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갑질
한국에서 갑질에 대한 뉴스가 넘쳐나고 도를 넘는 행동에 공분이 일고 있습니다.
가끔 이런 뉴스를 접할 때 한국에 가면 많이 듣는 질문이 있습니다.
-- 일본은 이런 거 없지요??
-- 없긴요.. 심하면 심했지 없지는 않습니다.
-- 일본 사람들은 그냥 상품에 불만이 있어도 참는다고 하던데
-- 허허허허 안 참아요.
결론은 사람 사는 데는 다 똑같다.
일본은 사람들이 불평 안 하고 정부에서 말하는 대로 참고 산다고 자주 듣습니다.
그런데, 일본 현지에서 느끼는 갑질과 클레임에 대한 대처는 선진국 수준입니다.
왜? 너무 많아서 매뉴얼이 아주 잘되있어요.
그리고 고객 불만 대응 전문가도 있답니다.
일본은 갑질 하는 사람도 갑질에 대응하는 사람도 몬스터급이 많아요.
단지, 그 대응 수준의 내공이 어느 정도이냐에 따른 겁니다.
어느 회사나 상품에 대한 불만과 거래처의 불만이 있기에, 중년의 영업 사원들의 내공은 어마어마 합니다.
또한 어떤 상황에도 상처받지 않겠다는 강인한 멘탈을 보유하기도 합니다. (물론 속상해 하긴 합니다. )
일본어로 도게자(土下座) 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자 그대로 땅아래로 앉다 처럼 머리를 조아리고 엎드려 절을하는듯한 포즈입니다.
영화에서 자주 나오기도 하고, 요사이 뉴스거리가 되기도 했습니다.
자신을 낮추어 용서를 구함이라는 뜻인데요.
아마도, 옛날 평민이 사무라이에게 목숨을 구할때 넙죽 절을 하며 빌었던것 같습니다.
제가 일본에서 직접 겪은 소비자 불만 처리의 예를 들어드릴게요..
사연 1
화장품이 피부에 맞지 않아서 걸려온 소비자의 클레임
화장품 메이커이다 보니 유통된 화장품이 피부에 맞지 않아, 본사이기에 항의 전화가 자주 옵니다.
모든 피부와 모든 조건에 최적화할 수 없기에 화장품 메이커에서 자주 듣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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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 당신 회사에서 만든 00 화장수를 00 백화점에서 샀는데
이거 어쩔 거야? 얼굴이 벌게지고 뭐가 막 나는데 이거 불량 아니야?
나 -- 아 손님 사용하신 상품으로 피부에 트러블이 생기는 불편을 드려서 죄송합니다.
몇 가지 확인하고 불편함이 없도록 안내해 드릴게요
손님 --빼애에에엑
나 -- 손님 죄송합니다.
손님 --빼애에에엑 어쩔 거야 어쩔 거냐고 환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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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황은 환불을 목적으로 전화를 걸어온 상황입니다.
목적이 환불이므로 목적 달성을 할 때까지 빼애엑 무한 반복과 협박과 비방이 이어집니다.
일본도 다를 바 없어서. 이 경우에는 회사의 규정에 따라 환불 혹은 교환 등으로 클레임 처리를 합니다.
손님의 목적에 맞추어 줘야 차후에 시끄러울 게 없다는 것이 가장 쉬운 고충처리입니다.
자사 상품때문에 불편을 주어 미안하다는 말을 먼저 건네는것이 기본입니다.
적극적으로 손님의 불편함을 듣고 해결해보겠다는 의지를 알려줘서 안심을 시키기 때문입니다.
그쪽도 민망하니까요.
사연 2
본인이 그래놓고는, 내 가방 물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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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발매한 분말형 건강식품이 있는데 백화점에서 시식회를 했을 때의 일입니다.
어느 중년의 부인이 와서 관심을 보이며 하나는 입에 털어 먹어보고
두서너 개를 가방에 담으며 먹다 남은 개봉된 파우치의 입구를 접어서 가방에 쏙 넣었답니다.
(보통 시식만 하지 샘플을 배포하지는 않는데 집어담으면 제지할 수 없어요)
시식 도우미 언니가 집에서 드셔 보시고 좋으면 꼭 구매해 주세요 ^^ 하며
친절히 상품 설명을 해드렸다고 했습니다.
다음날..
우리 본사로 백화점 비서실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당장 00 백화점으로 와서 정황을 설명하라고 합니다.
백화점의 눈밖에 난다면 우리 상품을 판매 혹은 진열도 못하고, 퇴출될 수 있기에 큰일 났다 하는 생각에 바로 지방의 00 백화점에 찾아 갔습니다.
비서실에서 들은 얘기는 어제 시식회를 찾은 손님이 내키지 않았는데 상품 구매를 재촉당했고
하지 말라고 했지만 판매원이 가방 안에 상품을 집어 넣어서 가방 안에 하얀 가루가 묻었다.
때문에 가방도 버리게 되었다.
가방 물어내라고 백화점을 상대로 클레임을 건겄이었습니다.
백화점의 입장은 원만히 해결하시오였고.
손님의 정보를 얻은 우리는 작전을 짜고?! 사죄 방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방문 전에 빈손으로 갈 수 없다 하여
백화점에서 조금 고가의 과자세트를 사서 깨끗이 포장을 부탁했습니다.
사장님과 부장님 그리고 나 이렇게 셋이 사죄 작전?이라는 명목으로 그 손님의 집을 찾아가서 초인종을 눌렀습니다.
-- 띵동. 실례합니다.
00 백화점에서 연락을 받고 왔습니다.
안에 들어가게 해주신다면 설명을 드리고 싶습니다. 쩔쩔..
-- 툭 하고 문이 열림.
3명이 현관 앞에서 들어가지도 못하고 뻘쭘히 주인이 들어오라고 할 때까지 서서 기다림
-- 안에서 고령의 남자 주인이 들어오라 한다.
그제야 신발을 정리하고 안으로 들어감
주인이 앉으라는 곳에 무릎을 꿇고 앉는다.
-- 일본인 부장이 00 백화점에서 들었던 일을 설명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조치하겠다
이번 일로 엄청난 폐를 끼쳐 죄송하다는 길고 나지막하고 떨리는 사죄를 하였다.
죄송한데 저희가 더럽힌 그 가방을 보여주시겠습니까 라고 하자
신발 주머니나 도시락 가방으로 들고 다니는 그런 천가방
설마 샤넬 한정판 백이면 어떡해요 라고 걱정했던 사장님은 동공 지진을 일으킨다.
비싸야 5천 엔도 안될 거 같은 가방인데 검은 천에 하얀 가루가 묻어있다.
털면 깨끗해지겠는데.. 그게 안돼냐?? 싶을 정도로 부글거렸지만
그 상황에서 부장은 고개를 조아리고 고급 과자를 건넨다.
약소하지만 가방 값으로 하십시오. 라며 사장님이 봉투도 건넨다.
건넨 봉투 안에는 오만 엔이 들어있었다.
그렇게 하여 우리는 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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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건 일본에서 흔한 일입니다.
더 큰 사건이면 뉴스에 나와 기자회견을 하며 머리를 몇십 초간 굽히고 사죄하는 사죄회견이 많습니다.
집 정도에 불려 가면 과자 상자로 다 해결된다는 게 부장의 의견이었습니다.
요약
이익을 얻기 위해 부당한 민원을 제기하는 악성 소비자. 한국에서만 사용하는 용어로 미국에서는 아프리카계 미국인(African American) 소비자를 의미하는 말로 사용한다.
개요
의도적으로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소비자를 말한다. 주로 기업을 상대로 부당한 이익을 얻기 위해 고의로 민원을 제기하거나 과도한 서비스를 요구하는 등의 행위를 한다. 블랙컨슈머란 단어는 악성이라는 뜻의 블랙(Black)과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다. 블랙컨슈머는 한국에서만 사용하는 용어로 미국에서는 아프리카계 미국인(African American) 소비자를 뜻하는 말로 쓰인다.
출처: [Daum백과] 블랙컨슈머 – 다음백과,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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