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서 만난 어느 꼬부랑 할머니의 용기
회사 업무로 은행에서 대기 중에
보행기 장바구니와 함께 천천히 이동하는 할머니 한 분.
동화책에서 보듯 꼬부랑 할머니였고.
천천히 이동하며 은행 직원에게 이체를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
나는 대기 의자에 앉아
저 할머니 연령에 혼자 은행 보러 오시다니 대박..
할머니의 시선에서 이 공간은 어떻게 느껴질까 궁금해졌다.
한걸음 한걸음 천천히 이동하면서
ATM 앞에서 이체를 시도하다가 잘 되지 않았던 모양이다.
창구 이체를 원하셨고, 직원에게 전표 작성을 부탁하는 목소리에 저절로 시선이 갔다.
.
은행 직원은 전표에 금액과 통장을 확인하며 내용을 기입했다.
할머니는 고맙다면서
내가 95세라서 손가락에 힘이 없어서 전표 작성이 힘들다며
고맙다 고맙다 하신다.
.. 오마나.. 95. 만 나이 쓰는 일본이라 아마 97세는 되신 분이다.
..
갑자기 나의 미래.......가.. ㄷㄷㄷ 살짝.. 겹치며
아마 나도 살아있으면 저러지 않을까?? 싶은..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은행도 관공서도 어쩌면 너무 변해서
어르신들에게 벽이 될지도 모르는 세상인데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일본은 예전 방식을 오래 유지해서 진입장벽이 크게 느껴지진 않는다.

지금 키오스크 주문을 배우고 있는 우리 엄마처럼
점점 새로운 신문물에 적응하며 살아야 하기에..
느려도 도전하지 않으면 해보지 않으면 안 되는 세상이 되었다.
어느 쇼츠를 보니 7080 무시하지 말라던 영상에 매우 공감을 했는데 ㅋ
윈도우 386에 도스부터 배우면서 태블릿 PC와 Ai까지 경험하게 될 줄이야.
7080 세대는 버전을 너무 많이 업그레이드 한 바람에
새 버젼이 버벅되는 나이가 되었다.
나 역시 사용해 본 적 없는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는 모르는 상황.
일본에 오래 살아서 한국 시스템에 적응을 못하고
두려워하는 나이다.
근데 95세 할머니가....
ATM을 만지작 거리다. 은행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은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기에 주저 없이 요청한 것이고
모른다고 무시하지 않고
모른다고 당황하지 않는 관계가 바로 보였다.
도움이 필요할 때 주저 없이 손을 내미는 할머니와,
그 손을 기꺼이 맞잡아주는 은행 직원의 모습에서
나는 미래의 공포 대신 어떤 안도감을 느꼈다.
기술의 속도가 인간의 속도를 앞지르는 시대에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
키오스크 앞에서 울었다는 그 뉴스는 반복되어 나오고
기계가 너무하다는 사람과
그것도 모르냐는 사람과
살다보면 저절로 알게 될걸 울기까지 하냐는 사람들의 의견을 읽어본다.
세상은 눈부시고 빠르게 변해간다.
나중에 본인이 마주칠 당황할 순간이 언젠가 오겠지만
결국 그 세상은 사람이 만들어가는 거라는 걸.
모르면 물어보고 도움 청하면 도와주는 세상이라면 두려운 게 없는데.
도와주는 사람 없다는게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운 게 아닐까.
95세 할머니의 용기와 도전을 보며
느려도 멈추지 않고 조금씩 세상을 배워가는 것, 그 자체가 배울 것은 끝이 없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나도 95세 되면... 어뜩하지 하는 두려움이 몰려오긴 했다. 95세까지 살아만 있어도 다행인 거고.
개인적인 경험에 의한 의견과 느낌을 적었습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페이지 안의 하트 ❤ 를 눌러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