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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의 일과 생활

일본의 설날 음식 오세치를 먹어보았다.

by 후까 2025.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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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생활  시작하고 어리버리했던 시절.

어쩌다 알게된 일본인 할머니가

설날에 오세치를 도시락으로 만들어줘서 먹어본 일이 있었다.

 

그때는 오세치 요리가 가진 깊은 의미나 전통은 잘 몰랐지만,

음식을 입에 넣는 순간 느껴졌던 신선함과 특별함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있다.

알록달록한 색감과 정갈하게 배열된 요리들은 그 자체로도 눈과 입을 즐겁게 해 주었다.

 

 

일본인들은 설날에 한국인이 떡국을 먹어야 하듯

일본인들은 오세치를 먹으며 새해를 맞는다.

1월 1일은 한국식으로 떡국을 만들어 먹었고

다음날은 오세치 요리를 먹어본다.

 

오세치 한 접시에는

가족의 건강, 행복, 번영을 기원하는 다양한 의미가 담겨 있다.

 

올해는 오세치를 직접 주문해 보기로 했다.

일본의 쇼핑몰은 11월 말부터 엄청난 이벤트를 하며 오세치요리 배달을 광고한다.

슈퍼마켓도 오세치 재료 코너를 대대적으로 마련해 놓고,

도시락 가게나 요리점에서도 다양한 오세치 세트를 선보였다.

 

포인트를 모아서 오세치...를 주문해 봤다.

냉동으로 배달되는 2인분 오세치..이고

전통 요리와 서양 요리가 적절히 조화를 이룬 세트였다.

 

상자를 열자마자 재료와 해동방법에 대한 안내지가 나오고

2인분이라 젓가락 두 개가 동봉되어 있다.

상자는 분홍 부직포 천으로 정성스럽게 싸여 있었다.

보자기는 아닌데 분홍 부직포 천으로 리본을 만들어 싸맨 상자

당겨서 풀어보면 스르륵 풀리는 천이고

냉동상태로 배달된 모습은 어떨까?? 두근두근 하며 열어본다.

맨 위에 비닐로 덮여있다.

비닐을 제거하니 이런 모양.

냉동 상태로도 꽤 화려한 구성에 감탄했다.

 

꽃게 그라탕이 제일 위에 올라가 있고

빨간 새우가 눈길을 끈다.

새우아래 핑크 흰색은 카마보코라는 일본식 탱탱 어묵이다.

어묵 아래 동그랗게 말린 것은 카스테라

그 왼쪽 수명 수자가 써진 건, 달걀

핑크 꽃모양은 떡

그 아래 시커먼 것은 콩자반

하루동안 해동을 시키고 접시 위에 덜어본다.

..

그런데 오세치라는 음식이 본래 ‘새해 첫날 부엌일을 하지 않아도 되도록’ 차가운 상태로 먹게 만들어졌다는 걸 새삼 실감했다.

이 설날만큼은 부엌일 하지 않아도 되도록 만든 요리이기에

데워서 먹는 요리가 하나도 없다.

 

물론, 일본도 오세치 외에 집집마다 떡도 구워 먹고 떡국 같은 오조니라는 것도 있지만

기본 오세치는 부엌에 불을 켜지 않는 게 목적이라

차가운 상태로 먹는다는 것..

 

 

새해 아침에 따뜻한 국물이 없다는 건 조금 낯설기도 했다.

요즘이야 전자레인지로 돌려먹을 수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차가운 상태로 먹는 것이....

너무 이시려!!!

 

그렇다면 밥도 안?? 하는가??

 

 

 

냉장고에서 꺼낸 오세치가 차가워서..

밥도.. 없고..

결국 나는 비장의 무기인 컵라면을 꺼냈다.

 

뜨거운 물을 콸콸콸.

 

 

 

 

 

 

뜨거운 국물이.. 필요해..

 

그런 컵라면 위에

게살 그라탕.

꽃게 다리 어묵

새우

꽃게살

카스테라에 달걀까지 올려서

즉석에서 나만의 퓨전 라면을 만들었다.

 

..국물 맛이 조금 달라지긴 했지만,

의외로 오세치와 컵라면의 조합은 색다른 매력을 보여 주었다.

엄청 양 많은 컵라면이 되었다.

 

오세치라는 전통 요리를 통해 일본 설날의 정취를 느껴 보고,

한국식 떡국과 오세치를 넘나들며 색다른 새해를 맞아본 경험이었다.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조금은 익숙한 방식으로 나만의 새해 풍경을 만들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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