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있다 보면 제일교포, 국적이 북한인 사람들을 더러 만난다.
일본에서는 지하철 탔는데
앞에서 조는 사람 양복 가슴에
김00 김00 부자의 뱃지를 보고
나도 졸다가 깜짝 놀랐던 적도 있다.
처음 입사했을 때, 거래처 사장님이라고 소개를 받았는데
말투가 이북이었다.
그때는 입사해서 일주일도 안되었는데,
이 회사 이상한 회사인가? 싶었다.
00 사장님은 제일교포. 국적은 북조선.
내가 다니는 회사의 거래처의 사장님이시다.
내가 처음 뵌 인상은
덩치가 크고, 머리가 희고, 목소리가 크고 굵은
음.. 대기업 회장님 포스? 혹은 조직의 보스..? 같은 이미지.
그런데 이분이 회사에 와서 회의 중에 그 큰 목소리로
[그건 우리 동지들한테도 많이 들었어]
[동무들이 그건 알아서 할테지]
[려사님이 많아서 ..]
퍼펙트한 이북 말투
이건.. 영화를 보는 수준이었다.
어릴 적에 반공교육을 받은 나로서는
가까이하면 안 되는 사람처럼 눈도 마주치지 않으려 했다.
오랜 거래처이지만 좀처럼 거래는 없었고, 그렇게 수년 인사만 나누다가
중국 업체를 소개받아 거래하는 건이 있어서
00 사장님에게 연락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렇게 여러 번 연락을 하다 보니 정중하시고, 배려가 깊으신 분이었다.
회의를 해야 하는 상황에는 반드시 우리 회사 쪽으로 와주셨고, 회의실에 차를 내드리면서
한국어로 간단히 나누는 대화로 이북 사투리에 대한 위화감도 줄어들었다.
그리고, 하루는 같이 회식을 하게 되었는데 이분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놀라웠다.
00 사장님 부모님의 고향은 부산 근처 어느 곳이고
전쟁통에 일본으로 와서 이념갈등이 심할 때
강제로 국적을 결정해야 했는데
남쪽이요? 북쪽이요? 라는 질문에
조선이오 라고 했고
그런데.. 그 나라가 사라졌고
나중에 부모님이 북한 국적을 선택한 것이라 하더라
때문에 부모님은 북한에 가보지도 못한 채 국적이 결정이 되었고
자신은 태어난곳이 일본인데
국적이 북한.
조선학교를 다니다 보니 말투가 요래..
하신다.
40살이 넘어서야 북한에 가봤단다.
나도 이런 자리가 되어 실례지만
어릴 적에 북한 사람 무섭다고 들어서.. 라고 했더니
이승복 이야기도 알고, 빨간 도깨비도 안다고
내가 입을 막고 웃자
머리를 숙이고서
봐봐,, 여기 뿔 있어.. 보여요??
그리고 얼굴이 빨간 건.. 술 때문이에요. 라며
빨간 도깨비설을 확인해주셨다.
이자카야에서 한국어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가게 점장님이 한국분이시냐며 관심을 보이기에
00 사장님은
이분들은 한국 사람
나는 북한 사람
테이블도 이렇게 나눠 앉지 하하하하
00 사장님은 손님이라 테이블 안쪽에 혼자 앉으시고
사장님과 나는 바깥쪽에 앉았었다.
점장님이 추천한 니혼슈 3종 비교 세트를 주문했더니
1잔 무료 시음을 서비스해주셨다.
<내가 소주는 잘 못마신다고 손을 저었더니 못 먹는 사람도 마시게 된다며 공짜를 제안!!>
점장의 상술인지 매직인지.. 공짜는 드링킹!
점장님도 북한 사람은 처음 뵙는다면서
이 가게가 북한에서 유명한 냉면을 잘한다면서
냉면을 권한다.
00 사장님은
랭면은 우리 사람들 입맛 까다로운데 자신 있어요?
했더니
점장님이 우리 가게 냉면 잘 만든다며 자신감을 보인다.
그래서 1인 1냉면 주문.
음.
내가 만들어도, 요정도는 할거 같은 맛이다.
면은 쫄면이고, 국물은 둥ㅈㅣ 냉면 맛?
00 사장님의 마지막 멘트에 또 한 번 얼어붙었다.
다음엔 진짜 맛있는 랭면 먹으러 풩양에 갑시다.
내래 초대하갓쏘.
!!~~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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