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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이야기

약제사가 나를 밖으로 데리고 나온 이유

by 후까 2023.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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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여름은 습하고 가을은 또 찢어지게 건조하다.

날씨가 바뀌고 건조해지기 시작하고 밥 잘........ 안묵고 다니다 보면..

꼭. 입술 옆이 찢어지곤 한다.

 

바셀린을 왕창 발라도 자꾸 건조해지고 밥 먹을 때마다 입 벌려야 하는데..

입은 더더 찢어지고 ㅠㅠ

 

비타민을 먹고 영양 관리를 해야 하는데

피곤해서 그래.. 라는... 심리로 뭉개다..

약국을 찾는다.

연고로 발라버리게.

 

한.. 10년 .. 전쯤??
그때는. 일본어도 대충대충 할 때였는데..

그 대충 할 때는 나는 다 안다. 자신 있다는..
패기가 있어서 되든 안되든 일단 일본어로 설명해 본다.

그럼 일본인들이 알아서 해석해서
네가 원하는 게 이런 거??
라며 제안을 해주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다들 너무너무 친절해!!

딱 그 단어를 모르니

일본인에게 연상 퀴즈 내서 답을 알아내는 방법으로 대화를 하게 된다.

 

.. 예를 들어주지.!...
..... 노랗고요. 쥐 같아요. 남자애랑 같이 다니고.. 전기............

 

 

피카??츄??

요런 대화..........환장하겟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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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있을 때.

대부분 입술에 뭐 나면 다들 헤르페스라고 불렀다.

요즘에야 정확히 구별을 하는데..

 

그냥 입술 옆에 나는 모든 걸 퉁.. 쳐서 헤르페스라고 부르고

아무 심각성을 못 느끼고

 

피곤함에? 입술 옆이 찢어지는 고통에

약국.. 그러니까 드럭스토어에 가서 연고를 구경하다가

약제사가 상품진열 하기에

대뜸 물어보았다.

 

헤르페스 약 있냐고...

약제사가 눈을 똥글 뜬다.

잉/?

그냥 난 헤르페스 바르는 약 찾는다고 했다.

.........

그랬더니..

이 약제사가

나를..

약국 입구 쪽으로 오라고..오라고 하니.. 간다.

 

??

 

그리고.. 사람들 적은 조용한 곳에 가서

이 약제사가.. 한다는 말이..

 

아노.. 헤르페스는 병원 가야 합니다.
처방을 받으면 약은 드리지만

일반 약품은 없으니 병원 가서 처방받아오세요.......

 

그러니.. 아 네..
뭔 연고하나 찾는데..
없다는 말은 저렇게 해..(>..<)

라며 다른 약국으로 향했다...

 

 

그리고 다른 약국에 가니..
직원들이 모두 바쁘네.....

 

그럼 또 내가 찾아야지.. 하며

빙글빙글 매장을 돌며 찾은

내가 찾는 약.....

구각염

 

,,,,

 

그렇다

내가 찾는 약은 구각염 약인데

모든 입술에 나는 뭔가는 헤르페스라고 알던 무식함 때문에

약국 가서 약사에게 헤르페스.. 모르심?? 이라고 물어봤고

 

그런.. 민감한 병명에 내가 민망할 까봐

나를 매장 입구 손님 없는 데로 데리고 가서

병원 가라 하신..... 약제사........

 

 

나를 매우 배려한 행동이었고

내가 헤르페스와 구각염의 차이를 몰랐구나..
나의 무식함에 대해서도

다시 알게 된 계기가 되었다.

 

 

아무리 몰랐다 해도

손님들 많은 데서 민감한 병에 대한 이야기를 조심히 건네준 약제사.

.. 하긴 몰랐으면  쫙. 팔림도 없는 법인데..

이제 생각하니.. 그렇긴 하네..(삐질삐질...)

 

어느 커뮤에서 수의사가..
강아지가 살이 쪘다는 말을
소곤소곤 말하기에.. 왜 그러나.. 물어보니
강아지도 그런 말 다 알아들어서 시무룩해진다고..했던..
글이 떠올랐다.

 

민감한 내용을 모르게 모르게 알리는 것이
배려라는 걸.

 

구석으로 데려가서 이야기 하는
이상한 사람이야.. 라고 생각했지만
정확한 병명도 몰랐던 나였고...

그.. 약제사의 배려로
어떤 상황에 상대가 민망해하지 않도록
배려는 이렇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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