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본에서의 일과 생활

언어의 문제가 아니다. 소통의 문제이다.

by 후까 2018. 9. 16.
반응형

 

일본에 있는 아는 후배가, 새로 직장을 구하는데

가는데마다 일본어 능력 부족이라는 말을 듣고 채용이 안되었다고 한다.

나름 오랜기간 일본 생활을 해온 후배는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생활 일어는 잘 구사하나, 비즈니스 일본어 레벨에서 부족함을 느끼기에,

취업이냐 학업이냐 귀국이냐의 갈림길로  돌아와 버렸다고 한다.

 

나역시 같은 고민을 했던 때가 있었다.

일본어 학교를 졸업하고 일본에서 처음 취업했던 작은 회사에서는 나를 기능직으로 대했지,

회사로 걸려온 전화는 받지 못하게 하였다.


그 당시 나의 일본어 레벨은 일상 회화 수준으로 쉽게 말하자면,

[사장님 밥 먹었어요?]레벨이지 [사장님 식사 하셨어요?]를 구사 하지 못하는 아기 수준의 일본어 였다.

 

아무도 없던 사무실에서 부장님을 찾는 전화가 왔을 때도,

일본어 좀 합니다라는 근자감으로 [부장님 밥먹으러 나갔습니다.]라고 전달하여 전화를 끊었다고 하자,

부장님은 크게 웃으며 [일본에서는 자리를 비우고 있다]라고 한다고

모니터에 붙여놓고 연습하라 할 정도였다. 

 

 

크게 자존심이 상한 나는,

주말마다 고급 비즈니스 일본어 회화 학원에 다니며 일본어 학원에서 배우지 못했던 고급 일본어를 배웠다.

그 당시 만났던 선생님에게 내가 잘못 쓰고 있던 일본어를 교정 받고,

내가 배웠던 단순한 일본어와 TV의 예능이나 드라마에서 익혔던 표현들이 저급한 표현이었던것을 알게 되었다.

 

먼저 교정했던 단어들이 [야바이 やばい] [스게~ すげ~] [데끼나잇쓰요~ 出来ないっすよ] 요런거?

 

순진해 보이는 여자애가

말하는게 불량해 보인다는 단어중에서 입에 붙었던 말들이었다.

그때부터 언어 순화 연습에 들어가게 되었고,

한국에서 쑥스러워서 못했던 표현을 일어로 말해보는 연습을 했다.

그 연습이 한국어에도 영향을 끼쳤다. 

 

 

그 연습의 영향이었을까,

그 이후에 들어간 회사에서는 나의 일본어 레벨보다 언어 구사력 대응력을 크게 인정해주었다. 


나를 면접했던 일본인 전무님은

일본인을 비롯해 나보다 일본어를 더 잘하는 외국인 구직자도 있었지만,

언어의 문제가 아니라 소통이 되는 사람이었으면 했다고 해서 나를 뽑았다고 한다. 

 

글쎄, 그냥 면접때에 그렇게 보였다고 해서, 채용은 되었는데

근무 년수가 올라가면서 슬슬 나오는 한국 여인의 기센 발언이 그들을 힘들게 하기도 한다. 

 

 

내가 이 회사에 오래 버티는 이유는

그들의 방식에 맞추어 주거나 묵인하거나 무시하는 것이다.


사내에서 수없는 한국 비하를 듣고도 묵묵히 버티었고,

일본직원들의 이지메도 경험했었고,

부장의 파와하라에도 참고 참아서 버티고 있는것 뿐.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도 그 발언과 행동이 나를 힘들게 하는걸 알고 있기에 그들도 점차 조심하는 분위기가 되었다.

결국 한국 제품의 품질로 기를 눌러놨고,

한국과 일본의 정보를 수집하는 내 할일 하다보니 중요한 위치와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다. 

 

다시 취업 활동중인 후배에게 위로를 해주지만,

주변의 선배든 후배든 일본어를 잘해도 일본 회사에서 일하기가 쉽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어느 은행에서 근무하던 선배도, 수준급의 일본어와 영어도 구사하지만,

사원간의 트러블이 많아 퇴직하게 되었다는 말도 들었고,

그들의 방식을 강요하는 그룹속에서 한국인의 방식을 고집하다 맞지 않는다며 퇴사를 선택한 엔지니어 기술자도 계시다. 

 

하긴, 회사가 일 못한다고 사원을 자르지 않는다고,

맘에 안들고 그럼 내치는거라는

어떤 드라마 대사가 맘에 콕 박히던 때였다. 

 

 

 

내 성질대로 맘에 안든다고 이회사 저회사 그 때마다 뛰쳐 나올 수도 없는것이고,

한국도 아니고 다른 나라에서 내 나라 방식만 주장 할 수도 없어서,

맞춰주기도 하고 그들의 실수를 묵인하기도 하며 무언의 소통을 하기도 한다. 

 

그들의 방식을 흔들지 않으며 따라주면 고마워 하는 마음이 생기나 보다,

그러다 보면 이질적인 부분을 받아들이는 여유도 생겨서 나의 의견을 들어주기도 한다. 

 

 

못난이 트러블 메이커 부장도,

내말 1도 안듣다가 대용량 파일 전송하는 쉬운 방법을 한번 알려줬더니,

업무가 100배는 쉬워졌다며 그 후로 내 의견을 많이 듣는 편이다. 

 

그렇게 하기 까지 쉽지 않은 일도 많았고 시간도 많이 걸렸다.

그들 입장에서도 말이 통하는 외국인이라도 이질감이 있기때문이다.  

 

 

일본인 직원에게 나중에 들은 말이지만,

한국인들이 너무 직접적으로 말하는 방식 때문에 일본인들이 상처 받는 케이스가 많다고.

<그거야 돌려 말하는 일본인들의 습성때문이지만, 그게 상처가 되었다니.. 쯧..>


그 외에도 한국인들의 튀는 행동이나 그들에게 민폐가 되는 행동들이 불편했다며.

(그건 한국인들이 몰라서 하는 행동인데. 일본인은 이 행동에 따로 주의를 주지 않는다. 뒤에서 싫어 할 뿐)

 

 

보수적인 일본 회사에서 외국인으로 일을 한다는것은

나를 기준으로 하기 보다 그들의 방식을 먼저 존중하며 모르니 배우겠다는 자세가 필요한거 같다.

그걸 알기위해 질문도 많이 했고 미움도 받으며 스스로 터득했다. 

 

내 일본어가 수준급도 아니고,

아직도 모르고 어려운 것도 많지만 언어의 문제가 아니라 소통 곧 커뮤니케이션으로 풀어가야 하기도 하기에.

 

 

 

 

 

개인적인 경험에 의한 의견과 느낌을 적었습니다. 
공감은 글쓰는 힘이 됩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페이지 안의  하트 ❤ 를 눌러주시면 좋겠습니다.

★답글도 매우 환영합니다.  감사한 의견에 제가 배울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리드형(광고전용)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