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에 한번은 얼굴을 보는 히카리상.
환갑이 넘은 나이지만, 소녀 감성에 엄마같은 포근한 감성으로 모든 사람의 사랑을 받는다.
젊은시절부터 다리가 안좋아 지팡이를 짚고 다니고, 남들보다 느리지만.
몸의 불편한보다 마음의 불편함을 먼저 털어내고 싶다며, 마음공부를 함께 하고 있다.
오랜만에 만나 서로의 근황을 물었는데.
히카리상 남편이 친구들과 만나서 오랜만에 만취 휘청 상태로 들어왔다고.
길에서 안자고 집에 잘 찾아온 남편이 대견했다는데
현관에서 신발을 벗기도 전에 술자리에서 있던 일들을 부인에게 막 쏟아내었다고.
누가 이번에 은퇴하고, 그집 장남이 어쩌고, 누가 부사장이 되었고 그래서 차를 바꾸고 불라불라 앞뒤 안맞는 술톡을 계속 뱉어 내니
재미도 있고하여 응.. 응 .. 하며 계속 들어줬는데
아저씨가 한숨을 파아악.. 쉬면서
그러니까 그 친구가 부사장 된거 보면, 나는 당신 없었으면 당연히 당연히 나도 부사장 됐을거야... 라며..
히카리상은 당신 없었으면 이라는 말에 확 맘이 상했다며..
왜? 나 때문에 왜?
당신 다리 아프잖아. 그러니까 내가 집에 빨리오고, 출장가서 놀지도 않고 바로 돌아오고 그랬지. 당신 아프잖아. 빨리 왔지. 당신 아프잖아. 그래서 아플까봐 빨리 왔어라면서 애기처럼 굴었다고한다
환갑 넘은 부부의 대화를 듣는데 오우.. 아저씨 취중 진담이 그대로 전해져 왔다.
히카리상은 남편이 취해서 나에대한 불만을 그제서야 풀어논거같다고.
나만 사라지면 승진했을거라고 속상해 죽겠다며, 하나하나 따져야지 하는 생각에 남편에게 LINE을 보낼 문장을 쓰고 수정하고 그러다보니 장문이 되어간다한다.
놀랍지않아? 왜 내탓해??
하긴 그상황이라면 나역시 왜 내탓이야라고 발끈할것 같은데
나는 히카리상의 남편이 너무 부러웠다.
얼큰하게 취하고 들어와, 술자리에서 있었던 경험담을 신발도 벗기전에 술술술 꺼낼 대상이 있다는것은 너무나 든든하지 않은가?
그래서 아이처럼 부인과 현관 신발장 앞에서 일방적인 술톡을 아니 술주정을 했다는게
그런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는게 너무나 부러웠다.
나는 히카리상에게, 아저씨 너무 좋겠다. 그리고 히카리 상도 너무 좋겠다.
히카리상은 왜? 참내 내가 얼마나 잘 챙겨주고, 내 다리 아픈거 신경 안쓰도록 아파도 꾹 참은날이 많았는데 이제와서 나때문이라며 췟.. 웃기셔 진짜.
나는
히카리상.. 아저씨가 히카리상이 걱정되서 해외가도 바로 오고, 일하고도 바로오고 얼마나 걱정했다고 이제야 술김에 고백하신거네요.
투정이 아니라 사랑 고백인데요..
히카리상은 "뭐!~~어??" 하며 불쾌한 한마디를 밷었지만
"참내.." 하며 하하하하 하고 크게 웃었다.
그리고, 이 라인 보내면 안돼겠다. 지워야지.
술주정 하는 사람, 기억이 나면 상대가 기억안해줬으면 할거고,
기억이 안난다면 그냥 기억 안나는대로 두셔요.
사랑고백한거 부끄러워 하지 않으시려나?
그러네.
부러워요 히카리상. 저는 집에오면 모니터랑 대화하는데.
서로를 탓하는 말로 들리는 부부간의 대화가
혼자사는 나에게는 사랑의 대화로 들린다.
그냥 다 필요없고,
하루 일과를 누군가와 나눌수 있는 상대가 있다는것
그건 진짜 복받은거다.
최고의 복인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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