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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의 일과 생활

크리스마스 트리가 안보여..

by 후까 2019.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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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나쁜 건가 머리가 나쁜 건가.

"요새 경기가 안 좋은 건지 거리에 크리스마스 장식이 별로 없네.."

툭 뱉은 한마디에 여직원들이 눈이 동그래진다.

 

"역 앞에만 가봐~ 엄청 많아.
산타 복장이나 트리나 캐럴 엄청 많아.."

이젠 내 눈이 동그래진다.

 

 

그다지 외출을 하지 않아서이고, 하도 가는데만 가서 그런 것도 있다.
12월 일본은 온통 크리스마스트리와 장식으로 화려하다.

신주쿠에만 가도 캐럴과 트리와 은방울 금방울
백화점 앞 장식에도 화려함이 넘친다.
심지어 라멘집도 트리 줄로 장식을 해놨더라....

 

백화점 매장을 같이 다니는 커플들에 눈이 시리다.
핑크 핑크 화려하게 꾸미고 예쁨 받는 애들 사이에
검은색 패딩 입은 이상한 여자가 어슬렁 비집고 들어간다. (저요 나요 나..)

후배가 야근하고 퇴근할 때의 기분이 이런 건가?
예쁘게 출근하는 OL(오피스 레이디)들 사이에서
철야에 다 지워진 화장,
좀비처럼 반졸린 걸음으로 집에 간다는 그 처량함..

쇼윈도에 비친 나는 그지가 따로 없다.
마스크와 목도리로 다 가린 강도 같은 복장에
도심에 구걸하러 온 사람 같다.

쳇. 지갑은 빵빵한데 살게 없다.

내 마음이 지옥인데 그 화려함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크리스마스고 뭐고...

내 마음이 행복해야, 내 마음이 따뜻해야.

아이고 예쁘다.

이거 하나 사고 싶네 라는 마음이라도 들지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는 빨강과 초록의 장식들이 지금의 나를 돌아보게 한다.

 

 

혼자 살며,
나 하나 잘 산다기보다
나 하나 편하게 살고 있는데

애 딸린 가장처럼 엄마랑 가족들 조카들 생각에 선물을 고른다.

누구 하나 나한테 크리스마스 선물이네 하고 주는 사람 없지만
이젠 그런 거 바라는 나이도 아니고.
애틋하게 나하나 챙겨주는 사람도 없고

내 기념일도 아닌데 뭔 선물을 바랴~ 애도 아니고..

 

그럼 애인을 만들어~~

그러게요.. 요럴 때만 필요한 애인은 아닌데요.~

 

그냥 가족들에게 내 존재감 하나 알려주고 싶어서 보내는 크리스마스 선물.
그거 받고 좋아하는 예쁜 얼굴이 보고파서 이러나 보다.

그거 하나만 봐도 살아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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