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며 일하는 공무원과 엄근진으로 일하는 공무원

요즘 바쁜 이유는 나라에서 감사를 받는 중이다.

그간 열심히 벌었더니 수상했나보다.

 

작은 회사가... 많이 벌면 세금 덜 냈는지 하는 일은 잘 관리하는 건지

나랏일 하는 사람들이 일단 와서 보고 있다.

 

그래서 안 만들어 둔 자료를 만드느라.. 아오.. 바빠 쥬까따.

없던 자료를 야근하면서 하나하나 다시 만드는데,
보고 있던 문서가 꿈에 나올 지경이다.

일본의 공무원들의 인상이라고 하면

엄근진한 사람도 있고

조용조용 사사삭.. 소곤소곤 처리하는 사람도 있고

묵묵하게 서류를 보며 오류를 찾아내는 사람도 있다.

 

 

내가 담당인 일에는

             엄근진 공무원이 왔고

사장님이 담당인 일에는

            웃으며 일하는 공무원이 왔다.

 

 

각각 다른 날 그들의 서로 다른 스타일을 보게 된다.

 

어찌하던 사람이 하는 일이라 일도 성격 따라간다고 보는데...

사장님 하는 일에 오신 공무원 두 분은

살짝 실수하면 허허 깔깔 웃기도 하고

실례했습니다. 하며 마음을 풀어주면서 대하는 사람들이었고

 

 

내가 대응하는 일에 온 공무원 두 분은

바늘로 찔러도 피 한방울 안 나올 듯한 사람들.

 

에잉.. 몰라..

내가 물러 보이니까 괜히 쎄보이는건가?? 싶기도 한데.

글썽글썽..

 

근데 조사 중에
공무원 둘이서 자료를 확인하는 중에도

서로 웃으며 자료를 찾는 공무원과

이거 확인하라며 타박하는 공무원의 일하는 태도를 보면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일하는 태도를 보게된다.

 

 

 

나는 천성이 즐거운 사람인가보다

잔뜩 쫄아있어도 오늘 오신 손님..이라는 마음으로

손님 대하듯이 웃으며 대하는 편인데

 

내 담당 공무원들은 웃지를 않아........

사람 민망허게.ㅜ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손님들에게 들은 피드백 들을 재미있게 설명하면서도
(나는 이런거 잘 하는 듯..)

듣는 두 사람 얼굴은

나무아미타불관세음보살. 똑똑똑..

웃길려고 했다가.. 웃참하는 관객을 바라보는 개그맨 마음이 된다.

 

"문구 하나하나 다 설명해야 하면서,
왜 이 표현을 썼는지까지 설명하는 내가 참…
말하면서도 내가 무슨 범죄자 같더라."

 

그러다가 뭔가를 발견하고 이건 어쩌고 저쩌고 그러는데
따지는 일에는 대표가 가드로 나선다.

서로 따박따박 질문하고 답하고
서로 벽에다 대고 말하는 듯한 대화가 오고가고는
공무원 패.- 와카리마시따...........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나는 담당자라 그런지 쪼글아든다.

 

사람의 성격인가?

결국 또 나의 트라우마를 건들이는 두 사람 앞에

숙제 검사 받는 어린이 마냥

선생님 앞에 숙제를 내고 검사를 받는

잔뜩 쫄은 어린이로 퇴화한다.

 

 

포커 페이스라고 하나.

감정을 숨기고 승부를 거는 사람의 마음처럼

상대는 마음을 읽지 못하게 한다.

 

 

괜히 취조받는 느낌의 어투로
이건 왜? 저건 왜?.. 그러면

나는 또 가벼운 어투로

이거능.. 이케해쬬   저거능 저케저케.. 하고 하면

얼굴에는 이해를 하는 듯한 표정이지만.
끄덕 한번으로 답을 하는 엄근진의 공무원..........

하지만 나는 왜 답답한건지. 아니 덜덜.

당신 사는데 즐거움은 있쏘??라고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다.

 

그래도 이런 사람이라도 일본인 특유의 인사성은 확실하다.

다 하고 나갈 때

90도 인사로 깊게 깊게 허리를 숙인다.

아리가토고자이마시타~

 

나 혹시 로보캅이랑 대화한건가?

-- 요즘 애들은 알려나? 로보캅?

 

결국 그런 사람과 대화하고나면 진이 빠지고

뭔가 잘못한 거 없는데도 억울해진다.

 

물론 나랏일 하는 사람들의 태도야 뭐라 할 수 없지만

얼굴 표정으로 일하는 것도 아니고..

괜히 분위기만 잡아서

조사가 끝났음에도 기분이 오래 안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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