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본에서의 일과 생활

8월 9일 나가사키 원폭의 날

by 후까 2018. 8. 9.
반응형


8월은 일본이 사상 유래없는 원폭을 그것도 두번이나 맞았다.

8월 6일 히로시마.
8월 9일 나가사키.

일본에 오기전에는 그것참 샘통이다 하며, 일본이 과거에 한 일에 대해 반성이 없는것을 비하하기도 하였다.

일본에 오고, 여러 일본인을 만나면서, 내가 한국에서 가졌던 선입관이 사라져가고
그들의 의견을 듣고 보면서 아주 조금 조심스레 그들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일본 동아시아 침략기에 피해를 입은 한국 중국 등의 국가는 일본의 만행을 미워하고 사과 하지 않는 그들의 뻔뻔함에 조금도 좋게 그들을 봐주지 않는다.

겨우 10년을 이곳에서 살고 있지만.

조금씩 내가 보지 못했던 일본을 보게되고 그들을 이해한다 한다면 한국에서는 너도 매국노다 하여 손가락질 받을까?

취미로 활동하는 곳에서 만난 하세가와상.
그분은 나가사키 출신이다.
여러번 얼굴을 마주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그분의 집에 초대되어 저녁을 같이 하게 되었다.

아무래도 내가 한국인이기 때문에 두 부부가 물어보는 내용이 사회 정치적인 뉴스도 섞이게 되었고, 그중에서도 갑자기 일본의 원폭투하에 대한 얘기도 자연스럽게 나왔다.


나역시 주저하며 일본의 동아시아 침략에 대한 과거도 있지만, 그래도 원폭 투하는 너무 심하지 않았느냐고 했다.
결국 제일 불쌍한 일반 시민이 큰 피해를 보았으니까.


가장 큰 피해자는 원폭에 희생된 사람들이라고 했다.
그 희생자가 일본인이든 외국인이든 그 자리에서 영문도 모르게 당한거 아니냐고.

 


두분의 의견은 의외로 [원폭을 맞을만 하니까 맞았지..] 라고 하셨다.
사과를 안하는건 일본 정부인데 내가 만나는 분들은 대부분 자신들이 배우지 못한 역사와 알지못해서 사과도 못하는 현실을 안타까워 하셨다.
가능하다면 개인적으로 사죄를 하고 싶다고 하지만, 자신은 공식적인 사람이 아니라서  밥은 사겠다고 농담처럼 말씀하신다.



하세가와상 집에서 두 부부의 얘기를 듣다가 혹시 그런 내용에 대해서 흥미를 가진다면, 책하나를 선물하고 싶다고 하셨다.
밥먹다말고 무슨 책이냐고 물었더니
사실 남편의 어머니가 나가사키 원폭투하 피해자라고 하셨다.

다행히 지금 살아계시고, 원폭 피해자 증언 강연 등에 자주 나가시다가 책을 내셨다고 했다.
그리고 두분의 결혼 비화도 살짝 얘기 해주셨다.
일본에서도 조심스럽게 이야기 되는것이 원폭 피해자의 아이들 이야기다.



두분이 결혼을 결심하셨을때, 시어머니 되는 분이 조심스럽게 꺼낸말이 남편은 원폭 피해자의 아들이다 라고 하셨다고.
혹여 두분의 2세에 영향을 미칠까하여 결혼전에 알려준다고 하셨다.


그리고 이 일로 두사람의 결혼에 영향을 끼친다고 해도 서로 원망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들었다고 하셨다.

그래도 두분 결혼 하셨네요.. 아주 문제 없으신데요? 오히려 더 건강하신 듯. 하며 웃었다.

선물받은 책은 할머니의 나가사키 원폭 경험담을 수기처럼 적은 내용이었다.
그날의 공포와 아비규환의 풍경, 그리고 남은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피해자니까 불쌍하다 라거나 억울하다라는 내용은 없고, 그날의 참상을 한 여자의 일기처럼 감정을 누르며 적어낸 책이었다.

사진 출처 : 일본 시사통신 야후 뉴스 이미지 73회 나가사키 원폭의 날 위령식




8월 9일 나가사키 원폭 투하의 날은 일본만 기억해야하는 날은 아닐것이다.
전세계 유래없는 사건이며, 일본은 물론 세계가 그 의미를 기억해야 할 것이다.

누구나 자기 손톱아래 가시가 제일 아프다.

어떤 극우 성향의 의견이 아니라.

그 당시 그곳에서 피해를 입은 사람은 73년이 지난 지금도 아프지 않을까?

 

 

 

 


 

개인적인 경험에 의한 의견과 느낌을 적었습니다. 
공감은 글쓰는 힘이 됩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페이지 안의  하트 ❤ 를 눌러주시면 좋겠습니다.
  (특정 국가와 단체, 상품의 왜곡된 표현이 있을 수 있습니다. )

★답글도 매우 환영합니다.  감사한 의견에 제가 배울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리드형(광고전용)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