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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의 일과 생활

한국과 일본- 중간에 낀 회사원의 슬픔

by 후까 2018.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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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를 하다보면 리스크가 발생하게 된다. 

내가 일하는 회사에서는 이 리스크에 대응하는 스타일이 확연히 다른 두 사람이 있다.

--->  사장님이다.

사장님은 모든일이 문제 없음을 지향한다.
나는 업무상 발생하는 리스크를 염두에 둔다.

딱 반대인 두 사람의 성격과 성향이다


실제 영업을 뛰는 직원의 입장에서 거래처와의 입장이 있기에 하자 없이 진행이 되길 원한다.
리스크 보고를 받은 사장님은 길 건너 불구경이다.  "아니야 그렇지 않아 걱정마." 그러고는 닥치고 걱정한다.
나의 경험상으로 보면 절대로 절대로 잘 안된다.  "현재 진행상 우려됩니다. " 닥치면 해결해야 한다.

업무분담이 자연스레 갈린것이, 영업 사원을 달래는 자는 사장님이고 영업을 막는자 내가 되었다.

이 두 사람의 성향을 직원들도 잘 알지만, 애가 타는 입장에서는 사장님쪽으로 맘이 기운다.
걱정 안하고 싶으니까.

그럼 누가 미울까? 당연 내가 밉겠지?

화가난다화가난다


이러다 보면 영업 사원들은 사장님의 긍정진행을 믿고 거래처에 문제 없음을 알린다. 왜? 대표가 된다니까!!
하지만 트러블이 나면 나를 원망한다. 

차질이 생기면 누가 문제라기 보다 예상을 해결하지 못한 내! 잘! 못!
사장님은 미리 그런 걱정 하지마, 거래 관계에서 그런일은 있으면 안돼
저도 그랬으면 합니다.


오래 일하면서 자주 일어나는 리스크에 대한 대비와 대처 방법의 노하우도 생기긴 했지만, 노하우라고 해도 여기 저기 연결된 회사에 상황을 체크 해주고 늦게라도 남아 처리해달라고 할 수 밖에 없다. 그 노력을 아는 이는 없고 잘되면 원래 그런 거고 안되면 내 탓인걸.


일본에서 한국에 수출을 하면, 한국인의 융통성으로 어찌 어찌 해결은 한다.
이번 태풍으로 출항이 늦은 선박에 하적이 지연되며 통관이 2일이나 늦어졌다. 공장은 이미 생산일정을 짜놨기에 하루라도 늦으면 위약금에 원료는 못쓰게 될 지경.
한국 통관 회사에 늦은 시간에도 일을 시켜서 특급으로 부산에서 인천으로 배송 시켜서 큰불은 껐다. 당일 저녁 11시까지 공장에 남아준 직원과, 그 늦은 시간에 부산항에서 특급 운송을 담당하고 달려주신 기사님의 노력으로.

대신, 한국 영업 담당 직원은 천국과 지옥을 왔다 갔다 하며, 오늘 오늘 오늘 제발 제발 배송 배송 해달라 하며, 나를 달달 볶고있었다. 
이 상황을 사장님께 설명했더니 사장님은 오늘 가능하다고 영업 직원에게 직접 전화 하더라.
사장님의 대단한 긍정 마인드로 운송비 2배를 허락한 결과였다.
절대 오늘 어렵다는 통관 업체의 말을 전달했던 나는 괜히 직원만 불안하게 한 일 못하는 직원이 되었다.


거꾸로 한국에서 일본으로 수출을 하는 경우는 운송의 문제보다 완성도를 많이 따진다.
가끔, 납기를 빨리 맞추다보니 화장품 상자에 기스가 나고, 어떤 크림은 뚜껑이 제대로 닫히지 않았었다.
사장님은 일본인 직원에게 "상자는 교체하라 하고, 뚜껑 열림 상품은 교환해달라고 할께 걱정마"
이 경우 일본인 영업 사원은 또 나에게 원인 규명을 요청한다.
공장에 연락을 하면 공장에서는 "에이 그런일 자주 있어요." 라며 회피한다.
이걸 일본인 영업 사원에게 그대로 전달했다가는 한국사람 욕을 해델게 뻔하다. 

사장님은 나에게 공장에다 요구해, 근데 추가비용은 못줘!!

공장을 달래고 달래서 문서를 받아낸다. 경위서 이후 문제 해결에 대한 내용 등. 당연 공장은 교환 교체 요구는 잘 안해준다. 받아내는게 내 일이다.

허나 그래봐야 결과는 같다. 한국사람 일 대충한다는 말밖에 못듣는다. 그 일을 대충한다는 한국사람 중 한사람이 접니다.



하도 이래서 나도 사장님과 같은 긍정 마인드로 영업 직원들이 안심하도록 가능해 가능해 걱정마 그렇게 대응을 해보았는데, 역시 발생하는 리스크에 돌아오는 답은

일 똑바로 안할래?

ㅜㅜ


양국의 중간에 끼고, 공장과 납품처의 중간에 끼고, 사장님과 영업 사원에 중간에 끼어서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하는 처세를 길러야지 낀자의 운명이 참 찌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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