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산 여행하고 버스가 도착한 곳은 신주쿠다.
버스는 신주쿠역과 도쿄역에서 손님들이 하차할 수 있다.
집 가까운 신주쿠이니 낼름 내려본다.
여행의 흥분이 여전히 남아있는데... 집에 가기는 아깝다..
예전에 찍어둔 이자카야가 있는데.. 지금 이 시간이면..
한 사람 들어갈 수 있겠지??
막연히 발길을 옮겨 본다.
신주쿠 서쪽 출구의 유니크로 빌딩 맞은편
드럭스토어 산도라쿠.. 바로 옆집.
다행히 밖에서도 안에서도 기다리는 사람이 없다.
여기 인기점이라는데.. 아무도 안 기다리네.. 초..럭키..
<단 이 날이 1월 4일 이었음..>
가게 이름은
오뎅토 사카나 니노야 하나레 (오뎅과 생선 니노야 하나레)
하나레는 떨어져 있다는 뜻인데
본점은 이 거리 좀 더 안쪽에 위치하고 있고
하나레는 분점이다.
매장은 지하 1층이고 계단에서 바라본 매장의 분위기.. GooD!
제발... 한 자리라도 있으면 좋겠다.
만약에..
예약 손님만 받는다고 가라 그럼..
가야지 뭐 ㅠ
..
조심조심 계단을 내려가니..
시끌시끌한 실내..
입구에서 맞아주는 여직원..
그리고 자리를 마련할 테니 잠시 기다리라고 한다
딱 한 명 앉을자리가 마련이 되고
설레발 거리는 마음으로 앉아 메뉴를 스캔해 본다...
처음에 눈에 띄는 사진 붙은 메뉴..
대부분 밥 종류인 김말이 초밥류.. 초밥보다는 김밥에 가까운 메뉴들이다.
몇 가지 주문을 하고
오토오시를 고를 수 있다는데..
어딜 가나 자리값처럼 나오는 오토오시는 필수이다.
아고다시 수프가 있길래 그걸 선택했다.
아고 다시는 멸칫국 같은데 깊은 부드러운 맛이 좋은 국물이다.
여행의 피로를 이 짭짤한 국물로 다시 원기 충전을 시켜본다.
국물 안에 여러 향신료가 들어가 있어
쌉살 상큼한 풀 맛이 씹힌다.
그리고 날치 국물 아고다시의 부드러움
적당한 짠맛을 입 안에 머금으니
하아..... 안도의 긴 숨이 나온다.
여행 갔다가 잘 도착했다는 안도감과
배고파.. 밥 줘...의 스타트를 끊는,, 짠맛의 위안.
캄사합니다.
이제야 메뉴가 눈에 보인다.
물고기 한 마리 구워주는 건 양이 좀 많고
스시 몇 가지를 주문했기에 양 조절을 하게 된다.
첫 알콜은 일단 맥쭈지..
프리미엄 몰츠
거품이 반이라지만.. 흠..
한국사람은 싫어할지 몰라도
일본에서는 거품이 맛있는 거라며.. 푸사샥 사라지는 거품이 아니라고
먹어보면 안다고 하는 그 거품
..
부드러운 양송이 스푸같은 맥주 거품은 고급 맥주의 상징이다.
그저 삼삼하게 쥐포같이 먹을 수 있는 메뉴를 보니
우메스이쇼가 보이고.. 그 옆에 마구로 껍데기 폰즈... 메뉴가 보인다.
..
마구로 껍데기???
원래 생선 껍데기가 맛나는 것..
폰즈로 절였다니... 어떤 맛일까?? 주문..
그리고 처음 주문했던
니노야 니기리. 라는 보석함 같은 요리가 나왔다.
쨔잔
열어보면.. 구절판 같이.. 여러 해산물을 올려놓은 보석함 같은 비빔밥이라고 할까?
니노야 니기리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김이 나온다
김에 싸 먹으라는 것.
셀프 김말이라서 니기리..
한국 사람 기준.. 요렇게 얇은 김을 주면 우짜노..
한입에 끝나버릴 듯한 사이즈..
그리고 정신없이 김 봉투를 뜯는데..
뜨악..
힘없다면서
힘을 이런 데다 쓸데없이 써버림..ㅜ
김까지 찢어버리고.
으에엑.. 영상 찍는데 망했네 망했네
망해도 쩔슈 없지.. 나는 내 길을 간다. (먹는다.)
게살, 이쿠라, 우니, 날치알, 마구로..
김에 싸 먹으면
용왕님 밥상 기분이랄까..
(용궁 무수리 밥상)
그리고 노른자가 주황색인 브랜드 닭알을 섞어본다.
고소함이 두 배가 된다.
우나기 니기리도 주문했고
우나기 위에 버터가.. 올라가 있네..
두툼한 우나기 아래에는 일본식 달걀말이.
우나기는 금방 구워서 뜨끈뜨끈하고 달걀은 상온 보관이었고
밥도 적당한 온기가 느껴졌다
역시나 음식이 따뜻하면 더 맛이 느껴지는 법
우나기 카바야키 간장의 달달한 맛과
달걀말이의 달달함
조미한 밥의 따뜻함
김에 말아 한 입 먹으면..
아.으.. 한입 더!를 부르는 맛.
먹으면서도 메뉴판을 스캔한다.
다음 요리는 끊임이 없어야 하는 법..
근데 다 한자. 그림 없는 한자 메뉴라 띄엄띄엄 읽으며
음.. 요즘 맛들이기 시작한 니혼슈를 고르는데..
이즈미하시??라는 추천 니혼슈가 있었다. ..
그리고 이즈미 하시 주세요.. 했더니
이즈미 바시였다. ㅠ
이 가게의 메인 요리! 오뎅이 있는다
오뎅 무 위에 푸어그라. 마구로 오토로. 대방어 구이를 올려주는 메뉴,
푸어그라는 뭉글뭉글한게 좀 별로라 칸부리로 주문했다
어짜피 위에 올라간 메뉴 보다
오뎅 무가 먹고 싶었으니까.
주문시에는.. 국물 많이..라고 부탁을 했고.
주문받는 언니도 국물 많이.. 알겠습니다.. 라셔서.. 얼마나 많이 주려나???
니혼슈 이즈미 바시 나왔습니다.
하고 봤더니.. 와인잔에 나온다.
꺄..
토쿠리나 잔에 나올 줄 알았는데.. 니혼슈가 와인잔이라니..
게다가 이 안에 금박도 들어있다.
신년 축하의 의미로.
금박 들어간 니혼슈를 와인잔에 넣어서
빙글빙글 돌리며 마셔본다.
금가루..
금가루가 동동 떠다니는 황홀함..
금가루 거 .. 영양도 없고 효과도 없지만
단지 기분을 좋게 하는...효과..
력셔리하잖앙..
주문한 국물 많이 부탁했던 오뎅무 위에 대방어 구이가 나왔다.
그럼 방어는 내려놓고 무 부터 공략
부드럽게 젓가락으로 잘리는 무
오뎅 국물을 쭉 빨아들이고 푹 익어서 부드러운 무
입 안에서 짭잘하게 살살 녹는다.
방어는 거들 뿐
국물에 다시 또 적셔먹는 무가
술을 부르고
살살 녹는 무의 감칠맛이 너무 좋다.
결국 무는 다 먹고 방어는 남김 ㅎㅎㅎ
눈앞에 메뉴가 두 개로 보이기 시작할 때쯤..
아이고 집에 가야지... 물을 벌컥벌컥 마시며
결제를 부탁했다.
집에 .. 조신하게 들어가야지.. 굴러 들어가면 곤란해
계산하겠다고 하니
따뜻한 차를 한잔 내어준다.
다시 속을 차로 달래야지.. 하고 한 잔 마셨는데
\
아 .. 뜨버버 뜨거..
쉬방.
일본은 따뜻한 차가 아님.. 입천정 데워주는 용암맛.
찻잔이 따뜻하다고 방심하면 주둥이부터 데어 버리는 따끔함을 보게 될 것이야!!
이렇게 간단하게 먹어도
가격은?
..5302엔.
.이자카야의 낭만은.. 그리 싸지는 않지만
따뜻한 분위기.. 왁자지껄 주변의 활기
맛있는 음식. 맛있는 술
집에서는 못 들이는 정성 들인 음식들에 힐링하게 되나 보다.
개인적인 경험에 의한 의견과 느낌을 적었습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페이지 안의 하트 ❤ 를 눌러주시면 좋겠습니다.
'일본에서의 일과 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본 오뎅의 종류와 일본어 이름 알기 (13) | 2025.01.19 |
---|---|
어쩌면 도움이 될지도 모르는 아니사키스 통증 대비 비상약 (5) | 2025.01.18 |
예약 곤란의 레스토랑을 예약하는 기업들의 방법. (7) | 2025.01.17 |
맛있고 낭만적인 혼술의 밤, 신주쿠 로바타야키에서 (22) | 2025.01.15 |
혼자 사는 새해 아침, 마음을 채운 따끈한 스프 (9) | 2025.01.13 |
이래서 단골이 됩니다, 술도둑 안주의 유혹 (11) | 2025.01.12 |
패키지 여행의 단점.. 부실한 식사는 한국인을 화나게 해. (13) | 2025.01.11 |
후지 벚꽃 사진으로 유명해진 신사를 찾아.. (10) | 2025.01.1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