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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의 일과 생활

한국인의 매운맛 부심이 사라질 때

by 후까 2018.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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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매운맛 사랑은 특별하다. 매운맛이 땡기기도 하고, 떡볶이에 라면, 치킨까지 매운맛을 경쟁하면서 내놓기도 한다.

얼큰한 맛엔 익숙해 져서 일본에서 맵다고 주의가 붙은 메뉴는 한국인에게 그저 중간정도의 매운맛 이었다.
허나 일본도 매운맛 경쟁에 들어가서, 어떤 가게에서는 매운 요리에 도전자를 찾는듯한 마케팅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자주가는 라멘가게에도 조금 매운맛, 매운맛 MAX 까지 레벨을 올릴 수 있는데 초강력 매운맛을 선택하려면 10엔을 더 내야 한다. 여러 고추가루를 추가하여 국물을 내기에 조금 맵구나 하는 느낌이 온다.

회사에서도 밖에서 회식을 할때나, 점심을 먹을 때, 여전히 매운걸 즐겨 먹는 편인데, 요리를 나누다 보면 일본인들의 매운맛 레벨이 3살 아이 수준임을 자주 느낀다. 

대부분이 매운맛에 약하고, 저는 매운거 좋아해요 하는 일본인도 라멘집 MAX레벨에서 좀 맵네요 라는 반응이 있다. (매운맛을 매우 좋아하는 일본인도 물론 있습니다. )

좌측 매운맛 카라무쵸 우측 신맛 슷파무쵸

 

가끔 직원 Y가 이색 과자를 사와서 사무실 테이블 위에 두면 지나가다 하나 두개 집어 먹는데, 요새는 줄곳 매운 과자만 사오는 것이다. 대부분의 일본인 직원들은 하나 집어먹고.. 으.. 매워 하며 반응을 보이는데 유독 나는 마일드 포테토칩을 먹는것처럼 표정의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다음주는 좀더 레벨을 높여 더 매운맛을 찾아 사오기도 했는데, 매운맛 과자는 나에게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 후엔 신맛 과자를 사왔는데 한국인인 나만 반응했다. 으이..크 셔~~ (>.<)

Y는 웃으며, 이런 반응을 원했다고 했다. 일본인은 신맛에 꽤 익숙한편이다, 우메보우시라는 매실 장아찌도 시고 짠맛이 특징이며, 모즈쿠라는 해초를 식초로 절인 반찬도 낫토처럼 잘 먹는 나라이다.
한국인은 신맛에 약하기에 약점을 잡혔다. 

그래도 매운맛 부심은 사라지지 않으니 이번엔 한국 식당에서 회식을 하였다. 찌게나 전에도 홍고추가 들어간다고 매운것을 못먹는 직원은 항상 얼음물로 입을 달래기도 했다. 
메뉴가 하나씩 나오고, 상추와 양파로 버무린 무침이 나왔는데, 양파를 금방 자른 듯 양파의 콕 쏘는 맛이 코를 자극했다. 그리고 눈물이 핑.. 돈다. 어우, 이건 양파가 너무 맵다 라고 했는데, 아까 매운맛에 매우 약한 직원이 먹어보고는 이게 제일 안매운데 라고 했다.


나: 왜? 양파 매운데. 

직원: 아니 안매운데.

 

그러면서 매운맛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가 잘 먹는 매운것은 혀를 자극하는 매운맛이다. 양파나 와사비는 코를 자극하는 매운맛이다. 혀로 느끼는 매운맛의 통증은 맷집이 좋은 편이나, 코를 자극하는 통증에는 약한편이다. 

막 썰어나온 생양파를 먹고서 눈물 찍 흘린 나는, 또 한번 약점 잡혔다. 
그 이후 부터 스시를 먹으러 가도, 그들은 와사비를 담뿍 넣고 먹으며, 훙.. 향기로워 라고 한다. 
하지만 코를 자극하는 와사비에 약한 나는 코가 매운건 못먹어요 라며 한발 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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