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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의 일과 생활

일본에서 지진과 함께 살기

by 후까 2018. 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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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와서 산지 12년이 넘어가는데 아직도 적응이 안돼는것이 지진인데요.

처음엔 그냥 흔들? 아니면, 밖에 큰 트럭이 지나갔나? 좀 진동이 크면, 트럭이 박았나?와 같은 느낌이었는데
이제 10년을 넘어가다보니, 방금 흔들린것이, 수평 진동 (横揺れ 요코유레)인지 수직 진동 (縦揺れ 타테유레)인지 구별이 됩니다.  

수평? 수직? 그냥 지진이지 뭐야 하겠지만. 

쉽게 설명하자면, 테이블 위에 올라가 있다고 합시다.
테이블을 양옆으로 바위 흔들듯 흔들 흔들 흔들면 수평 진동이지요.  
그럼 테이블을 들었다 놓으면? 통! 하고 튀죠? 이건 수직 진동입니다.

둘다 위험하긴 한데, 수직 진동쪽이 위험이 큽니다.
수평진동은 테이블 위에 쌓아둔것이 흔들거리다 제자리 찾는 경우가 많은데, 수진 진동은 구조가 빗나가거나 무너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진열된 물건이 떨어지면 수직 진동일 경우가 많습니다. >

2011년 동일본 대지진때 수직 진동이 몇번 있었고, 여진으로 수평진동이 여러번 발생 했습니다.

왜 수평인지 수직인지 발생하는거야? 라면 지질학자에게 물어봐 주세요 ㅠㅠ 전 배움이 부족해서.
지각 플레이트가 끊어질때 수직 진동이 발생한다고 지구과학 시간에 배운거 같아요~~ (서로 미는힘? 당기는힘?)

그럼 진도가 약하면 괜찮은거야? 

1도든 4도든 마음이 철렁 하는 것은 언제나 같아요
지진이 오는 순간은 창문도 출렁, 건물도 출렁 거려서 진동음이 들리기도 합니다.
세상이 핸드폰처럼 순간 부르르 진동.
전철은 갑자기 멈추기도 합니다. (지진 예측 신호가 운행중 전차에 전송이 되면 서행하다가 잠시 멈춥니다. )

고층의 경우는 멀미도 나요.
건물이 움직이는데 내가 움직이는건지 세상이 움직이는건지...

일본인들이야 좀 큰 지진이면 책상밑으로 숨는게 본능인데
한국인 인지라 진도가 세다면, 건물밖으로 피신해요. 본능입니다. 깔릴까봐요.

하지만 일본에서도 점차 큰 지진이 자주 일어나서 예전의 책상 밑으로 라는것 보다 생존을 우선시 해서 안전을 확인하여 문열고 나가라며 상식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지진이 나면 대부분 TV를 켭니다. 바로 방송에서 자막이나 뉴스로 지진이 어디서 나고 진도가 얼마다, 그리고 쓰나미가 있다 없다를 알려줍니다. 대부분 쓰나미는 없는 지진이 많지만 예상이 되는 경우면 경계가 올라갑니다. 

 쓰나미! 도망가!  라고 뉴스에서 급히 방송을 합니다. 왼쪽에 깨알같이 영어로도 써있네요. 
이건 2016년에 발생한 지진과 쓰나미 관련한 뉴스를 찍었습니다.  저는 동경에 있는데 저도 도망가야 할까 생각할 정도의 방송이었습니다. 



9월 18일 5시경에 지진이 있었어요. 진원지는 이바리키현인데, 아래 사진에서 보는것처럼 동경도 약 3도 정도의 진동이 있었습니다.


저는 회사에서 거래처와 전화중이었는데 통화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갑작스런 흔들림에 "어마나.." 하고 육성으로 터졌습니다.  상대쪽에서도 진동을 느꼈는지 "지진이네요 지진 지진"하며 서로 잠시 말을 멈추고, 딱딱하던 분위기가 급 코믹이 되었습니다. 

전화를 끊고 바로 야후 재팬에서 방금전 지진 정보를 확인하며 진앙지와 진도를 확인합니다. 
동경과 가깝다고 걱정입니다. 그래도 피해는 없었으니 다행이지요.

이럴 때마다, 한국사람 뿐 아니라 일본인들도 긴장합니다. 정말 찝찝한 불안감을 느낍니다. 분위기도 갑자기 조용 해지곤 합니다. 

TV에서도 동경 어느 곳이든 땅만 파면 따뜻한 물이 나온다니까 가까운 지각아래 지진 활동이 일어난다는 말이겟죠? 100년에 한번씩 온다는 난카이 지진이 오늘 혹은 내일 혹은 30년 후? 인지 아무도 모릅니다. 

P파를 감지하는 정말 동물적인 감각을 가진다고 해도, 단 몇 초 안에만 느낄 수 있을뿐 도망은 못간다 치는거죠.

아래는 과거 95년간 진도 5약 이상의 지진 횟수를 기록한 자료인데
95년 동안 진도 5도 이상의 지진은 동경이 단독 TOP입니다. (아이고 아이고)


동경에 있으면 1도에서 3도 정도의 지진은 잊을만 하면 한번씩 일어납니다.  지진국이라서 이번 홋카이도 지진도 많이 힘들었듯이, 제 주변 일본인 친구들은 다시한번 집안에 준비한 재난 상품을 다시 체크 한다고 문자가 옵니다.
그러면서 역시 2011년 동일본 대지진때 준비했던 비상식량이 상미기간이 다 되어가서 새로 장만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친구도 있어요.

재난 상품은 관공서에도 많이 비치하는 편인데 가끔 뉴스를 보면, 관공서에 비치한 비상식량이 상미기간이 가까워져서 도청에서 배급하니 받아가라는 뉴스도 있답니다. 

가끔 난처한것은, 지진 많은데 뭐하러 사냐 일본 잠긴다 빨리 돌아오라는 말도 많이 듣는데요. 여기도 사람이 사는 곳이에요.

한국과 일본의 앙금이 있기는 하지만, 저에게는 제가 사는 곳이기도 하고 제 동료들 친구들이 삽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때, 후쿠시마 원전이 터지고 방사능 누출이 되었을 때, 너무나 공포스러웠고 동경도 하루정도 전철이 다니지도 못할 정도로 많이 흔들렸고 피해가 컸습니다. 

당시에, 회사에 근무하던 한국인 여직원들은 지진의 충격과 잦은 여진의 스트레스로 모두 한국으로 잠시 휴가를 갔습니다. 저도 그때 무서워서 한국에 잠시 다녀올까 생각 했었어요.
근데, 같은 회사 일본인 동료들은 모두 출근했습니다. 
만일 제가 한국인의 지진 스트레스는 일본인보다 크다 라고 해서 한국에 잠시 피난을 간다고 생각을 하니, 이 친구들도 해외에 집이 있다면 돌아가고 싶어 할 것은 마찬가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만일 한국에 갔다가 돌아왔을 때, 이 동료들의 얼굴을 볼 면목이 없을거라 생각해서 그냥 안갔습니다. 

한국으로 잠시 돌아간 친구들이 잘못한건 아니에요, 타국에서 위험한 상황에 부모님의 근심을 덜어드리고 자신도 지진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기회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당시 뉴스에서 쓰나미 피해와 방사능 뉴스를 심각하게 해서 동경도 그리 떠내려 가는건 아닌지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아직 다행인지 동경에는 큰 지진은 없네요. 그래도 쿠마모토나 홋카이도 처럼 언제 지진이 올지는 알 수 없어서 불안하지만 매일 불안해 할 수도 없고요.
 
그렇다고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이건 절대 아닙니다. 뭘 즐겨요!!  못 즐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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