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회사로 전화가 걸려왔다. 평소대로 00입니다. 하고 전화를 받으니 여성의 목소리인데 핸드폰 안내음 같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뭐 또 자동응답 설문조사인가? 하고 전화를 끊으려는데, 전화기 넘어에서 모시모시 모시모시 라고 다시 부른다.
얼래?? 하고 수화기를 다시 들고 듣고 있다고 하자 우리 화장품을 구매하고 싶은데 어디서 구매 할 수 있냐는 것이었다.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녹음된 전화인지 기계인지 사람인지 아직도 구별이 안돼는 상황에서 정신을 차리고 손님에게 안내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끊고서 직원들에게 방금 전화온 사람의 목소리가 아나운서 같았다고, 고객센터 같은데 전화하면 대기할때 안내하는 목소리랑 똑같아서 전화 끊을뻔 했다고 하니 직원들이 합창하든 [우구이스죠 인가봐].
우구이스죠? 처음 듣는 단어에 인터넷 사전을 검색한다. 우구이스 (鶯) 꾀꼬리. 우구이스죠 (ウグイス嬢)라는 꾀꼬리 목소리를 가진 아나운스직업이다.
좀 웃기기도 한데 일반적인 명칭이란다.
어디서 일하느냐 물었더니, 백화점, 슈퍼, 대형마트. 관광지. 광고업체, 전화 상담소, 그리고 마을의 축제나 결혼식 사회, 선거때는 유세 차량에서 안내하는 등 꾀꼬리 언니들이 활약하는 장소는 많다고 한다.
한 직원은 친척중에 한명이 우구이스죠란다. 지난 선거때에 의원 1명을 당선시켰다고 몸값 뛰었다고 한다.
몸값 뛰어서 선거기간 며칠만 동행만 해도 몇 백만엔 정도 받는다고 한다.
결혼후 애기 때문에 더이상 직장에 근무 하기 어려워서 집에서 녹음만 해도 남편보다 많이 번다고 한다.
그럼 그 언니들은 따로 공부하는거야?
그렇지, 양성하는 학원도 있고그럴거야.
그러니 아까 전화왔던 여자분 처럼 어느 전화 대기 안내 목소리와 같은 톤과 목소리와 발음을 동일하게 교육하는거라고 한다.
하긴 내가 일본에 있으면서, 여러번 꾀꼬리녀의 목소리를 접했다. 백화점에서 슈퍼에서 관광지에서 그리고 직원의 결혼식 사회를 보시던 분은 직접 뵙기도 했다.
회사가 출전한 전시회에서 각 기업에서 이벤트 스테이지에서 상품을 소개하던 분도 그런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다.
기업에서는 전시회 이벤트의 사회를 보는 우그이스죠에 정성을 다한다고 한다. 그분들의 멘트 하나에 상품의 이미지가 틀려지기 때문이란다. 기획사에서 섭외하고 상품의 PR을 자연스럽게 안내해야 하며, 고객을 자연스럽게 유도해야 하는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직원의 말로는 베테랑일 수록, 사용하는 언어와 진행 능력 등이 뛰어나다고 하며, 엔카(트로트)를 잘 부르는 경우라면 이벤트에 자주 초대되어 연봉이 억을 넘을거라고 한다. 팬클럽도 생긴다고 하고.
알고보면 놀라운 직업이고, 또 그들을 꾀꼬리녀 (우구이스죠)라는 표현도 재미있다.
일본의 행사와 선거, 쇼핑 등의 실 생활과 가까운 곳에서 활약하는 그들이 멋있고 재미있는 직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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