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있다 보면 서비스 업계의 과한 친절에 몸 둘 바를 몰라하다가
점점 찝찝함을 느끼며
어차피 매뉴얼이고 지불이 끝나면 끝나는 서비스라는 흑화 된 어른의 선입견이 생겼다.
손님에 대한 친절까지 매뉴얼이라고 방송하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아.. 저런 사소한 행동까지 다 계획이 된거구나..
보면 씁쓸해진다.
예전 일본 방송에 이런 장면이 있었다.
매너 강사가 미용실 직원들의 매너 교육을 한다.
손님을 대하는 말투, 미소 지을때 입 꼬리의 각도까지 엄하게 지도한다.
바로 손님을 맞아 서비스 시연을 보여주는데
계산을 마치고 나가는 손님을 배웅하는 점장과 함께 현관까지 마중 나간 매너 강사.
.
손님과 인사를 나누고 매장 입구에 계속 서서 손님쪽을 보라고 한다. .
..
매너강사: 계속 지켜봐 지켜봐..
화면 넘어 손님은 저 멀리 가있는데..
매너강사: 돌아본다 돌아본다 기다려 기다려..
.
그리고 손님이 한번 돌아본다.
그리고 점장이 돌아본 손님을 향해 인사를 하고
손님은 골목 안으로 사라진다.
매너강사: 저 손님 또 오시게 된다.
점장은 엄지척을 하며 강사를 따라 매장 안으로 들어간다.
왁.. c. 나도 저렇게 배웅해주면 왕감동 먹었는데
매뉴얼이었쒀?!! 감동파괴됨.. ㅠ
그래서 흑화된 이 어른이는...
가끔 다른사람들이 일본에 여행왔던 블로그 글을 읽으며
그 온천을 떠날 때, 온천 직원들이 입구까지 나와서
차가 보이지 않을 때 까지 손을 흔들어주었다.
엄청.. 감동이었다...
라는 글을 읽고
쳇.. 매뉴얼이야.!!! 라고 생각하는 흑화 된 어른.....
하지만 .. 내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이 되면서
그 친절과 배려가 아무리 매뉴얼이라고 해도..
애정과 관심이 없으면 안되는 구나,,를 알게 되었다.
언제?
요번에 내시경 하러 갔을 때.
//
내시경 병원 간호사..
로보트와 다름없는 정말 매뉴얼 대로 감정 없이 일하는 사람이 있었다.
분명 말투와 사용하는 언어는 친절한 단어를 쓰는데
간호사님.. 영혼이 없음.
. 중간에 내가 아.. 이거는요.! .라고 물어봤음에도
내 말 쌩까고.. 매뉴얼대로 주의사항을 읽어 내려가는 간호사........
헉.
이리도 사람이 로보트화 될 수 있는 것인가???
영혼 없이 일하면 아무리 친절한 매뉴얼이라고 해도
아무 감동이 없구나......
허억.. 하게 되었다.
나 역시 손님들의 전화를 받으면서 아줌마 할머니들의 쓸데없는 잡담을 들어주고 받아주고
또 다른 이야기를 조언해주기도 하는데
그것이 다 애정과 열정이 없으면 나오지 않는다.
누군가를 배려하는 마음
그 사람에게잘 해주고 싶은 마음에
이러저러한 배려를 하는데
생각해 보면 배려에 사소하다는 단어는 붙을 수 없다.
사소한 배려가 아니라 이러면 어떨까 하며 관찰하고 생각하고 나름의 다정함을 표현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상대를 위해서 내 수고나 손해를 감당하면서 기꺼이 하는 마음인데
그게 작다고 간단하다고
사소한이라는 말이 붙는 것은..
속상하다.
아무리 매뉴얼이라도
배려와 친절에 행위자의 마음이 들어가지 않으면 나오지 않는것이구나..
그 간호사의 대응을 보고 크게... 느껴버렸다.
..
그리고 또 이런 트윗을 보게 되었다.
피곤해서 좌석 예약하고 상경하는 중.
앞 좌석 사람들이 술 취해서 큰 소리로 떠드는 분위기..
취객이라 목소리가 크고...떠들어..
승무원이 이런 쪽지를 주고 가셨고...
위 쪽지의 내용은
만약 앞에 계신 분들의 말소리가 신경 쓰이신다면
이 앞 차량의 00석을 비워두었으니 사용하셔도 좋습니다.
- 이런게 배려고 친절이지.
就活疲れでuシート課金してくつろいでたら、車掌さんからメモもらった🥺🥺🥺🥺
— しの様⸜(シ* ॑꒳ ॑* ノ)⸝。 (@ON_2310_NO) July 30, 2023
前の席で楽しそうなサラリーマン集団が酒盛りしてるのは全然気になってなかったんだけど、車掌さんの気遣いが何より嬉しい
こういうのJR北海道にお手紙でも書けばいいの??? pic.twitter.com/efZgWyFIy7
그저 매뉴얼이라고 폄훼했던 나의 가치관을 확 깨준
간호사님 덕에
영혼 없는 친절 매뉴얼에 깊은 깨달음을 얻었다.
개인적인 경험에 의한 의견과 느낌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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