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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회사 생활

회사에서 매일 혼나는 직원. 나?

by 후까 2019.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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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니는 회사의 사장님은 한국인인데.

가끔 한국어로도 말이 안 통하는 경우도 있어서,

대화를 주로 한국어와 일본어를 섞어서 한다.

전달을 정확하게 해서 착오가 없어야 하는 내용들은 한국어로 한다.

 

 

 

 

특히 내 업무가 트러블 처리 담당인지라 사장님에게 문의를 많이 하는 편인데

사장님은 목소리도 크고, 사투리 섞인 억양이라

일본인 직원들이 자주 착각한다.

 

 

한동안, 나와 사장님이 대화를 하고 나면 직원들이 조용~~~ 하다.

싸~~? 한 분위기 웬걸??이라는 생각이지만

몇 년이나 지나야 왜? 싸~~ 했는지 알게 되었다.

 

 

사례 1.

나: 사장님. 태풍 때문에 배가 지연이 돼서 납품일 못 맞춥니다...

 

사장 : 아C 급한데 뭔 또 태풍이여 또..(태풍에 성질냄)  에이 거래처에서 뭐래해~ 태풍이니까 어쩔 수 없잖혀. 늦는다고 혀야제(짜증남), 아.. 참 나.. 꼬이네..(혼자 성질냄)

 

나 : 멀뚱멀뚱. (늘상 있는 일이라 표정 변화 없음)

 

일본인 직원-> 사장님의 언짢은 말투에 내가 혼나는 줄 안다.

 

 

사례 2.

사장님이 한국 거래처와 전화중

사장님 : 아니~이~ 지난번에도 그러더니 또-오. 그럽니다.
공장이란 데가 생산일도 못 맞추고 그럽니다~.(흥분)
그래서 우리가 아니.. C 공장한테 "원료부터 막히면 어쩌냐고.. 뭐 그딴식이냐!~(리얼리티)" 막 뭐라 했죠. (울분)
그랬더니 거기서 또~~ 뭐 (침울) 원료가 뭐가 어쩌고.. . 기계가 뭐가 어쩌고.(탄식) 그러니까 아주 우리도 뭐 할 말이 없는 거예요, (억울) 뭐라 하겠어요. 속 터지는 건 우리도 마찬가지..(호소)

 

일본인 직원들이 나에게 묻는다

 

일본인 직원 : 사장님 싸우는 거야??

나 : 아니 (도리도리). 사죄 중인 건데

일본인 직원 : 사죄가 왜 저래 엄청 화내는 거 같아.

나 : 감정을 다 넣어서 사죄 중.~

일본인 직원: ?? ?? ??

 

 

사례 3.

사장 : 빨리 줘 빨리.. 그거 지금 고쳐서 정정했다고 전화해야 한다.

나: 메일 보냈는데요.

사장 : 나한테 보내지 말고. 거래처에 보내라니까..아. 늦음 큰일 나아..

나 : 보냈는데요.

사장 : .. 또 뭐 한소리 듣겠구먼.. 하.. C

 

내가 씨.. 들어간 말은 화난 거라고 알려줬기에
확실히 들리는 C에 내가 혼나는 줄 안다.

 

한국어를 모르는 직원들이라 목소리와 표정을 통해 상황 파악을 한다.

사장님의 성격을 잘 아는 나로서는 쩔수 없음 우째라고 하는 표정에 입을 뾰죽 내미는데..

욕먹고 의기소침해 보였다고 한다.

 

그래서 그동안 한국인 직원이 타지에서 고생한다 싶었다며

괜히 자기들 담당하는 일에 차질이 생기면

내가 그 욕받이를 다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모든 케이스가 다 착각할 상황은 아니었지만.

뭔가 문제가 터지거나 하면 한국 쪽에도 일본 쪽 거래처에도 영업 직원에게도 문제 상황을 알리고

풀어 나가야 하기에 그에 대한 불평은 듣지만. (그게 일이다. )

 

 

하지만, 사장님의 텐션이 너무 높은 데다 다혈질에다, 그 성격에 말도 빠르고

뇌는 말하고 싶은 정보를 막 보내지만

입이 따라가지 못해 버버버버벅 거리는 일도 있어서

그걸 말하다 혼자 역정을 내는 경우가 많다.

 

나는 그냥 뻘쭘히 보고 있는데

일본인 사원들의 눈에는 일방적으로 내가 혼나는 줄..

 

괜히 자기 영업 잘못해서 사장님 역정 냈다며 미안하다는 직원

내가 대단하다며

사장님이 매일 같이 구박하는데 자기라면 못 버틸 거라며 나를 달래준다.

 

[ㅇ. .ㅇ 음.. ^^ 그거 괜찮음 아무것도 아님.]

이라고 나도 어버버 하지만

괜히 그런 소리 들으면 웃기기도 하다.

 

나와 입사가 비슷한 직원들은 대충 사정을 잘 알지만

가끔 문제가 있는 날 목소리를 높이고 흥분한 표정으로 우어어어어 하는 사장님의 표정과 말투라면 누구나 오해할 만하다.

 

 

일본인 직원들이 나에게 또 묻는다.

사장님 화난 거야?

 

 

아니.. 저은혀~ 화난 거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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