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이 지나.. 일본살이 18년에 접어 듭니다. 재첩국의 추억.

 

2006년 가을.. 9월 말.

일본에 이렇게 오래 살게 될지도 모르고 왔다.

한 6개월이면 다시 돌아올거라 생각해서
전에 다니던 회사도 복귀를 한다고 짐도 다 두고 왔는데..

..

눌러 살고 있다 ㅠㅠ

 

 

9월.. 일본 상륙일이라는 달력에 적힌 글을 보며

손가락으로 셈을 해본다. (산수................ 싫어ㅠ)

.. 17년을 찍어 18년째 들어가는......... 허!!!!

일본에서 18년을 사네...
18세면.. 성인이지............. 내가 이렇게 오래?? 일본에서 사네..

해외 생활을 하게 될지도 몰랐고
또 이렇게 길게 눌러 앉을지도 몰랐고
방황하고 실패해서 한국을 돌아가는 상황이 아닌게 또 놀랍고.

 

하지만 18세 일본인처럼 한자도 일본어도 능숙하지 못한 상태이고
결국은 한국인으로 일본 사회에 낑겨 산다.

 

 

일본에 오자마자 처음 먹게 된게 무엇이냐 하면

편의점 재첩 된장국이다.

 

한국에서 일본으로 오던 날.

국제선 비행기에 오버부킹을 한 항공사 덕에
니 자리는 없단다라는 항공사 직원..

.. 헐.. 비자 때문에 오늘 못 가면 저 못 들어가는데요??
애가 타는데..

이런 경우는.. 비즈니스로 승격해 주더라.. 아~~싸..

어쩌면 더 좋은 자리였는지..
직원이 자리까지 안내해 주는 서비스도 해주었다...

 

기내 서비스라며 샴페인 작은 병을 몇 병 챙겨 받아서 가방만 두둑해졌는데..

일본에 처음 가는데 불운이 행운이 되고.. 너무 좋아서..

앞으로 일본생활도 좋은 거라 생각하고

일본 나리타에 도착을 했다.....

 

공항에 도착하고서는
사람도 많았고 떨리는 입국심사를 마치고
짐 찾고  두리번거리다.

이때부터는 비즈니스석 타고 온 건 잊게 만드는
서민모드..

집 가까이 가는 공항버스 타러 갔는데
바로 앞사람에서 전좌석 매진되었다....

내자리 없슈.ㅠ
쩔수 없지... 시간 걸리지만 열차로 이동하게 되었었다.

그렇게 사람이 꽉 찼는데 고요~..한 열차를 타고
약 1시간 반을 이동했다.

깜깜 해진 밤.
자정이 넘어버린 시간.

이 열차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긴장을 하고 도착한 한적한 동네에

불 켜진 편의점.

그것이 내가 일본에서 살게 될 줄이야.. 꿈에도 몰랐던
일본 살이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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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편의점에서 일본어 까막눈이 고른 것이

재첩 된장국이었다.

 

일본에 왔다는 긴장감과

말도 안 통해 글도 몰라

아몰랑..이었지만.

 

그래도 긴장하고 허해진 몸이 위장을 달랜다고 고른 것..
된장국인걸 알고 물만 부으면 된장 국 된다는... 컵 된장국

어머머.. 신기해라.. 이런 게 있구나.. 하며

빈 속은 된장국으로 달랜다는.. 마음에 골라온 재첩 된장국

당시 고른 건 이런 게 아니라 컵라면처럼 컵 모양 용기 안에

재첩 조개와 된장 파우치만 있었고

집에 와서 풀어보니 재첩은 진공 포장 된장은 소스처럼 된 파우치에..

상온 보관이었는데.. 재첩 이거 조개 아이가//

이거 먹어도 안 죽나?? 싶은 의심이 있었지만.

 

이렇게 파는 거구나.. 싶어 그냥 뜨거운 물 부으면.. 완성인게지? 하여

내용물을 풀어 뜨거운 물을 부어보았고

생각 외로 맛있는 된장국에 감탄 했던 기억이 난다.

 

 

조개를 상온 보관하며 팔다니..

이상한 나라야.. 싶었던..

일본에서 처음 먹은.. .

재첩 된장국

 

지금도 도시락 먹을 때 인스턴트지만 기운이 나는 이 짭잘한 된장으로

피로를 푸는 된장녀.....

 

 

.

재첩 조개알도 튼실하고 쫄깃한 게 지금도 애용하고 있다.

 

인스턴트 재첩 된장국을 좋아하게 된 계기이기도 하고

그 걸 먹을 때마다.

처음 일본에 왔던 그 설레이던 마음이 다시 떠오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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