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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의 일과 생활

내 행운 그릇이 깨졌다. 의미 부여한 그릇과의 이별

by 후까 2023.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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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릇장을 열다가...

열자마자 쓰러지는 식기.....

그리고 와장창 소리를 내며 깨지는.. 데.

눈에 보이는 건 100엔 샵에서 산 샐러드 볼..

유리 제품이라.. 가셨구나..

싶었는데

그 옆에 보이는.. 내 밥그릇.

오우야...

안 깨질 줄 알았는데..

밥그릇도 깨졌다....

 

뭔가 기분이 쌔..하다

밥그릇이잖아. ㅠㅠ

 

 

 

깨진 그릇들을

그냥 비닐 쓰레기봉투에 담기는 다칠 것 같고

이 산산 조각난 그릇을 안전히 버리기 위해

튼튼한 종이가방을 꺼내왔다.

 

그리고 서랍 안에서 깨진 그릇은

손으로 담으면 손 베인 기억이.. 있는 사람이라

다시 상처받고 싶지 않아

길다리 집게로 하나씩 집어 올렸다.

 

그리고  작은 파편들은 청소기로 쮹 빨아들였고..

 

 

.

이 튼튼한 종이 가방이 깨진 단면을 담아 처리하기 딱이었다.

다시 박스 테이프로 칭칭 감아서

. [ 割れ物 ] 와레모노. 깨진 물건이라고 크게 양면에 써서

쓰레기 수거장으로 가져갔다.

혹시나 종이가방 밖으로 찢어 나올까 조심조심하며

아무리 튼튼해도 위험하니까..

 

일본에서 자주 보이는 깨진 물건 버리는 방법에

신문지 등으로 잘 싸서 깨지는 물건 -  유리!! 위험 이라고 적어둔다.

 

그나저나.. 밥그릇.. 깨묵따.ㅜ

 

저 그릇이 나의 첫.. 행운이었나?

그래서 일부러 고집 피워서

한국에서 일본으로 가져온 그릇 세트였는데...

안타깝긴 하다.....

 

 

 

저 그릇 세트가 행운이라는 이유는

화장품 가게에서 이벤트를 하길래

뭔데 뭔데 구경하다가

매니큐어 2천 원짜리 사고 뽑기로 뽑았는데

본차이나 식기 세트..당첨!!.

오아.

 

2천 원에 횡재했다 행운이다 싶었는데.

 

20년 묶은 행운..그 행운이 깨지고...

사실 전에도 하나 깼는데.. 그 때보다.. 당황해벌임..

 

 

내가 행운이라 믿었던 것들이 점점 사라져 가는데..

 

괜찮아..
아직도 그릇 세트상자 안에
더 많은 그릇들이 있으니까.....(접시랑 국그릇??)

 

내 일본생활 17년을 함께한 그릇

괜히..

깨 먹고 작별한 게 안타깝지만

 

그런.. 물건에도 작별을 고하고.

의미 부여했던 것도 떠나보내야겠다.

 

괜히 의미를 부여하면... 안타까워설.

 

학교 때 배웠던 [조침문]이 떠올랐다..
(너무 오래되서 나도 검색함//)

유씨부인이 아끼던 바늘이 똑 꺽어져서 슬퍼했다던..
당시는 그거 읽으며 슬퍼할 일도 많구먼..했는디

내 그릇.. ㅜ

조침문을 쓰신 유씨부인의 마음을 느껴보게 될 줄이야..

 

조침문에서 유씨부인은 바늘에 대한 수고를 치하고 감사를 전했는데

나는??

그냥 깻구나.ㅜ ㅅㅂ .

새거 뭐사지? 이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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