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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의 일과 생활

때려놓고 정신줄 놓은 미숙한 외국어로 인한 참사

by 후까 2021.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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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어설프게나마 일본어 공부를 했었고

한자도 자신 있다고 자부했는데

 

일본에 똭.. 도착해보니....

외계어뿐인 이 세상에 통하는 말은
아리가또 스미마셍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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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배우는 언어는 가벼운 대화일 뿐,
사회적인 언어와는 멀었다.

..

어느 유튜버가
하와유~ 파인땡큐
기체후 일향 만강하시옵니까. 랑 비슷하다는 영상을 보고 빵 터졌었는데

 

어설프게 일본어를 배우고 와서 일본 생활을 시작하려니

오른쪽이 어느 쪽인지? 그럼 왼쪽은 어디지??
밥을 오른손으로 먹었던가? 숟가락으로 먹었던가?
아무것도 모르는 어벙벙이가 되었던 것이다.

일본에 처음 와서 생활하던 중..

스마트폰도 없을 때라 검색도 못했던 시절

나의 일본어 실수담을 공유한다. ㅎㅎ

 

 

일상회화만 배워서 경어를 몰랐다.

 

슈퍼에서 내가 고른 오이가 너무 작아서 바꿔주겠다는 아주머니..

모우시와케아리마셍 -- 이라고 하는데.

이게 스미마셍의 경어체임을 몰랐었기에

오이 잡고 뭐래? 뭐지? 왜? 왜그랭 ㅠㅠ 그랬던 기억.

 

유교문화에서 자랐기에 잘 아는 경어.
물론 일본어에도 경어가 있고
손님이나 어르신에게 쓰는 죄송합니다라는 표현을 배우지 못해서라기 보다
써보지 못해서 몰랐던 것이다.

일상 대화인 스미마셍이면 만사형통이라 생각했지만
내가 고객일 때, 상대가 나를 높여 말하는 단어를 알아듣지 못했으니까.

오이 잡고 눈만 똥그리 뜬 나는.. 뭐라 답을 해야 할지...
창고에서 가져온 커다란 새 오이로 바꿔주고서 상황 종료.

미안해와 죄송합니다. 밥먹어와 식사하세요 같은
상황과 상대에 따른 언어를 선택해야 하는데
죄다 친구랑 대화하는 일어만 배워왔으니.. 몰랐지.

나중에야 모우시와케아리마셍.. 이란 단어를 단어장에 추가했다.

 

당황하면 아는 단어도 안 나온다.

마츠리에서 거리 공연을 보던 중

앞에 앉은 사람 머리 위에 디카를 떨군 나.

아픈 머리를 잡고 도끼눈으로 날 쳐다보는데.....

더 당황한 나는 죄송합니다. 를 말해야 하는 상황.

그 당황한 순간 내 입에서 나온 단어는

아리가또 고자이마스

 

미쳤다..! 아 그거 아니고 뭐더라..!! 뭐지? 생각이 안 나.

딱 두 단어, 아리가또랑 스미마셍만 쓰는데

스미마셍이 머릿속에서 떠오르지 않음..

나 지금 앞사람 머리통 깨 놓고.... 아리가또!라고 했던 것이다....

 

앞에 앉은 사람은 머리를 쓱싹 쓸며 다시 앉았지만

별 ㅁㅊ 사람 취급했을 것이다 ㅠㅠ

사람 때려놓고 고맙다고 하는 외국인. 
나에유 ㅠㅠ

↑그때 보았던 아사쿠사의 거리 공연 ↑

 

거리공연은 다 보면서도 그 떠오르지 않는 단어. 뭐지? 뭐더라?

전철을 타고 오면서도 떠오르지 않다가..
전철 안의 사람들이 스미마셍 하며 비집고 나갈 때..

아~~~ 악...! 맞다 스미마셍..

고멘나사이!!

시간차 치매인지 당황함에 뇌 정지인지...ㅜㅜ
역시 건강검진상에도 안 나오는 머리가 제일 안 좋아 ㅠ

 

 

회사 용어의 문화적 차이

일본에서 처음 다니던 직장의 상사는 꼬장꼬장 꼰대? 라면 미안하지만

내 일본어가 맘에 들지 않아서 참견이 심했다.

절대 전화는 받지 마!

나는 받고 싶은데.. 왜? ㅋ

근데 거기 꼰대는 받지 말래 ㅜ

점심식사 시간에 상사가 도시락 사러 나간 사이에 울리는 전화..

아무도 없으니 내가 받았는데..

아.. 00상 점심 도시락 사러 나갔는데요.......

.. 당당하게. 일본어 잘 했쓰~~!

그리고 상사가 돌아와서 다시 받은 전화에 웃으며...

 

너 나 밥 사러 갔다고 말했냐?? 저기 있잖아.. 일본 회사에서는
화장실에 가도 잠시 자리를 비웠다고 하지 그렇게 구체적으로 알리지 않아.

내가 화장실 간 거 부끄럽고, 점심시간에 밥 사러 가는 그런 실례되는 말 하지 마!

늬에.. ㅠ

 

꼬장한 상사에게 배운 회사 전화 매너 때문인지 이제는 한국 거래처에 전화를 하면

이제 내가 꼰대가 된다.

김 부장님 화장실 가셨어요 - 자리 비웠다고 하징..ㅠ
이대리 퇴근했어요 - 내일 오전에 전달한다고 하징 ㅜ
사장님 식사 갔는데 - 오후 되어 연락 가능할 거라 하징 ㅜ
어디 갔지? 모르겠어요 - 메모 남기겠다고 하징 ㅠㅜ

 

직장 전화 문화가 다르니 뭐라 하지 않지만
지적당하고 살던 마음에 고쳐주고 싶은 마음속 소리가 들린다. 

 

하긴 한국은 시원시원하고
일본은 뭔가 감추는 것 같아

일본과 사업을 하다 보면 뭘 하자는 건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화장실 가는 것도 감추냐?? 하고 묻겠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라 문화 차이에 따른 언어 사용을 새로 배웠던 경험이다.


근데 우리 사장님은 또 묻지.. 어디로 자리 비웠는데..?
화장실요. <구체적으로 알고 싶어하는 한국사람..>

 

 

살아봐야 알게 되는 상황별 언어 사용.

그렇게 일본어를 배우면서 지금도 배워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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