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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의 일과 생활

일본 직원의 발주실수와 한국어 사과, 그리고 이상한 야식

by 후까 2018.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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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은 일본에서 한국에 발주한 상품의 디자인이 틀린 것을 눈치챘다.
부산항 납품을 3일 앞둔 상황에 디자인 변경은 일본 쪽도 한국 제조사도 타격이 크다.

결국 이 사건으로 영업사원 J상은 자신의 잘못을 알고 사장님과 직원들에게 사죄하고
대역 죄인인양 야근을 하는 직원들에게 머리를 숙였다.


나 역시 한국 쪽과 연락을 취하는 상황이어서 변경에 대한 내용과
대처 방안을 한국지사 사장님에게 알리고 설명해야 했다.
3일 전이라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고 일이 꼬여버려 서로 큰소리가 오가기도 했다.



하지만 납품 일정은 맞추어야 하기에 지사 최 사장님의 잔소리를 받아내고
일본에서는 사장님과 부장의 잔소리를 받아내는 중이었다.

그걸 옆에서 보는 J양의 마음도 불편했나 보다.

디자이너들은 변경된 디자인 수정에 막차 시간까지 남기로 했고
나 역시 디자인 파일이 나오면 바로 넘겨야 하기에 같이 남아 있었다.



사장님 부장님이 퇴근하고, 디자이너 포함 여직원들만 남은 상황에
J가 나에게 지금 한국의 최 사장님과 통화 가능한지 묻는다.

8시 좀 넘은 시간이지만 가능하지.. 뭐 변경 있어요?라고 물었더니.
도저히 미안해서 견딜 수 없다고 최 사장님에게 전화를 걸고 싶다고 한다.

서로 한국어 몰라, 일본어 모르는 상황인데 전화를 어찌해?? 하고 멀뚱멀뚱 쳐다보는데
J가 쪽지를 내민다.


쪽지에 써진 내용은

CHOI SAJANG NIM MIANEYO
JEGA SIL-SU HESOYO
MODU MIANEYO
.....

간절한 눈빛 이기에,,, 최 사장님에게 전화를 걸었고
한참 공장에서 작업 중이던 최 사장님이 전화를 받았다.

이거.. J상이 할 말이 있다고 전화드린 건데요..
이 친구 이번 건으로 많이 위축되었으니까
잘 좀 위로 좀 해주세요..

그리고 J를 바꿔 주었다.



모시모시
CHOI SAJANG NIM MIANEYO --(눈물이 그렁그렁)
MIANEYO
MIANEYO --(으아아 앙)






그리고 날 바꿔 준다.

최 사장님과 나는 서로 피식거릴 뿐..

최 사장님: 괜찮다고 해줘.. 내가 달래도 못 알아들을 거 아냐.

나 : 괜챠냐요는 알아요.. 한국 회사 3년 근무하면 괜챠나요하고 피곤해요는 알아먹으니까.

최 사장님 : 그 말은 했는데.. 나 미안해지네. 괜찮아. 디자인 넘겨주면 잘 끝나 걱정 말라 구해



그리고 전화를 끊고 엉엉 우는 J의 등을 쓸어주며, 하루 종일 맘고생했구나..
최 사장님이 괜찮아요 했으니까 괜찮아.. 진짜 나도 괜찮아..
디자이너들도 괜챠나 괜챠나 하며 다독여 주었다.


거의 9시 다 되어서 디자인 파일이 완성이 되었고 내가 그 파일을 한국에 전송하고 있을 때
저녁에 퇴근한 사장님이 문을 열고 들어온다.

깜짝이야!!!

사장님 손에는 이것저것 들려 있었는데

먹고 해!! 라신다.

사장님은 아까 최 사장님에게 전화가 왔었다며
애들 야근하는데 사장은 술 먹으러 나갔다고 한소리 들었다며
뭐라도 하고 싶기도 해서 사 왔다고 한다.
그리곤 쿨하게 남은 술 먹으러 간다고 가셨는데..

J상이 사 온 음식들을 꺼내며 웃는다..


이건 처음 보는 조합인데요..


사장님은 좋은 건 다 사 오셨나 보다.


초밥 + 프라이드치킨 + 콜라 + 딸기 주스


초밥에 치킨은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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