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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게 먹은 것들

사고로 전철이 멈추었기에 국수가 먹고 싶어서

by 후까 2019.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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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마지막 날에 동경에 눈 예보가 있었습니다.

저녁 무렵부터 시작된 빗방울이 꽤 굵어지고

빗방울에서 샤베트 얼음 같은 눈발이 조금 날렸습니다.

바람도 세고


평소에 걸어 다니지만 날씨가 안좋으니
전철 타고 집에 가야지.. 했는데...

사고가 났는지 운행 정지라는 안내가 떳습니다.



역 앞에 가보니,, 사람들이 역 안으로 들어가지도 못하고
개찰 밖에서 재 운행을 기다리는 듯 사람이 많았습니다.

전철은 사람과 접촉한 사고라 재운행은 오래 걸릴 것 같았습니다.



일본은 사람과 전차와의 접촉으로 사고가 많이 납니다.
이건 대부분 뉴스도 되지 않습니다.

새 학기가 시작되는 시기나, 기업이 결산을 하는 시기가 되면
사고가 많은 기간이라고 웃으며 말해주는 일본 사람들..

큰 사고인데 전철이 움직이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만 생각하고
정작 선로에서 목숨을 잃은 분에 대한 얘기는 궁금해하지도 않았습니다.

좀. 끔찍한 호러영화 같은 사고 목격담들도
무용담 말하듯이 얘기하는 일본 사람들에 많이 놀랐었지요.

전철에 뛰어 드는 사람은 대부분 스스로 몸을 던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그로인해 다수가 이용하는 전철운행을 막아 폐를 끼치는 행위라고 합니다.

특이한 경우, 사고나 사망자의 사연이 뉴스에 나오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사람과의 접촉 사고로 전철이 멈추었으니
경유 노선을 이용하라는 것만 뉴스가 됩니다.



그래서 전철은 안 움직이고, 날은 춥고, 우산을 든 손도 시리고

배도 고파서 가까운 식당을 찾았는데..

저같이 집에 못 가는 사람들로 식당 만석

여기도 저기도 웨이팅이 길었어요


급 검색으로 베트남 쌀 국수집을 찾았습니다.

역과는 조금 떨어진 곳이라 사람이 적을것이라 생각했는데

여기도 1자리 빼고 만석이었어요 ^^


다행히 따뜻한 히터가 나오는 식당의 구석 자리에 앉아

숨을 돌리고 메뉴를 접합니다. ^^


베트남어와 일본어로 된 메뉴판입니다.
쇠고기를 우린 국물의 비븐?
비븐이 뭐지?

잘?? 모르겠음일때는 사진보고 찍으면 됩니다.

물도 안주는 바쁜 서빙 직원과 겨우 눈을 맞추고

메뉴판에 있는 사진을 가리키며 이걸로 주세요 라고 했어요.


직원은 베트남인이었습니다.

그분 일본어 잘 못했어요.


직원 : 이.. 이거. 이미지 이미지.

??

메뉴에 없고 이미지라고?


나: 그럼 이거랑 비슷한 거는 뭐에요? 라고 했더니


직원은 내 말을 잘 못알아 듣는 듯 해서
내 짧은 영어~~

나:  디스 픽춰. 세임 메뉴 플리즈.

직원: 노. 디스이스 이미지

나 : 시밀러 메뉴 ㅜㅜ

직원 : 오케이 !


뭐가 오케이지??

알아서 비슷한거 나오겠지.. 하고 기다렸어요

다른 메뉴들을 보면서 기다리다가


쨔잔 나왔습니다.

앗! 근데 쌀국수가 아니라 그냥 국수네요.

국물은 쇠고깃국이고,
시계 방향으로 쇠고기, 넙적한 반달 모양은 어묵 소시지
쪽파, 고수

그 아래는 양파와 숙주나물들이 있었어요

제가 주문한 건 37번 비븐이라는 국수인데요

국물은 쌀국수와 비슷한데...
면은 일반 국수네요


얼큰하고 시큼하고 고수는 향긋하고

맛있었어요

국물도 따뜻하고 좋았어요


이렇게 든든히 먹고 다시 역으로 갔습니다.

한 시간은 지난 것 같은데.. ㅠㅠ 아직도 운행정지예요

사고가 심하게 났던 모양입니다.

사고 처리와 경찰 확인 작업 까지 한 시간 이상 걸리는 건 좀 심한 사고인데..

비도 오고, 어두워서 더 오래 걸렸나 봅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눈 맞으며 집까지 걸어갔어요..

우산 잡은 손이
너무 시 려 (>..<) 워 써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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