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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의 일과 생활

일본인의 결혼식. 외국인들이 보는 의문점

by 후까 2018.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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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NHK에서 일본의 결혼에 대한 방송을 보았다.

채널을 돌리다 중간부터 본 방송인데, 외국인이 생각하는 일본인의 결혼식, 이런게 WHY! 라는 랭킹이었다.

거리에서 외국인을 상대로 인터뷰를 진행하는데 의외로 재미있는 대답들이 많았다. 

한국인으로 인터뷰에 나오신 분은, 신오쿠보에서 호떡집 하시는 분인듯 한데, 그분의 답은 결혼식에 초대하는 사람이 적다고 하셨다.

시부야에서 인터뷰한 미국인은, 일본의 결혼식에서는 신랑 신부가 춤도 추지 않는다는 반응. 인도 아저씨도 인도에서 결혼식하면 아침부터 뒷날까지 춤춘다고 한다.

 

방송에서 외국인이 본 일본의 결혼식, 이것이 WHY다 랭킹을 보면,

1위  돈을 너무 많이 쓴다.

2위  축의금이 뭐야?

3위  사람이 너무 적다

4위  화려해

5위  기모노를 안입는다.

6위  손님들을 위한 선물이 나온다.

7위  신랑 신부가 옷을 자주 갈아입는다.

8위  시간이 짧다.

9위  코미디처럼 여흥이 있다.

10위는 이미지가 가려져서 기억이 안나지만. 아마도 춤을 안춘다?

 

 

외국 영화를 보면 많은 사람을 초대하고 신랑 신부가 춤을 추는 장면들이 많은데 일본은 쇼같은 느낌이 있어서 외국인들이 보기에 의아해 하는것 같다.

 

방송중에 일본의 한 지역에 야마가타현의 결혼식도 따로 다루었는데, 아마 일본 내에서도 관습이 꽤 엄격한 지역인 듯 하다. 결혼식장을 고르는것 부터 손님에서 접대할 음식 등등 신랑 신부가 메인이 되어 고르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고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결혼식에 초대되는 사람도, 결혼 당사자인 신랑 신부측 사람보다, 부모님의 지인들이 더 많다고.
신랑 신부도 부모님의 뜻에 따라 불만 없이 결정하는 편이 많다고 한다.

일본도 부모님 허락 없이 결혼도 힘든겐가? 상견례부터 허락을 받고, 결혼 날자와 식장과 손님 접대 등에 부모의 입김이 작용한다.

나는 일본에 살면서 결혼식에 한번 초대 된적이 있다. 초대는 되었는데 가기전부터 긴장이된다.  한국과 많이 다르다고 들었기에 몰라서 실수할까봐 친구들에게 자문을 구했다.

우선, 축의금 봉투를 사서, 3만엔을 담아. 친하면 5만엔도 좋아, 현금은 홀수가 좋고, 반드시 신권이어야해. 복장은 원피스가 좋을거야, 가방은 작고 가벼운게 좋아. 가방 어디 둘데도 없고, 결혼식 끝나고 들고 올게 많거든. 당일 아침에 머리나 메이크를 봐줄 수 있는 미장원을 예약해. 파티에 간다고 생각하고 화장도 평소보다 진하게 해

 

평소 BB크림 정도만 바르고 다니는 내게 너무 미션이 어려운데, 그래도 그친구 결혼식은 가서 축하해 주고 싶고, 일본인의 결혼식을 직접 보고 싶기도 해서 지시 받은 대로 진행해본다.

 

원피스는 아는 친구에게 구하고, 핸드백과 숄은 대여 업체에서 빌린다. 미장원은 동네 미장원에 오전 7시 반에 예약. 신간선 티켓 구매
신권은 은행창구에서 출금하고 축의금을 담을 봉투를 백화점에서 화려하고 비싼걸 고른다.

 

당일, 아침에 빌린 원피스와 힐을 신고, 간단한 소지품과 숄, 그리고 핸드백을 작은 종이가방에 담아 미용실로 갔다.
미용실에서 메이크와 머리를 만져준다. 꽤 스프레이를 뿌리는데 질식할 정도다.
눈화장에 반짝이가 거슬린다. 창피하다.

치장이 끝나고 전철역으로 간다. 다 나만 쳐다보는거 같아 창피하다.

신간선 승강장에 회사 직원들이 보인다. 지정석 위치가 달라서 승차하는 차량은 각기 다르다.
신간선 안에서 등받이를 뒤로 해보지만 머리가 눌릴까봐 눕지 못한다.
그렇게 불편한 자세로 40분을 달려 도착!

도착한 장소에서 호텔에서 보내주는 셔틀을 기다리며 직원들과 커피한잔을 한다.

다들 화려하다. 평소에 티셔츠만 입고 다니던 사원이 반짝이 넥타이를 하고 왔다.
엄마가 매줬다고, 결혼식 끝나면 바로 풀어버릴거란다. 창피하다고.

다들 평소와는 다른 복장에 서로 놀리기 바쁘다. 직원들이 속눈썹까지 붙이고온 나를 놀리고, 배나온 직원에게는 그옷 입고도 그걸 못감춘다고도 하며 즐거운 대화가 오간다.

결혼식장에 도착했을때는 더 놀랐다. 화려한 후리소대를 입고온 신부 친구들, 머리장식은 더 대단하다. 꽃밭이다.  파티에 온것처럼 미니 드레스에 퍼가 막 붙어있는 장식들, 반짝이는 악세사리와 높은 구두. 저들도 신간선을 타고 온건지 자가용을 타고 온건지 의문이 들 정도로 화려하다.

아침에 한시간이나 공들인 내 화장과 머리가 수수하고 초라할 정도다.
안에 들어가니 레스토랑 테이블이 있는데, 아무데나 앉으면 안돼고, 자기 이름이 적혀있는데 앉으라 한다.

신부의 직장이라고 메인 테이블 바로 앞에 준비해 두었단다.

호텔 직원들이 샴페인을 돌리고 신랑 신부가 입장을 한다. 화려한 기모노 차림이다.

NHK 방송에 따르면 결혼식 비용 전국 평균 304만엔 (3000만원이 넘는다. )


각 측의 축사가 이어지고 신랑 신부의 에피소드가 동영상이 상영되면서 음식이 서빙이 된다. 목소리 좋은 아나운서가 진행도 한다.

직원의 말로는 호텔에서 준비한 이 음식만해도 1인당 3만엔은 될거라 한다. 술을 많이 마시면 더 될거라고.

그러는 사이에 신랑 신부가 퇴장하고 식사하던 중에 다시 주인공들이 들어온다. 이번에 드레스 차림이다.

직원에게 결혼 서약 같은거 주례같은거 없나요? 물어보니

아마 오전에 신사에서 다 하고 오는거라고 한다. 신사에서는 직계 가족만 참가하고, 손님들 대접은 오후에 이런 호텔에서 진행한다고 한다.

그렇게 화려하게 진행되는 결혼식을 준비하느라 어마어마한 시간과 금액이 들어가는 듯하다.

 

한편의 영화와 같은 결혼식이 3시간정도 진행이 되고, 손님들에게 선물이 나누어졌다.

이정도면 축의금이 아깝지 않을정도다.

중간중간 부모님에게 읽어주는 편지같은 뭉클한 장면도 있고 여러 의미를 담은 이벤트도 있었는데 식사하느라 다 잊었다. 

한국과 다른 일본의 결혼식이 신기하기도, 화려하기도, 그리고 파티와 같은 설레임도 있었던 하루였다.

 

 
참고로, 여직원들과 농담하면서 첫날밤 얘기가 나왔을때, 한국은 옷고름을 스르륵 이랬더니. 일본도 그런거 있다고 한다.
기모노의 허리에 차는 오비라고 하는 띠모양의 길다란 천인데 여직원들의 말로는 오비를 휘리릭 하면 신부가 뱅글뱅글 돈다고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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