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 걸려온 전화.
상당히 쉰 목소리의 여성이 예전에 구입한 00 마스크팩을 쓰고싶은데
얼굴이 많이 탄 상태라 사용해도 되는지에 대한 문의였다.
그정도로 얼굴이 많이 탓다면.?..
수포나 껍질이 벗겨지는 정도라면 병원을 가는게 좋다고 하니
그렇지는 않고 그냥 아이들 야구 응원 갔다가 좀 탓는데 얼굴이 검어질까 걱정이 된다고 ..
상당히 쉬어버린 목소리에서 얼마나 아이들을 응원했을까?
얼굴이 타는것도 잊은채 아이들을 응원했다는 손님.
- 전화 하시는 분들 많습니다. 야구 응원갔다가 많이 탓다는 손님들이 계서요.
- 나도 애들 야구갔다가 목소리가 .. 죄송합니다.
- 열심히 응원해 주셔서 아이들이 정말 기뻐했을것 같네요.
- ㅎㅎ 고마워요~.. 내가 마스크팩 꼭 살게요.
- 아닙니다. 아닙니다.
그래서 지금 있는 마스크팩을 어떻게 쓰면 좋겠냐고
가능하면 미백 성분 들어간 마스크팩있는지, 탄 얼굴을 어떻게 관리 했으면 좋을지에 대해 고민상담을 하듯이 좋은 화장품이 있나며 묻는다.
- 가능하면 마스크팩 보다 열이 오른 피부를 먼저 식혀주시는게 좋아요
화장품에 미백 성분이 있다고 해도, 미량이고 많이 든건 자극적일 수 있어요.
민감한 피부가 아니라면 제가 한국 사람이라서 말씀 드리는건데, 저도 운동회 하고 얼굴이 타면 오이팩을 하는데요
― 아 들은적 있어요. 한국 사람들 오이로 맛사지 많이 한다고.
그리고 민감피부는 아니에요
- 오이가 수분이 많아서 열로 건조해진 부분을 진정시켜줄겁니다.
자극이 있을지 모르니까 껍질은 벗기시고, 팩하고 20분은 넘기지 말고 바로 씻어주세요~
- 아.. 냉장고에 오이 있어요. 있어요.
- 낮에 오이팩 하고 자외선에 노출되면 기미를 만들어 버리니까 더 조심하셔야 해요
- 고마워요. 바로 해볼게요
- 오이팩으로 피부가 좀 진정이 되면 마스크팩 시원하게 해서 사용하세요.
이러고 통화가 끝났다.
듣고 있던 여직원들이 나를 찌릭 쳐다본다.
- 그래????????
뭐?
- 오이팩이 그래?
응
- 오이 얼마해?
90엔쯤?
그리고 더 자세한 오이팩 하는 방법에 대해 묻는다.
솔깃 했다며.
일본은 오이팩 안해?
- 하긴 하는데 한국에서 많이 한다고 유명하지.
- 일본에서는 오이팩 하면 기미 더 생긴다고 전문가들이 그러니까,
난 그런거 신경 안쓰고 오이팩 하는데. 밤에 팩하고 살짝 씻고 바로 자버려~
- 그러네. 그럼되네.
그리고 다음날.
.. 뽀얘진 얼굴의 A상.
- 효과 본거 같아.
한번에?
- 얼굴이 부들부들 해졌어
부었겠지.
- ㅋㅋㅋ 아냐.. 진짜 탱글 부들해..
직원 한명이 너무 좋았다는 소감에, 사원B가 와서 A상의 얼굴을 찔러본다.
호오~
이리하여, 오이팩 전도사가 되었다.
개인적인 경험에 의한 의견과 느낌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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