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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의 일과 생활

일본에서 구급차 탄 경험 (홍삼 캔디의 위력)

by 후까 2018.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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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와서는 감기 정도의 가벼운 증상만 있었고, 입원을 하거나 걱정할 정도의 병을 앓은적은 없다. 한번 노로 바이러스로 위아래가 힘들었을 때 한밤중이라 어지럽기도 하고해서 구급차를 부를까 했지만 집에 사다두었던 경구 수분 보급수를 마시며 어찌 어찌 버텨내었다.  타국에서 아프면 서럽다고 하는건 맞는 말이다. 열이 펄펄 날때는 정말 아파도 혼자이고 열정도에 누구에게 와달라 하기도 그렇고 한국에 연락도 안하게 된다.
독감에 걸렸을 때는 누군가에게 와달라고 하는것이 민폐기에 혼자서 고열을 견뎌내기도 했다.

몇달 전에 갑자기 오한이 들어 구급차를 불러 병원에 간적이 있었다.
그날은 마음공부가 있었던 날이고, 모임이 끝난 후에 멤버와 같이 간단히 한잔 하게 되었다.
프랜차이저 레스토랑이라 저렴하지만 괜찮은 요리가 나오는 사이제리아에서 와인을 시켰는데, 멤버중 한분이 와인을 너무 좋아하는 바람에 덩달아 속도 조절을 못하며 마시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와인을 선호하기도 하고 자리도 편안해서 한 5잔 정도 마셨는데, 살짝 취기가 있었을 뿐 그렇게 많이 마신 편은 아니었다. 모임을 마치고, 전철을 한 40분 정도 타고 집에 도착했을 때에는 레스토랑을 나올때의 몽롱한 기분은 싹 사라지고 정신이 매우 괜찮았다. 화장을 지우고 샤워를 하고 오늘있었던 마음공부했던 내용을 글로 정리하고 있었는데, TV도 켜고 물도 마시면서 매우 괜찮은 컨디션이라 밤을 새버릴까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게 마음을 먹으니 책상위에 놓인 홍삼캔디가 눈에 들어왔다. 아무 생각없이 당분이라 생각하고 입에 넣었고  달콤 씁쓸한 홍삼 맛을 보며 글을 쓰고 있었다. 


근데 조금씩 몸이 추워오는거다. 방이 추운가 싶어서 가디건을 걸치고 글을 계속 쓰는데, 점점 힘이 딸린다. 
졸린건가 싶어서 자리에 누웠는데 손이 덜덜 떨리는거다. 열이 있나 싶어서 온도를 쟀는데 36도라 열은 없었다. 이상하다 그냥 좀 자면 좋으려나 하고 잠을 청하는데 더더욱 팔까지 부르르 떨리게 되어서 왜이러지? 하고 마음이 불안해왔다. 

괜찮겠지 하고 또 참아보았다. 근데 잠도 안들고 몸이 부르르 손이 부르르 떨리는게 이상한 기분이 드는거다. 지금까지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이상 현상이라 너무 불안해서 어쩌지 어쩌지 고민하다가 결국 119를 누르게 되었다. 

119를 누르자 평소에 쓰지 않던 GPS기능이 자동으로 켜지며 위치 추적을 하고 있습니다 라는 아나운스가 들리고 바로 [도우사레마시다까 (어떠하십니까)]라는 목소리가 들린다. 

지금의 몸상태를 설명하고 병원에 좀 가고 싶은데 도와달라고 부탁을했다. 주소를 물어서 답을 하니 5분안에 도착하니 전화를 받을 수 있는 상태로 해달라고 한다. 

전화를 끊으니 정말 금방 삐요삐요 하는 구급차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는 주차하는 듯한 소리가 들리고 내방 초인종이 울린다.
준비를 마친 나는 초인종에 답한다. 구급대원이 1층까지 걸어 올 수 있겠냐고 해서 그러겠다 했다. 몸만 떨리고 힘만 없었지 문을 잠그고 1층까지 엘리베이터에 기대어 내려갔다. 1층에 구급차가 사이렌을 끄고 경고등만 켠상태로 있었고, 대원 한명이 마중나와 주었다. 괜찮으냐고 물어보며 구급차 안의 침대로 안내를 한다. 여기 누우라고. 신발을 벗고 침대에 누우니 신원 확인 할 수 있는 주민증 같은게 있냐고 물어봐서, 외국인 등록증을 보여줬다. 그리고 증상이 어떠냐고 물어서 증상을 말하니 심전도와 열, 혈압을 잰다.

그리고서는 가까운 병원 여러 군데에 전화를 해본다. 이러한 증상의 여성이  있는데 병원에서 검진 가능한지 등을 묻는다. 한 5군데는 전화 한것 같다. 그리고 한군데서 침대가 빈다고 괜찮다는 답이 들리는 듯 했다. 

그리고 나에게 00병원이 지금 선생님이 대응이 가능하다고 어떠냐고 하고, 나는 괜찮다고 하니 그럼 지금 출발하면 약 5분안에 도착할거라고 한다. 

그리곤 운전 대원에게 00병원 이라 알리니 주차한 공간에서 차를 빼고서는 사이렌을 울리며 이동을 시작했다. 누워있는데 움직이는 차안이 멀미날거 같아서 더 불안하고 손이 더 덜덜 떨리고 있었다. 병원에 도착하자 나는 일어서려고 하자 대원이 그대로 있으란다. 병원 직원과 구급대원이 구급차에 누워있던 침대채로 끌어내려 나를 병원 안으로 옮겨 주었고, 병원 침대 앞에서야 일어나서 병원 침대에 누웠다.

나를 병원까지 데려다준 대원은 병원 직원과 대화를 나누더니 그냥 가버린다. 그리고 의사 선생님이 오시고 이것 저것 물어보는데 증상만 있지 원인이 이상하다고 저녁을 뭐 먹었는지 부터 설명하란다. 

사이제리아에서 스파게티, 샐러드, 포테이토, 와인
와인? 선생님이 말을 끊고 몇잔? 이라 물으신다. 아. 5잔 정도 마셨네요. 
5잔!! 한병 마셨군, 평소 몇잔 정도 마시는데요?  나는 아,, 평소는 3잔 정도인데 오늘은 마신건 7시 정도였고 술이 깼었어요 라고 답을 했다. 

선생님은 그래도 오버 하신거라며, 집에와서 먹은건 없냐고 물으신다. 
물, 홍삼캔디

선생님이 홍삼캔디? 그거 한국인삼 그 사탕 말하는거냐고 묻는다. 
그리고선 술병이네요. 수액 드릴테니 곧 편해질겁니다. 그러면서 간호사에게 수액 링거를 지시하고 나가버리셨다. 

어지럽고, 손은 떨리고 힘은 없는 상태에서 술병입니다 라는 말을 들으니 너무 웃긴거다. 내가 술병이라니. 내가 술병이라니.

간호사는 수액을 꼽아주고 혹시 호출할 일이 있으면 벨을 눌러 달라면서 리모콘 같은걸 하나 건네준다. 이제야 보니 침대가 많은 응급실이 아니고 개인 진료실 같은 곳의 1인 침대였다. 괜히 흉한 모습 보이지 않게되서 다행이구나 하는 마음과 조용한 방 안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며 잠이 들었다. 

수액을 맞는 중에도 몸이 덜덜 떨렸는데 조금씩 몸이 편안해 지면서 잠이 오기 시작했다. 기척이 들어 눈을 떠보니 간호사가 와서 나를 깨우며 수액이 다 끝났으니 주사를 뺀다고 한다. 몸은 어떠냐고 묻길래 나는 좋아진거 같다고 떨린것도 힘이 빠지는 증상도 없다고 고맙다고 전달했다. 

간단한 비용 정산을 마치고 귀가해도 좋다고 하여 시계를 보니 새벽 4시 반이다. 아직 전철 운행 전인데 좀 있다 가면 안돼냐고 했더니, 작은 병원이라 문닫아야 한다고 대기실 같은데는 없다고 하여 그냥 나왔다. 

4시반. 일본의 4시반은 엄청 밝았다. 차도 제법 다니는 큰길이라 바로 앞에서 택시를 세우고 집으로 귀가 하였다.


술병으로 구급차를 부르고 그새벽에 응급실 진료를 받고 새벽이 되어서 집에 돌아오다니.
책상위에 놓인 홍삼캔디 더미를 보며, 다시는 술먹고 저건 아니다 싶었다. 홍삼 상품을 사고 사은품으로 받아온거라 간식정도로 생각했지 뭔가 효과가 있을거라는 기대는 1도 안했는데 이런 엄청난 순환을 시켜주어 구급차까지 타게 해준거다. 

작은게 아니다. 홍삼캔디 딱 1알이 아까먹은 다깬 술도 다시 취하게 한다는걸 느꼈다. 

그리고 다신 구급차 타고 싶지 않다. 항상 조심하며 살아야 겠다. 




사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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