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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의 일과 생활

마스크 없는 할머니에게 마스크를 건네다.

by 후까 2021.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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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 입금하러 갔다가 입구에서 실랑이하는 소리를 들었어요.

할머니는 은행안에 들어가려 했고 직원은 마스크 착용을 부탁했죠.

 

들어보니 할머니는 마스크가 없고,
생활보호 수급이 들어왔으니 돈만 뽑고 간다는 건데

직원은 원칙상 마스크 없이 은행 내에 들어올 수 없다고 하는 상황이었어요.

 

할머니는 마스크 없다고 하는데..

보기에 딱해서 가방에 여분으로 둔
개별 비닐 포장된 부직포 마스크를 전해드렸어요.

 

할머니는 놀라셨고 
은행을 나오면서 잠시 뒤를 돌아봤는데

할머니가 거의 90도로 인사를 계속  계속하고 계신 거예요.

 

얼떨결에 살짝 고개만 숙이고. (민망하여) 나왔는데

맘이 좀 씁.. 슬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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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몇 주전에 약간 쌀쌀한 아침에

집을 나서서 출근하는 길...

어떤 할아버지가 주춤거리더니 앞에 있던 자동판매기에 꼬꾸라지듯이 넘어지는 거예요.

 

놀래서 달려가 괜찮으시냐고 하니..
일으켜 달라시는데.

제가 힘이 없어서 못 일으키겠더라고요..
할아버지라도 성인 남자를 일으켜 앉히기 쉽지 않더군요...

그래서 등 쪽으로 돌아가서 어깨 쪽 옷을 잡고
무 뽑듯이 온 힘을 다해 당기니 앉으실 수 있으셨죠.

 

 

그 상황을 본, 근처 주택 공사장에 있던 오빠 둘이 뛰어와 주셨어요.

앉는 것 까지는 무 뽑듯이 힘을 썼지만
할아버지를 나 혼자 일으켜 세우기는 어려울 것 같았는데

청년 둘이 있으니 쉽게 할아버지가 걸을 수 있도록 일으켜준 거예요.

 

 

할아버지 행색이 너무... 뭐랄까

노숙자는 아닌데.. 그 정도의 생활이 느껴지는 느낌이라..

마스크도 엄청 구겨지고 보풀이 엄청나서 이걸로는 안 되겠다 싶은 거예요
일반 부직포 마스크였는데 입만 겨우 가린.

 

 

공사장에 있던 오빠들이,

오네상(누나) 출근하시는 것 같은데 가셔도 됩니다. 

아무래도 내 앞에서 꼬꾸라진 할아버지가 맘에 걸려서

망설이다가
아저씨 마스크 이거 쓰세요 하면서 여분 마스크 하나 건네주고

오빠들에게 미안하지만 부탁드린다 했죠.

 

오빠들이 미안할 게 없다고.. 하셔서 웃고 왔는데
약간 찝찝..

 

 

 

이 두 상황을 겪어보니

일본의 노인빈곤을 너무 적나라하게 느낀 것 같아서 마음이 좋지 않았어요.

 

마스크 착용에 대한 사회적 상황 파악이나
부직포 마스크를 그렇게 구겨지고 보풀이 생기도록 쓰고 있는 상황.

그게 절약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게
가장 취약한 연령대의 생명 보호 같은 건데..

 

그리고 저소득가구에서는
기본 생활비에 없던 마스크 구매비용까지 들게 되는 거니
생활이 더 어려워지는 게 아닐까 싶네요.

이 시국에 소득도 많이 줄었다고 하던데..

 

그 소동이었던 아베 마스크는 어디 갔는지.
그 후의 마스크 지원은 없는 건지..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그런 복지는 없는건지...

간간히 일본  거리에 마스크없이 다니는 사람들이
마스크를 안하는게 아니라 못하고 있는건가? 싶어요

 

그분들의 마스크 사정을 보면서 일본의 현재와 미래가 캄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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