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점심시간에 일부러 밖에 나가 식당 밥을 먹고오기도 했는데
언제부터인가 도시락을 싸고 다니고 있다.
점심 머먹지? 하는 고민도 없어지고, 혼자서 식당을 기웃거리거나, 자리가 날때 까지 기다리는 일도 없어서 편하다.
엄마는 그렇게 혼자서 도시락 먹으면 외롭지 않냐고 묻는다.
한국 사람은 함께 먹기 때문에 내가 외로워 보이나 보다.
일본은 혼밥이 이슈도 되지 않는다. 벤또 문화가 자리를 잡으면서 혼자 밥먹는 생활이 익숙하다.
하지만 일본인 친구들에게 들어보면 꼭 그렇지는 않다.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라면 함께 모여서 식사를 하는것은 우리나라와 다르지 않다.
사회적인 관계가 되면서 서로의 프라이버시를 강조하게 되고,
점심시간 1시간이라도 점심 빨리먹고 개인적인 취미 생활을 하는 사람도 있기에 개인의 시간을 존중한다는 느낌.
그렇다고, 모두가 혼자서 밥 먹고 그런건 아니니까,
내가 다니는 회사의 경우는 남자 직원들은 점심시간에 우르르 몰려다닌다.
여직원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도시락을 꺼내 먹고 남은 시간에 잠을 자거나, 게임을 하거나, 동영상을 보거나 하며 수다를 떨기도 하고 각자의 시간을 보낸다.
때문에 일본이라고 너무나 개인적인것만 있는것도 아니며, 서로의 사회적인 거리를 존중한다.
그런데, 가끔 외근 나가거나 할 때, 처량한 장면을 자주 목격한다.
공원 벤치에 띄엄 띄엄 앉아 도시락 먹고 있는 직장인들..
사내의 자기 책상이 아니라, 일부러 밖에 있는 벤치에 앉아서 점심을 먹는 사람들.
정오의 따뜻한 햇빛을 받으며 조촐한 도시락을 비우는 남녀노소 가릴것 없는 사람들이 너무 태연해 이상한 점도 없을정도.
벤치가 아니라, 도로의 턱이나, 우체통 옆에 쪼그려 앉아서 먹는 사람들을 보면 야외에서 피크닉 기분은 아닌것 같다.
특히 처량하고 이상한 것은, 비오는날에도 마찬가지라는것.
비맞으며 식사하는 사람은 3번 정도 본적이 있다.
위 그림처럼 벤치에 앉아 양복입고, 우산쓰고 도시락 먹는 아저씨.
우산도 없이 비맞으며 동네 놀이터 시소옆에서 도시락 먹는 청년
우비는 입었지만 선채로 비에 젖은 도시락을 먹던 사람
규동집에 들어가도 300엔 정도면 편하게 앉아서 식사 할 수 있을것 같은데 비맞아가며 도시락을 먹어야 하는 사정은 반드시 있을거라 생각할 수 밖에.
직원들에게 왜 비맞으면서 도시락 먹는지에 대해 물어도 모르겠다는 답 밖에 없다.
초등학교 급식부터 각자의 자리에서 식사를 하는 습관이 생긴건지 모르겠지만, 여러 일본인 친구들의 얘기를 들어보자면 친한 친구들끼리 모여서 먹는게 더 좋았다고 한다.
사회에 나오면서 자기 시간 프라이버시 등의 문제로 혼자 먹기 시작했다고 한다.
혼밥이 나쁜건 아닌데, 한국인의 시선으로 보면, 외롭고 처량하고 불쌍할 때가 있다는것.
콩 한쪽이라도 나눠 먹는 문화에서 온 사람의 눈으로 보면,
나눔 없이 철저히 자기꺼라는 의식.
프라이버시라는 의미의 고립
혼밥은 즐기며 먹을 수 있는 나만의 식사인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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