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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회사 생활

손님에게 소중한 것을 배우다.

by 후까 2019.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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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전화 오시는 센다이의 83세 할머니..

올해 마지막 주문이라며 손녀에게 줄 파운데이션,
그리고 동네 할머니들에게 선물할 화장수.

그리고 주름에 좋다는 오일이 잔뜩 들어있는 크림을 구매 하셨다.

 

동네 할머니들이 센다이의 찬바람에 얼굴이 푸석해진다고
보습과 영양 다 필요없고 기름진 크림이면 된다며 ..

-- 할머니들은 파운데이션도 미백 마스크팩도 필요없고
예쁘다고 해주는 영감도 없데서 한참 웃었다.

 

 

역시 얼굴 한번 보지 못한 분이시지만,
주문하는 내용 보다
다른 이야기로 오래 전화를 하게 된다.

센다이라 단풍이 빨리 들었다며,
동경에도 단풍이 들었는지 물어보시는데

산에 멋진 단풍은 보지 못했지만
회사 옆 큰길에 은행나무길이 멋지다고 알려드리니

아. 그거 봐서 참 다행이네요.
그것도 못보고 누워있는 할머니들도 많아요~ 라신다.

아무래도 나이가 들다보면, 하나하나 아쉬운게 많다면서
예전엔 조바심도 나고 아쉽기도 하고 서럽기도 하셨다고.

근데 그런 기분으로 한 해를 마감하면
그 한해가 자꾸 불만이 남은 안좋은 기억이 되었다며.

자신도 가까운 산도 못오르는 나이가 되었지만,
거리에 가로수에 잎이 떨어지는 것만 봐도
올해는 다행이다 생각하신다고 하신다.

그래서 연말 연휴에 한국에 갈거냐고 물으시길래
집에 갈거라고 하니.

아.. 그럼 일본에서의 안좋은 일 보다, 좋은 일을 가지고 가라고.

 

나같은 사람도 있지만, 이상한 손님도 많을텐데 하하핳하ㅏㅎ
나도 이상하지만. 미안미안..
근데 그런 사람도 있고 나같은 이상한 사람도 있지만
좋은걸 기억하면 좋은 기억이 되요.
그거 생각하는것만으로도 편하게 살게되요.

잠시. 울컥했다.

실은 요새 불만이 많았는데, 자꾸 안좋은것만 생각하던 중이어서
마음을 콕 찔린 느낌이었다.

 

또 상쾌하게 웃으시며, 이번에 연말이기도 하니까
좋은 한해 술술 넘기라며
소바를 보내주신다고 하신다.
한국에 가져가서 가족들과 소바를 넘기며 한 해를 잘 넘기라며.~

 

꺄앙..ㅠ 진짜 눈물 터질뻔.

 

자잘한 불만에 만사가 불평이었는데
손님의 기분좋은 전화에 급 모든게 평화롭고 아름다워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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