너무 자신이 실력이 바닥인것 같고,

그들의 실력이 좋은건 인정하지만,

제가 하는 일이 초등학생보다 못하다고 무시한다고 한다.


그래서 더 오기가 생기고, 시키는 것만이라도 더 열심히 더 일찍 나와서 해보려 해도

그런건 칭찬도 안한다니...


"남친이랑도 몇 달 못만났어요.

그냥 회사를 가는게 무서운데

가야 해요. 회사 입구에 계단에서 항상 머뭇 거리게 되고 한숨 나와요."


"몸이 게을러져서 주말엔 오후 2시나 3시되야 일어나요.

이렇게 게으른거 언니한테 말하는것도 부끄럽고

내가 싫어요."






  !   !  !  !    화   가   난   다.   !   !  !  !


넌 게으른게 아니고 지친거고

3일 연속 철야하면 2시 3시가 아니라 하루종일 자도 모자란거고 게으른것처럼 몸 힘든게 당연한거고

열심히 해야 하는 마음은 리더를 위해서가 아니라 너를 위해서 열심히 해야 하는거 아냐?


나야 너네 회사 프로젝트에 관심 없지만, 니가 쓰러지면 뭔소용이냐.

너 꾸미는거 좋아하는데 아토피 도지고 속상하니까..


지금 프로젝트 완성되었을 때 뿌듯함 끝나면

또 다른 프로젝트로 철야?


그러니 너 지금 게으른건 부끄러운게 아닌거 같다.

니가 싫어질 정도로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는걸 아니까

너 이러다 우울증 온다.. 심하게 걱정된다고.



후배는 눈물 또르르 흘리더니.

"게으른게 아닌거.. 왜 게으르면 안되는지 왜 남들은 그렇게 말하는지..

게으르다고 늦잠 잔다고 엄마도 그러고 남친까지 뭐라 그래서 .

그냥 그런 욕 다 듣더라도 잠좀 푹 자고 싶었어요.

흐아아아앙.."


후배를 오래 달래고,

왜 게으르다는 단어가 부정적인지. 게으르면 몹쓸 사람 되는건지

몸 힘들고 행동이 더디다고 게으르다고 질책을 하는건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남들과 약한 체력을 가진 나도,

모두 한소리로 운동을 하면, 움직이면, 등산이라도 하면 좋아진다고 하지만

운동을해도 지치고 등산을 하면 미라급으로 파스를 붙이고

충분히 휴식을 취하지 않으면 안된다.


체력도 자기관리라며 목소리를 높이는데.

뭐 다들 체력 없는 사람에게 사회 부적응자 같은 룰을 씌우는지..


모두가 같은 게이지로 같은 레벨로 시작하지도 않고,

생활하면서 얻은 데미지와 스트레스로 체력 급수는 훨 떨어지게 마련인데

그냥 게임오버 하시죠.. 하는 듯한 말에 상처를 받는다.



게으른게 죄가 아니다.

쉬어야 하는 사람한테 한번더 힘을 내라고 마른 오징어 물기 짜듯이

게을러 터져서 철야도 못하는 몹쓸 직원으로 비하하는 후배네 직장 동료들.~~!!


그들이 말하는 초딩만도 못하다는 실력.

그 능력 좋은 초딩한테 철야 시키면서 일 시키면 잘도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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