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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의 일과 생활

야외 테라스에서 고기 굽고 사는 로망의 이상과 현실

by 후까 2018.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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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처 사장님의 초대로 그분 댁에 가게 되었다.
직원들과 조촐하게 저녁식사나 하자고.

코이와에 살고 계시는 사장님은 건강식품과 화장품을 전문으로 판매하시고 우리가 건강식품 원료나 화장품 생산을 도와주고 있다.

여름도 되어 테라스도 넓으니 와서 와인과 바베큐 맘껏 쏘겠다고 하셨다.

한번 그분 댁에 다녀왔던 직원의 말로는 코이와역에서 가까운 맨션인데 복층이고 테라스가 넓어서 바베큐 하기 딱 좋다고.

밤이면 스카이타워도 보이니까 야경도 끝내준다고 한다.

 

한여름, 고층 빌딩의 테라스에서 와인과 바베큐라..

여직원들은 한층 기대가 높아졌다.

 

 

코이와 역에서 6시에 만나기로 하고, 여직원들은 백화점 지하에서 선물용 디저트를 고르고 같이 이동하였다.

동경의 8월은 너무 덥다. 6시넘어도 태양은 이글거리는거 같다.

다행히 사장님댁이 역과 가까워 좋다.

1차 현관안에 들어가니 택배 박스와 우편함이 있고, 벌써 에어컨 바람이 기분 좋다.

직원이 초인종을 눌러 왔음을 알리고, 2번째 현관이 열리고 로비 안으로 들어갔다.

호텔같은 분위기의 정원이 있고 작은 분수에서 나오는 물소리가 시원하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니, 사장님께서 문앞에 마중나와 계신다.

 

 

다들 정신없이 인사하고 우르르 집안으로 들어간다.

사모님이 실내화를 챙겨주시며 반가이 맞아 주신다.

모두들 고정 멘트, [ 처음 뵙겠습니다. 00 사장님께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

사모님도 웃으며 저야말로 신세를 지고 있다며 어서 들어와 시원한데 앉으라 하신다.

 

미리 저녁상을 준비하신 듯, 좌식 테이블에 샐러드와 컵과 수저 들이 놓여져 있었다.

사장님이 먼저 자리에 앉고, 앉으라 청하니 슬금슬금 자리를 정하여 앉는다.

 

 

거실겸 부엌의 벽과 장식장에는 사진과 와인병들과 우리가 만들어 납품했던 화장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여직원 몇이 사모님을 도우려 일어선다.

먼저 시원하게 차를 마시라며 얼음으로 내린 녹차를 주셨고, 그 후 조금씩 메인 메뉴가 테이블을 메워가고 있었다.

가볍게 허기만 채우고 좀 어두워지면 밖에 나가서 고기 굽자신다.

샐러드와 회가 나오고 니혼슈와 와인이 상위로 올라온다.

직원 한명이 이 음식 다 준비하느라 힘드셨겠네요 라고 말을 건네자.

사모님이 답을 하신다.

         사왔어. 이건 세븐일레븐, 저건 슈퍼. 그릇만 바꾼거야. 된장국하고 절임만 내가 한거야.

다들, 된장국 맛있다고 절임 잘 되었다고 칭찬!!

 

그리고나서 슬슬 나가자 하여 테라스로 이동하였다.

 

8월의 밤은 아직 덥다.

테라스에서 보는 야경이 좋긴하다. 근데 덥다

바람은 분다. 습기에 머리카락이 뺨에 붙는다.

 

 

사장님께서 면장갑을 끼고 불판위에 고기를 얹는데, 왜 연기는 나만 쫒아 오는건지..

사모님께서 모기향을 두세군데 설치한다.

라이트에 나방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푸덕 푸덕 날아오는 나방은 힘도 좋지, 이 고층까지 잘도 날아오는구나.

고기가 구워지고 와인을 따르며 어두운 야외에서 직원들은 감탄사를 연발한다.

 

 

스카이트리가 이렇게 가까이 보이다니.. 너무 럭셔리해요

역시 고층이라 야경이 멋짐니다.

고기 맛있어요, 고기 더주세요

야외 테라스에서 바베큐 하는거 로망이었어요 등등

 

 

사장님은 어깨가 으쓱해지셨다.

그분도 고기불판과 가까워서 더우셨는지, 런닝에 반바지.

 

좋았다.

저녁의 선선한 바람도 좋고 고기도 맛나고, 고급 와인도 대접 받았다.
너무나 고마운 하루였다.

 

근데 고기 먹고 힘내야 하는데 좀 지치더라.

아직 익숙치 않은 습기와, 바람에 얼굴을 간지럽히는 머리카락을 자주 손으로 떼어보고 고기가 들어가는지 뭐가 들어가는지 모르는게 리얼 후기다.

고기 연기를 피해서 이리저리 움직여보고, 고기 서빙하고 사모님 따라 정리하고 들고 오느라 실내와 실외의 온도차이에 지쳐갔던거 같다.

사모님이 에어컨을 강풍으로 하고 테라스 문을 활짝 열어서야 조금 시원해졌다.

 

야경좋은 테라스에서 고기굽고 와인 마시는 럭셔리한 체험은 좋았다.

근데 한여름의 밤은 더워서 힘들었다.

 

슬슬 마감하고 돌아가려던 차에 사모님이 가져가라면서 과일을 담아 나눠 주신다.
올때부터 갈때까지 손님 대접을 풍부히 해주신 사모님과 사장님의 깊은 배려에 감사를 드리며 인사를 하고 로비로 내려왔다.

 

 

내려오면서 직원들의 리얼한 감상 후기가 이어진다.

이런집 살면 좋겠다. 집값이 얼마야?

이런집 살면 넌 밖에서 고기 구워야해

근데 더웠어. 난 테라스 넓어도 고기 안구울거야

야경 좋은데서 술마실때는 에어컨나오는 실내가 최고 아니야?

 

사람 다 비슷한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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