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본대지진이 일어난 2011년,
당시 나도 동경에 있었고, 계속되는 여진에 불안하고
게다가 계획 정전이라는 것 때문에
전철은 불을 끄고 달리고, 가끔 한두시간 정도 사무실에 불이 들어오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한번 황당한 경험은,
미용실에서 머리 말려야 하는데 드라이어를 못썼다 ㅋㅋㅋㅋ
<쩔수없지..ㅋ 수건으로 탈탈 털고 바로 집에 갔지만 ㅋㅋ>
도심은 특히나 신주쿠의 유흥가 가부키쵸는 그래도 밝은 네온사인이 반짝였다.
사람들은 신주쿠역으로 향하는 열차안에서
"이 상황에 저기는 저렇게 밝구나.." 하며 한탄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저기라도 밝아서 뭔가 안심되네. 저곳에 불이 꺼졌다면 더 절망적이었을거야."
재해에 대해 불안한데 저 곳이라도 밝아서 다행이라는 그 맘이 이해가 되더라..
내가 살던 동네는 한 낮에만 정전이 되어서 불편함은 없었지만
히로코상이 사는 동네는 도심과 약간 떨어져 있어서 그런지 저녁에도 정전이 된다고 해서
당시 사무실에서 재해관련 상품으로 판매하던 태양광 LED 랜턴을 바로 보내주었다.
태양광 충전이라 전기 충전이 필요없고
들고 다닐 수 있으며, LED라 밝아서
아니 너무 밝아서 벽을 향해 빛을 비추면 온 집안이 밝았다고 한다.
때문에 히로코상이 저녁에 산책하며 이걸 들고 나가면
그 동네 주민들이 이거 어디서 샀냐고 자기도 달라고 해서
히로코상한테 받은 주문만 24건이었다. (물론 지인 특가로 판매했다 ㅋ)
한국에서는 몇 만원 안되는 상품이지만, 일본 재해 특수로 꽤 비싸게 팔았는데도
당시에 재해에 대한 불안 때문인지 많이 팔렸다.
그로부터 9년이 지난 지금.
..
재해에 대한 경각심이 느슨해졌지만
방송에서는 대지진이 올지도 모른다며 협박을 하고
간간히 오는 지진의 불안에
히로코상이 집에있는 랜턴을 점검을 했는데..
이런.. 방전이 되어 LED 조명이 들어오지 않았다고 한다.
상당히 괜찮은 상품인데 이대로 버리기엔 아까웠는지..
그당시 판매원이었던 나에게 배터리 교환은 가능한지 묻는다..
물론 가능하다고 하니, 그럼 딸들 집에도 보내고 싶으니 신상품 랜턴 3개 구입
그리고 배터리도 추가하여 주문을 하신다.
헐.. 9년전이라 다 팔고 재고 없는데..
근데 배터리는 있어요..
그리고 제 집에 두개 있는데 하나 드릴게요.
히로코상은 중고라도 제값주고 산다고한다.
오.. 중고품이라 제값까진 필요없고.. 배터리값만 받는다니까
내가 파는거는 그냥 현금으로 바로 주신다고..
그래서 중고로 드리기는 좀 미안해서 한국에 급 검색을 해보는데..
비슷한거 파는게 별로 없다..
대신, 독특하게 생긴 배터리는 파나? 싶어서 검색해보니.
한 5천원에 팔고 있다. (일본에서는 몇 배 불려 파는뎅...)
나중에 배터리만이라도 사고와야 겠다. (불안하니 나도 써야지..)
여전히 항상 재해에 대해 불안, 그로인한 전기 가스 수도라는 라이프라인이 끊기는 불안을 안고 살아가는 일본사람들.
이번 태풍때 지바현에 보름정도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던 뉴스를 접하며
불편함을 이해하고 그것에 대비하려고 항상 라이프백을 챙겨 사는 사람들
때문에 이 LED 태양광 랜턴을 중고로라도 구매하고 싶어하는 안타까운 얼굴이
안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일본에 살고 있는 이상 이런 불안은 누구나 마찬가지다. 나도 그렇다.
추기: 이런거 파는데 아시는 분?? 요샌 안나오는거 같아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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