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출근길에 보는 이 큰 벚꽃 나무
동네의 명물이기도 하고 수령이 꽤 되어 보이고
금방 피고 지는 수종이 아니라 늦게 피고 늦게 지는 겹벚꽃인 듯
나무가 대왕 크니까 대왕 예쁘다.
동네에 그것도 남의 집 담벼락이지만
매일 이 시기의 출근길에 이 꽃을 보며 걸으면 힐링이다.
누구나 꽃을 보면 선해진다고 할까?
환한 꽃이 기분을 좋게 해 주면서
지금 꽃 잎이 떨어지기 시작하니..
그 꽃잎 가루 맞으며 걷는 길이 이런 느낌이랄까?
괜히 발걸음이 느려지며 꽃잎으로 샤워를 한다.
샤라라랄라라랄라...
꽃잎이 떨어지면 아쉬운 마음이 드는데
갑자기 옛 생각이 났다.
예전 살던 집.. 옆 집에 커다란 나무가 있었고
창밖으로 보이는 그 나무를 누워서 보면 나뭇잎 사이로 빛이 반짝반짝
나무는 그런 존재인 듯하다.
어느 날 엄청난 바람이 불었고
그 나무에서 떨어진 가지와 잎들이 동네를 덮었다
너무 큰 나무였기에 이 집 저 집
이 골목 저 골목
떨어진 잎으로 동네가 난리가 났고
옆집인 우리 집도 꽤 많은 가지와 잎들이 수북이 쌓였다.
당연히 동네사람들이 민폐다.. 청소해라 등등의 민원이 왔던 것 같고
..
며칠 뒤..
크레인차가 오더니 그 큰 나무를 하루종일 싹둑싹둑 잘라버렸다.....
그걸 보고.. 3일을 아파했던 ..
괜히 남의 집 남의 재산 남의 사정이지만
위안이 되던 나무가 싹둑 잘려나가니
어디 하소연도 못하고 누군가를 떠나보낸 것 마냥.. 시름시름.. 슬퍼하고..
괜히 짜증을 내는..
그때는 감정도 없이
옆집 사정에 뭘 어쩌겠어.. 그저 지켜볼 뿐이지.. 싶었고..
그 뒤로 그 나무 외에 다른 나무도 싹 자르고...
공터를 만들더니..
그 터에 맨션을 짓기 시작했다.
그럼 그렇지..
다 집 지으려는 큰 그림이었구나.. 싶은
..
요즘.. 저 출근하는 길에 보는 큰 벚나무가
만약에.. 저 집주인이 처분한다면.. 내가 뭐 할 말은 없지만
그때처럼 슬프겠다.. 싶은 기분이 들었다.
큰 나무는 그런 위안을 주는 듯.
개인적인 경험에 의한 의견과 느낌을 적었습니다.
공감은 글 쓰는 힘이 됩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페이지 안의 하트 ❤ 를 눌러주시면 좋겠습니다.
'일본에서의 일과 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행운 그릇이 깨졌다. 의미 부여한 그릇과의 이별 (15) | 2023.04.20 |
---|---|
일본의 서비스. 오~저렇게 까지!!라고 생각한 것. (21) | 2023.04.19 |
자전거 배우는 아이가 왼쪽으로 넘어진 이유 (18) | 2023.04.18 |
산에서 컵라면 먹는 한국 사람을 신기하게 보는 일본인 (22) | 2023.04.16 |
매트리스가 허리통증에 미치는 영향. (9) | 2023.04.09 |
일본인이 들으면 깜짝놀라는 한국식 표현 (24) | 2023.04.07 |
내가 만나본 가장 황당한 일본인 (11) | 2023.04.06 |
한국과는 개념이 다른 일본의 방송 이벤트 선물 (15) | 2023.04.0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