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교환 학생으로 온 조카는
도쿄에서 오래 사는 고모를 찾아와 삼겹살을 얻어먹으며
일본 생활의 궁금증을 물어보곤 한다.
어느새, 조카의 궁금증이 시리즈가 되어간다.
그리고 나름, 일본 생활의 단면을 알려주는 게 꽤 즐겁다.
조카의 새로운 질문
일본 사람들은 지진 안 무서워해요??
지난 주말에 쇼핑몰 갔는데
갑자기 속이 울렁거려서 아픈가?? 싶었는데 내가 아픈게 아니라
땅이 흔들리더라고요..
근데
주변에 있는 사람들 아무도 동요 안 하고
그냥 있길래 일본 사람들은 지진 너무 익숙해서 그런가?? 했는데..
일본 사는 고모의 답.
아니.. 일본사람들도 지진 무서워해. 평생 무서워해.

아니.. 그렇다고 쳐도 일본사람들이 지진이 오는데 너무 평온하던데...
무서워하는 거 맞아요?
나 역시 그게 궁금했었다.
그래서 알고 지내는 일본인 할머니에게 물어봤다.
나: 일본 사람들은 지진 올 때 안 무서워요??
히로코상 : 무서워..! 지진 같은 거 없어졌으면 좋겠어. 항상 무섭고
또 매번 온다는 그 큰 지진.. 언제 올지 모르지만 안 왔으면 좋겠어
헐랭.. 일본에 평생 살고 있는 일본인이 지진을 무서워한다.
그러니 조카가 궁금했던 일본사람들은 아무렇지 않았던 게 아니다.
얼어있던 거다.


지진. 태풍 같은 뉴스만 나면 사재기로 매대가 텅텅 비게 만드는 사람들이다.
자연재해로 피해 보는 뉴스는 매해 나고 있다.
어디서는 지진이. 어디서는 태풍이, 화산이 산사태가, 폭우에..
그러니 현관 옆에 생존배낭을 두고 사는 사람들이다.
<그러고 보니.. 나는 그게 없네??>

311 동일본대지진 때 함께 근무했던 동료에게도 물어보았다.
나: 아무리 지진 훈련이 되어있어도 무섭지 않아?
요시다상 : 어쩔 수 없잖아. 흔들리는데 몸이라도 피해있어야지.
311 그 동일본 대지진이 있던 날
점점더 강해지는 진동에
나는.. 건물 밖으로 도망쳤다.
요시다상은 책상 아래서 벤또를... 먹었다.
평생 땅이 움직인다는 경험이 없는 한국 사람이 일본에 오니
내가 서있는 땅이 출렁출렁 움직인다는.. 것은
더 이상 내가 설 곳이 없다는 불안함을 준다.
그리고 일본 생활 초기에는
오전에 지진이 있었다면 하루 종일 불안했다.
이러다 일본이 꼴까닥 침몰 하는게 아닐까?? 하고......

일본이야 환태평양 불구덩이 라인에 딱 자리 잡고 있기에
땅이 흔들리는 것은 너무 잦은..편.
특히 오사카 쪽 보다 도쿄 쪽이 더 많이 흔들린다...
일본에.. 이런 트윗이 있었다.
북한이 미사일을 쐈데..
일본인 ㅣ 드디어 전쟁인가?
한국인 ㅣ 치킨 먹을까?
일본에 지진이 났데..
한국인 ㅣ 드디어 일본 침몰??
일본인 ㅣ 라멘 먹을까?
.. 사실.. 311 대지진 때도 라멘집에서 계속 라멘 먹는 사람 있었음
지로라멘 주방에 불이 났는데..
1시간 기다렸다 먹는 손님들.. 검은 연기 속에서 대피 안 함. ㅋㅋㅋㅋ

................
정작. 지진이 올 때 사무실에 있으면 코미디가 따로 없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웃고 떠들던 사람들이
땅이 부르르 떨리는 순간,
마치 시간이 정지된 듯...하던 일 멈추고 조용해진다.
그리고 몇 초 후 진동이 사라지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웅성웅성 다시 시계가 돌아간다.
늑대소년처럼,
“또 그거냐” 하며 잠시 불안했다가 금세 잊어버린다.
오사카와 원격 회의 중이었다.
갑자기 도쿄에 지진이 왔다.
오사카는 평온한데 비해
도쿄 사무실 사람들은 모두 기립........
우왕좌왕..하다
진동이 멈추면 다시 회의를 이어갔다.

지진 때마다 호들갑 떠는 게 아니라
지진이다... .
어?
지금까지 괜찮았고 지금도 살아있었으니 이번 지진도 개꿀??
이러다
아무 일 없이 진동이 사라지면 아까의 불안은 잊고 할 일 한다.
그게 맞다
찰나의 불안은 잊고 현생을 살아가는 것이다.
지진 없는 나라에서 왔던 내가 오전에 왔던 지진에 하루 종일 불안해하고 하루를 망친데 비해
지진 많은 나라의 일본인들은 오전에 있던 지진에
딱 그 시간만 불안해하고 싹 잊고 할 일 한다.
약간 불행을 지고 사는 것보다 슬쩍슬쩍 잊고 사는 게 맘 편한 것처럼

그래서 조카가 쇼핑센터에서 느꼈던 지진의 순간에도
모든 사람들이 다 지진이다!! 는 느꼈을 터
하지만 이 또한 안전하게 지나가리라.. 는 평상심으로
지나갔으니.. 안전하니 그냥 넘어간다.
불안을 하루 종일, 평생 지고 살 수는 없으니..
그래서 불안하게 보이지 않는 것과 같다고 할까..
일본사람도 동일하게 불안함을 느끼는 건 맞지만
오랜 기간 작은 지진은 큰 탈 없었다는 삶의 기억에 빨리 잊고 산다는..
맘에 담아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큰 지진의 경우는 예외임
내가 겪었던 311 동일본대지진 때의 이야기는 아래글에 정리해 두었으니
그날의 상황이 궁금한 사람을 아래글 클릭!!
재미있을껴!
311 대지진 동경에서 체험한 썰 푼다
땅이 움직인다. 건물이 춤을 춘다. 10년 되었다. 대 지 진 진짜 책장이고 뭐고 다 쓰러지고 떨어지고 Gㅐ 난리 났다. 지진이 일어난 시각 ": 2시 46분 18초 갑작스러운 진동에 대수롭지 않게 어 지진.
fumikawa.tistory.com
지진 오고 내가 한 말에 일본인들이 서운해한 이유
부르릉...꾸앙... 또 갑자기 흔들리는 사무실.. 지지지지지지지니다......... 불안한 나는 벌떡 일어섰고 다른 직원들도 미어캣처럼 고개를 빼어든다. .. 오.. 이번엔 세네... 다떼유레야 (수직지진..)
fumikawa.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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