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생일은 항상 잘 챙기면서 나의 생일은 부끄럽고 조용히 지내고 있었다.
친한 사람들의 음력, 양력 생일을 체크 하며, 작은 서프라이즈를 준비하여 모인 자리에서 놀라게 해주었다.
정작 나의 생일이 다가오면.. 괜히 조용...
내심 누가 챙겨 주겠지?? 했는데
인기가 없어서 그런지 내 생일을 기억해주고 모이는 사람은 좀 적었다.
아무도 없었다는건 아니지만 내가 하나하나 챙겨주었던 누군가가 안보이거나 내 생일을 기억도 못하고 있다면 여간 섭섭한게 아니다.
그래서 괜히 상처 받다가 그냥 기대를 하지 말자. 말을 하지 말자는 쪽이 되었나보다.
일본에 오니 한국에서 친하던 친구 선배는 연락이 뜸해져 버렸고,
가족이야 종종 연락을 취하지만 해외에 있으니 국하나 끓여주기 어려우니 안타까울 뿐이다.
그래서 일본에 한해 한해 지나가면서, 생일에 오는 연락이 점점 줄더니..
이젠.. 가족과, 히로코상.
자주 가는 쇼핑몰에서 생일 세일 안내로 오는 메일.. 정도..
<생일 축하 10% 쿠폰!!! > Ai 아니면 선물도 없네.
혼자라도 한국사람이라 미역국은 착실히 끓여 먹는다.
그래야 생일 기분이 나니까.
그나마 카톡에 좋은 기능이 있어.. 생일 알람이 뜨니,
일본에 있는 후배에게 연락이 왔다.
하필 내가 카톡에 음력 지정을 안해놔서 한달전에 알람을 본 후배가
"언니 생일이오??"
"음력이라 다음달이당. 선물들고 와라~~"
"ㅋㅋ 알쪄요!~"
그래서 생일 챙겨준다며 후배와 만났고.
정말 오랜만에 누군가와 함께 생일을 맞이 하였다.
생일이니 후배가 쏜다니 비싼거 먹어도 된다며..
분위기좀 잡자며 와인 마시자고 그래서 예쁘게 입고 왔다는데..
와인하고 니가 예쁜거랑 뭔?? 상관일지는 ㅋㅋ
그래서 고마운 후배님의 박봉 사정을 알면서도 괜히 멋진 메뉴를 막 시켜 먹었고
생일 축하도 선물도 받았다.
노래도 불러드릴까요?
하지마..하지마
노래도 창피하고 가게에서 갑자기 생축 노래 나오며 주목 받는것도 No No
오랜만에 감동 감사.
마음이 흐믈흐믈 해진다.
다 큰 어른이 생일이라고 챙기는 것도 좀 창피해서..
그냥 혼자 살다보면 사람과의 관계가 멀어지는데
이러다 점점 사람에게 고립되어가는 내가 불쌍해서 뻔뻔하지만 후배에게 아양을 부렸나보다.
괜히 사람 불러 모아서 괜히 주인공 하는게 마음이 편하지 않았는데..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생일의 기분을 누렸다.
그리고. 엄마에게 전화가 왔는데
나: 미역국은 엄마가 끓여 먹어야지.
나 낳은게 더 힘든거 아니었어?
엄마: 키우는게 더 힘들더라. 돈이 쳐들어~~
나: 아~~넴.. 생일 입금을 하겠사옵니다.
생일은 나보다 부모님 챙겨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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