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일본에 출장 간다며 여러 거래처에서 손님들이 오십니다.
저는 그분들의 통역과 길안내 등 불편함이 없게 모시는 일을 가끔 합니다.
대부분 제가 다니는 회사와 관련된 거래처이긴 하지만, 업무와 상관없는 일에도 일본에 손님이 오신다면 우리가 도와 드려야 한다고 통역과 안내를 저에게 담당하게 합니다.
때문에 제가 하고 있는 일과 전혀 상관없는 업무지만, 어떤 날은 요식업 관련 안내를 하거나, 어떤 날은 기계 부품 관련 통역에 나가기도 합니다.
전시회 참관, 관광이나 샘플 수집으로 오시는 경우가 가장 즐겁습니다. 같이 구경하고 같이 쇼핑하니까요 ^^
어떤 손님은 한국에서 오시기 전에,
자신들의 일과 관련된 일본의 어느 회사와 미팅을 하고 싶은데 약속좀 잡아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그럼 그 회사의 누구에게 연락 하면 될까요 하고 물어보면,
한번도 연락해 본적 없는 회사라고 그래도 만나 볼 수 있으면 좋겠다며 우리쪽에 부탁을 합니다.
거래관계가 없는 회사이며, 관련 없는 업종의 회사가 갑작스레 전화하여,
시간을 내달라는 것은 좀 어려운데, 한국의 사장님은 그정도는 해줄 수 있죠? 라며 부탁을 합니다.
예의를 지키시는 분들도 있지만,
일본에 온김에 확실히 다 하고가자는 손님들도 있어서 피곤한 일이 생깁니다.
사진 촬영 금지 입니다.
손님들은 촬영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료 수집이 목적이니까요.
손님들께는 일단 사진은 찍으시되 매장에서 제지하면 그만 찍으세요라고 전달 합니다.
대부분의 매장은 촬영금지입니다.
매장에 가서, 사진 찍어도 돼나요? 라고 물어보지만, 대부분 안된다고 합니다.
그래도 카메라를 들이밀어요.
통역인 저에게 직원이 자제를 부탁합니다.
나: 여기는 촬영 금지네요 아까 찍은거 까지 하고 그만 찍어야 겠어요.
손님 : 뭔상관이야. 이거만 좀더 찍는다고 전해
한번은 카페 메뉴를 조사하러온 회사와 카페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고풍스러운 인테리어와 메뉴가 즐거운 곳이었는데요, 마침 옆 테이블에 생일을 맞은 커플이 있었습니다.
생일 케잌이 나오고 직원이 초에 불을 붙였는데.
손님이 잠깐 잠깐 저거 찍을래.
생일인 손님보다 먼저 사진을 요래 저래 찍느라, 생일 맞으신 분의 기분은 살피지 못했습니다.
주방에 좀 들어가봐, 요리 방법좀 알아봐줘, 그릇 어디서 샀는지 물어봐.
카페에서 이러저러한 메뉴를 시키고,
블로거 같은 감각으로 사진을 찍습니다. 이거 까진 좋았는데요
저보고 주방이 어떻게 생겼는지 보고 올 수 있어? 들어가봐.
이거 어떻게 만드는지 찾아봐줘, 그릇은 어디서 사는지 물어봐 줄래요?
저는 스파이가 아니라구요! 기업 비밀 아닐까요?
발주는 안할거니까 대충 둘러데 줄래?
한번은 기술 제휴를 하는 업체에 방문을 했는데,
원체 알 수 없는 전문용어가 많은 필름 업체였습니다.
더 얇고 강하고 반사도 적고,
더러움도 적은 필름을 개발을 했는데.
전문가들이라, 샘플을 만져보고 구조에 대해 깊이 물어보면 기술에 대한 힌트가 되나 봅니다.
그 때 미팅하면서 개발 마무리 단계이다,
발주는 언제쯤인가? 라는 일본쪽의 질문에,
한국에서 오신 사장님은 제대로된 답을 안하고 동문서답을 합니다.
통역이 제대로 안되고 하도 답답해서 뭐라고 하면 좋아요? 라고 물었더니.
발주 안할거니까 대충 둘러데줘.
목적은 기술에 대한 힌트만 얻고,
발주는 계획에 없었던 것인가요?
통역 힘써 주셨으니까 번역도 부탁할께요.
일본에서 일이 끝나면, 어디든 가져간 일본어 자료 등이 많겠죠?
이 자료가 뭔지 묻는것 까지는 좋은데,
한국에 돌아가자 마자, 안내해줘서 고맙다면서
저 보고서 써야 하거든요, 가능하면, 번역해서 엑셀로 만들어주세요라고 하는 분이 너무 많아요.
항상, 간단한건데 이것만 좀 번역해주세요 감사합니다. 라고 하시는데.
나 번역 안해줄건데.. 감사는요 ^^
이래서 여자가 통역이면 곤란하다구
이젠 충격도 아니지만, 목적이 밤 문화이신 분들도 계십니다.
젊은층은 클럽, 중장년 층은.. 거기?
저는 클럽도 모르고, 거기? 도 몰라요.
클럽이야 한국에 블로그 같은걸 보면서 잘 찾아가던데,
어르신들이 찾으시는 거기? 는 도통 모르겠어서.
그 사장님이 하신 말이.. 이래서 여자가 통역이면 곤란하다고...
해외 출장이니까 모든걸 퍼펙트 하게 얻고 싶은 마음은 알겟지만,
기업의 노우하우를 알아내려 하는것과,
통역을 스파이로 쓰려고 하고,
나중엔 번역 비서로 쓰는것이 맘이 불편해요.
말이 통하지 않아서 나에게 부탁하는 건데
말이 통했다면 직접 물어 보셨을까? 그분들 일이니까 물어 볼 수 있겠죠.
회사야 나중에 언제 있을지 모르는 거래 관계를 위해 아낌없이 잘 해주라고 하면서,
100번을 잘해주면 한번은 거래 터준다는 기대라고 합니다.
뭔가 불편한 기분은 뭘까?
월급을 받는 회사원이니 불만은 여기까지만 밷어봅니다.
개인적인 경험에 의한 의견과 느낌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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