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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공부

말수가 없어서 신상정보 다 털린다.

by 후까 2019.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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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가림이 있다.

처음 만난 사람에게 그닥 물어볼 것도 없고.. 대화없이 그냥 있기도 그렇고 뻘쭘한 상황이 생긴다.




상대도 물론 그 뻘쭘한 시간을 대화로 풀어보는데,
날씨나 뉴스 얘기가 대충 끝나면

호구조사다.


대부분의 경우, 내가 말수가 없어서 내 신상정보가 탈탈 털리는 대화로 시작하여 끝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상황이 여러번 있었고,
"느그 아부지 뭐하시노" 까지 오면... 짜아증.. 난다.

마음 착하고 여린 시절에는 항상 대답을 했는데..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주인공 이지안의 한마디에 지금까지 대답을 거절 못했던 내 자신을 돌아봤다.


그거 실례에요. 아버지 직업으로
잘사는 집안인지 못사는 집안인지 간보는거..

나도 건달이라고 답할까.. (아빠 미안..)
.. 너무 털려고 하면 실례지..




이번에 마음공부 모임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

새로 들어온 아저씨 한명이 나와 같은 방면으로 간다고 한다.

어느 역이냐고 물어보니.. 우리집과 같은 방향이다.
<이 쯤에서 감이 온다.. 호구조사 예감. >


그리곤 그쪽에서도 물어본다. 어느 역까지 가느냐고...

같은 방향입니다.~답을 한다.


같은 전철을 타고서, 그 민감한 한일 문제 얘기는 하고 싶지 않아서, 오늘 모임에 대한 얘기와, A상이 어쩌고 B상이 저쩌고 하며 화제를 돌려 보는데..

약간의 침묵에 훅! 들어온다.


일본엔 언제 왔냐, 뭐하러 왔냐, 집은 어디냐, 고향은 어디냐, 일본어는 어디서 공부했냐..


나는 당신에 대해 하나도 안궁금한데, 그 사람은 외국인이 아닌 외계인을 보는듯 질문이 촥촥 나온다.

20XX년에 왔다. 일하러 왔다. 신주쿠 구민이다. 한국이지, 일본어 공부는 지금도 한다. 등등..으로


여러번 있었던 패턴이지만 다 술렁 술렁 빠져나가면 상대도 성의 없음을 느끼기에 적당히 답을 하며 상대쪽의 정보 (별로 흥미 없는)를 물어보지만

질문의 화살은 또 나에게로 온다. ㅠㅠ


한 두번이 아니다.

외국인은 외계인급이다. 궁금할테지..

이때야 웃으며 거절하는 방법을 쓰는데, 이 아저씨는 너무 집요하다.

일본 사람들 싫은티 내면 안물어보던데... 뭐야.. 리얼 궁금증?


나는 모임에 어찌 오게된 동기나, 어떤 정보를 보고 오게 된건지 등등을 묻는데
그 질문에 답하지 않고 나에게로 쏜다. (Mi~♪♩친다..)


전철을 갈아타는 통로까지 같아서, 화제도 돌릴겸

[저는 저기 가게에서 항상 딸기 쥬스 사고 타는데, 한잔 드실래요?]

[오. 괜찮아? ]

[메론 바나나 딸기,, 뭘로 하실래요?]

[딸기.]

그리곤 쥬스를 주문하고 빨대를 꼽아 주고서 승강장으로 갔다.


이제야 쥬스 이야기로 화제가 돌아갔는데..

갈아탄 전철에 들어가자마자. 또.. 묻는다.

남친은 있나 결혼은 했나.왜? 왜? 왜? 

아.~~ 욕은 참아야지.

이 질문에 왜?가들어가면 하자있는 인간 취급처럼 되어간다.
그런게 없으니까~ ~

다음역이면 내리는데 .. 시간이 안가... ㅠ


[00상 딸기 좋아하시나봐요. 바나나 쥬스 맛나 보이던데.]

[10엔 비싸더라고.]

[풋,, 다음에 내립니다. 다음 달에도 뵐수 있길.. 바이바이.]


전철을 내리고나니..

심문 받은듣한 기분에.

나만 털린것 같다. (하긴 쥬스값까지 털린.)



수없이 쉿! 하는 제스츄어와 다른 에피소드로 유도 하는데

굳이 그쪽도 궁금하지 않고 기억도 안하는 신상을 터는 이유는 관습일까? 미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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