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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친구들

병원에서 본, 일본의 효자.

by 후까 2019. 7.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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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에 한번은 안약을 받으러 안과 검진을 받는데,

내가 가는 안과는 특이하게 병원 접수처에서 오래 기다리다,

간호사가 부르면 의사 진료실 바로 앞에서 또 진료를 기다린다.


의사 진료실 앞에 의자가 3개 놓여 있고,

진료를 기다리는 먼저 온 두분과 세번째 순서인 내가

그 의자에 앉아 의사가 호명할때 까지 기다린다. 

진료대기실과 의사와의 거리는 커튼 하나정도..

뭐 1미터도 안되는 거리에 커튼으로 가려놓은것일 뿐 대기실이라는 말이 무색하다.

때문에 지금 상담중인 환자와 의사와의 대화가 그대로 들린다.




그 병원 가까이에 점자도서관이 있기도 해서인지, 앞이 아에 보이지 않는 분 부터 시력을 잃어가시는 심각한 증상의 분들도 많이 오신다.



작년에도 병원에서 접수를 하고 로비에서 기다린 후, 진료 대기실로 들어갔는데

의사와 면담중인 환자와의 대화가 들려왔다.


의사: 음.. 그래도 더 해드릴건 없어요.

남자: 그래도 어머니가 거의 집에 계시고.. TV가 낙이라.

의사: 아무래도, 고령이시라 수술을 하더라도 좋아진다고 장담을 못해요

남자: 제가 간호 잘 할께요 (간절한 목소리)

의사: 그게 아니라 눈도 노화가 되거든요.

그리고 수술후 회복이 느리거나 수술에 대한 부담을 견디기 힘드실거에요

남자 : 아. 그렇긴 한데..

의사 : 어머님 연세가 97세시니까. .

여자: 네..에~ .귀는 잘 들려요.

남자: 외국 드라마 보시면 자막이 안보여서

의사: 어머님은 아드님이 든든하시죠.. 이 약 잘 넣으세요.

남자: 어머니, 수술은 힘들데요. 이 안약 잘 넣으면 편안하데요.

의사: 어머님, 눈 조금 안보여도 이렇게 건강하시고 아드님이 이렇게 효자시니 든든하시겠어요. 이 안약 써보시고, 이상하면 병원에 자주 오세요.

여자: 응.. 네 우리 아들이에요, 아들이 참 잘해줘요.




안쪽에서 들려오는 대화를 들어보니, 97세의 할머니가 드라마 보는게 불편해서 온듯한데..

아드님의 어머니를 생각하는 마음이 참 곱구나.. 효자네 효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녹내장이나 백내장 혹은 라식 같은것도 97세의 할머니가 수술을 버티는 체력과 회복력에 대한 의심은 들긴 하겠다.


안타깝지만, 자막나오는 외국 드라마는 더빙된걸 보시길 바라는 마음이 드는 중.

진료를 마치고 나오는 남자와 97세 할머니.

초등학생만한 작은 몸에 약간 굽은 허리와 얇은 손목. 그 할머니의 손을 잡고 나오는 효자 아들.

앗! 하고 놀란것은..

흰머리가 앉은 아들도 한 70세는 넘어 보였다.


진료실 안에서 굵고 힘있는 목소리였는데 할머니가 97세시면, 아드님은 70세는 넘으시기도 하겠다.


진료실을 나오면서도 어머니가 혹시 문에 부딪힐까 다른 손으로 도어 손잡이를 잡고 안전하게 유도를 하고 있었다.


정말 어머니를 생각하는 마음이 극진하구나 싶었다.

97세 할머니가 가장 좋아하는 TV 드라마 시청을 위해 눈이 좀더 잘보이면 좋은데

약이나 수술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는 나이임을 안타까워하는 아들의 마음이 진료실 커텐 넘어 전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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