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만나는 히로코상
일본에서 20년의 인연을 이어오는 나이차이 많이 나는 친구이다.
작년에 다리 수술을 하셔서 오래 걸을 수가 없는 히로코상이기에
만나뵈려면 마치다로 이동을 하고 있다.
항상 마치다 역 근처의 레스토랑만 가다가
이번엔 좀 멋진 곳을 찾아보려 했다.
마치다 역에서 각역 정차 열차로 두 정거장 떨어진 곳인 츠루카와역 鶴川駅
이곳에 카고야마 공원이라는 녹지가 있다.
그 정원안에 큰 고택이 있는데
그 건물을 리노베이션 해서 2025년 1월에 오픈한 식당이다.

외관부터 으리으리하다.
일본식 기와
입구의 건물 정면 입구에 앞으로 돌출된 지붕 달린 부분을 向拝(こうはい) 코우하이라고 한다.
정면 입구에는 일본 전통 건축에서 볼 수 있는 코우하이 向拝(こうはい) 형태의 처마가 붙어 있어, 건물에 사찰 같은 고즈넉한 분위기를 더한다.

식당 이름은 오우바이토리
벚꽃, 매화, 복숭아꽃, 자두꽃이라는 뜻이다.
桜 = 벚꽃
梅 = 매화
桃 = 복숭아꽃
李 = 자두꽃
하지만 실제 의미는 단순히 꽃 이름 나열이 아니라,
각 꽃은 각자의 계절과 모습으로 아름답게 핀다는 뜻에 가깝다.

즉,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자기다운 모습으로 피어나면 된다.
사람마다 가진 개성과 아름다움이 다르다.
각자는 각자의 방식으로 빛난다.
각각의 꽃은 피는 시기도, 모양도, 향기도 다르다.
벚꽃은 벚꽃답게 피고, 매화는 매화답게 핀다.
복숭아꽃과 자두꽃도 서로를 흉내 내지 않고
각자의 모습으로 계절을 물들인다.
그래서 이 말은
남과 비교하지 말고,
자기만의 모습으로 아름답게 살아가라는 뜻으로 쓰인다.
하지만.. 참 읽기 어려운 단어다
일본 사람도 어떻게 읽냐고 물어보던데..
그럴때 마다 웹 페이지를 열어 빨리 검색하는 스피드는 내가 빠르지 ㅎㅎ


1시 예약으로 방문한 곳.
서로 라인으로 연락하며
이곳의 런치 코스를 주문했고
예약 시간 조금 전에 도착했기에 매장 내 상품을 구경하며 안내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치다의 꿀 2800엔.
낫또 젓가락이 880엔. 왜 낫또 젓가락이 필요하냐며 히로코상도 갸우뚱 거렸다.
그냥 전문 젓가랏이라는 뜻이지만
왜 낫또용 젓가락. 그리고 낫또 파우치가 왜? 필요한건지 도저히 모르겠다는 일본 사람.
왜??일까요??
그저 자기 낫또를 좀더 특별하게 관리하고 싶어서 그런걸까요??
그렇게 쓸데없는 수다를 하는 중 직원이 다가와
오늘의 런치 메뉴를 보여주며 여기 아래에서 한가지를 골라주시면 된다고 했다.

고기요리는 닭튀김 돼지고기 채소 그릴, 규설 스튜
생선요리는 회, 조림, 구이 요리가 준비되어 있었다.
생각없이 나는 이거 라고 고르고 자리로 안내를 받게 되었다.

규모가 어마어마한 곳이었다.
다다미 깔린 식당이며
옛 일본식 건물 처럼 문만 열면 여기서부터 끝 까지 개방이 되는 공간 구조를 보여준다.
런치를 하러 오신 손님들도 꽤 많았다.
급행 열차가 서지 않는 역이라 사람들의 발길이 뜸할까 싶었는데도
이 건물안에서 런치를 즐기는 사람들이 꽤 많다는 것이 인상 깊다.
그렇게 고개를 획획 돌리며 구경하던 중에 런치 메뉴가 나왔다.


작은 종지에 조금씩 올라간 반찬들
카와이이~~라는 말이 먼저 나온다.
이 반찬들로 즐겁게 시작한다.
이 한 상을 받고 히로코상에게 질문을 했다.
이런 귀여운 그릇들이 꽤 많은데
일반 가정에서도 이런 그릇으로 요리하나요??
하야시상의 우문 현답은.
설거지는 누가하라고 이런 그릇을 쓰겠어.....

아..하..
있기는 있지. 간장종지
아니면 귀여운 컵 같은 것은 선물로 자주 받아서 있지만
딸들이 100엔샾가서 맘대로 사오지 않는 한 집에 일부러 이런 그릇을 사다 놓지는 않아.
식당에 가면 이런 귀여운 종지에 반찬을 옹기종기 담아 제공하기에
일본식 요리는 이렇게 나오는 줄 착각하겠어요..
그런거 좋아하는 사람이면 하겠지만
일반 가정은 설거지 줄이는게 더 좋지 않아? 국 밥. 생선 올리는 접시 몇개면 되지 않을까?
현실적인 일본 가정의 실태를 알려주는 히로코상이다.
역시.. 주부라면 설거지 줄이는 방향이 좋다.
이런 아기자기 귀염둥이 그릇은 식당에서만 만나는 걸로..
개인적으로 이런 그릇에 아기자기하게 먹는것도 나쁘진 않지..
근데. 많으면 많을 수록.. 고민이 많아지잖아. 어디 있는지 찾기도 불편하고.
나는 식세기에 들어가는 그릇과 안들어가는 그릇으로 구별해서 쓰니까 안들어가면 우리집에서는 아웃이야!
확실한 기준.
식세기에서 살아남지 못하면 아웃
일본의 주부의 현실적인 답 이었다.
그렇게 처음 나온 반찬을 먹고
밥과 국은 옆에 마련된 뷔페식 공간에서 떠오라는 직원의 말에
밥과 국을 뜨러 간다.


커다란 가마솥.
그리고 옆에는 된장국 2종류와 소량의 반찬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밥으 뜨고 돌아오니 처음에 직원이 고르라고 했던 고기와 생선 요리
나는 조림을 골랐기에 삼치 조림이 제공 되었다.

식사를 이렇게 먹고 그릇을 치워가는데
직원이 갑자기 이렇게 말 한다.
./
고객님이 예약 하셨을 때는 돌솥밥 코스를 주문을 하셨는데요
지금 드신 런치는 일반 런치에요
일반 런치는 밥과 국을 뷔페식으로 제공하는 건데
손님은 돌솥밥을 예약하셨어서 혹시 원하시면 돌솥밥을 다시 내어 드릴 수 도 있어요.
//
아.. 맞다.. 히로코상과 런치 예약을 하며 함께 보던 페이지에는 런치코스 돌솥밥 코스라고 나와있었다.
근데.. 우리는 가마솥밥을 먹은거지.
게다가 이미 한그릇 뚝딱 비웠던 거지..
응??
응.>>>>??
더 먹으라고?????
더이상.. 더이상 먹을 수는 없는데??

이미 먹은 걸 어짜라고요... 새로 준다고 해도 못 먹고
이미 먹은 식사에 후회도 없는뎅.. ㅋ
그럼 진짜 예약한 식사보다 1200엔 정도 저렴한 식사가 되었으니
일단 돈절약 했다는 마음에
문제없어요!!
일단 디저트나 주세요..라며 호탕한 아줌마들

처음 제공된 귀엽고 예쁜 그릇에 정신이 팔렸고
서로 수다 떨며 먹다보니
우리가 예약했던 식사 코스가 뭐였는지도 까먹고
직원이 유도해줘서 뷔페식 밥과 국으로 식사를 다 마무리 하고서야 알게된
아 맞다 우리 돌솥밥 코스 주문했었지??라는 ..
근데 그게 문제가 전혀 안된다는.. 두 사람 이었다.

디저트는
파운드 케이트, 와라비 모찌, 양갱 중에서 고를 수 있다.
두사람 다 와라비 모찌를 선택.


결국 예약했던 솥밥은 먹을 수 없었지만
다음에 겨울 쯤에 다시 한번 오게 된다면 그 때는 돌솥밥으로 먹자고
다짐을 하는 두 사람이었다.

일단 건물이 너무 멋져서
이력을 살펴보니
예전에 아주 오래전에 중풍 환자들에게 침술과 뜸을 들이던 의원이었다고 한다.
꽤 실력이 좋아서 전국에서 환자들이 몰려들었다는 곳.
부자 병원이었던 곳을 시가 인수하고 식당으로 리노베이션해서 운영하는 중이다.

일본식 건축미가 돋보이는 공간이었다.
조명이나 창호 등등이 다 차분하고 기품이 보였다.

일본식 정원 한 바퀴를 간단히 둘러본다.
역시 건물과 정원은 하나의 세트로 보면 멋있다.

다음에 언제 다시 오게 될지 모르지만
이런 공간이 있다는것에 놀라고
또 맛있는 식사에 놀라고
서로의 수다에 주문한 메뉴가 나오지 않았어도 후회도 미련도 없는 시간이었다.
방문한 식당 정보
📍오우바이 토리 桜梅桃李
도쿄 마치다시 츠루카와 카고야마원 (鶴川香山園) 안에 있는 일본요리 레스토랑.
100년이 넘은 옛 건물을 리노베이션한 공간으로, 아름다운 일본 정원을 바라보며 계절 요리를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위치는 신주쿠에서 약 30분 거리인 츠루카와 역이라 관광으로는 방문하기 어려운 곳이지만
관광객이 넘치는 도심을 벗어나 일본의 옛 의원을 리노베이션한 멋진 건물과 일본식 정원을 만끽 할 수 있는 품격 있는 식당입니다.
구글맵 https://maps.app.goo.gl/HxANhDJA5RQfdMnP9
공식홈페이지 https://www.obaitouri-gc.com/
기본런치 2300~3400円(세금별도)-디저트 포함
솥밥코스런치 4620円(세금포함)
예약필수
개인적인 경험에 의한 의견과 느낌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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