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안좋을 때 잘먹어야지 하는 말을 자주 듣는데, 몸은 안좋은데 잘 먹지를 못하나 보다.
직원 1명이 퇴사하면서 그분이 하던일도 내가 하게 되었는데 익숙치 않은 일이라 스트레스가 된건지, 요새는 뭘 먹으면 피부에 뭐가 올라오고 속상하다.
오랜만에 라면에 맥주 한잔을 먹었는데 종아리 아래쪽에 벌겋게 부어오르는 듯한 발진이 생겼다.
병원에 가보니 식중독 증상의 하나인데 다른 증상 없이 피부에만 나타난거라고 한다. 가렵지 않다면 약도 필요없고, 채소와 물을 많이 먹고 독소를 빼내란다.
주사도 없고 약도 없고 병원비가 좀 아까운데 그래도 의사의 소견이 그렇다니 체질 개선을 해야 하나보다.
지난번 응급실 다녀온 이후에는 술은 입에 대지 않겠다고 생각해서 꽤 오랜 기간 금주중이다. 그러나 자제력을 잃게 하는 더위는 장바구니에 아사히를 꼽아넣는다. 한동안 안마시다 오랜만에 목을 축이는 맥주는 꿀맛이다. 허나, 그동안 알콜에 대한 저항력이 약해진 나는 금새 피부가 붉어짐을 느꼈다. 예전엔 마시면 마실수록 하예지더니 이젠 붉어진다. 정말 체질이 바뀐건가? 팔이나 얼굴은 금새 진정이 되었는데 종아리 아래가 정맥류가 좀 있어서 독소가 안빠졌는지 핏줄이 보이는 것 처럼 발진이 올라온거다.
그래서 당분간 식단 개선을 위해 고기는 멀리하고 채소와 두부만 잔뜩 사왔다. 생으로 먹고 찜으로 먹고 삶은 배추로 식이섬유를 섭취한다. 독소 빼는것은 먹었던걸 밖으로 빨리 빼내기 위해 장을 깔끔히 비우기 위해서다. 그리고 유해균을 유익균으로 바꿔야 한다고 유산균을 먹어야 한다고 하니 좋은 유산균 섭취를 위해 김치, 된장, 요구르트를 잔뜩 먹는다. 된장은 엄마가 싸주신 약된장인데, 감기나 장이 안좋을 때 먹으라며 주신거다. 10년은 넘은 된장이라고 엄마는 이 된장으로 암도 고칠거라신다. 하긴 오래된 된장이라 냄새도 좀 있고 짜기도 하지만 다른 된장과 섞어서 국을 끊이면 시골된장국 맛이 나는데 예전엔 싫었지만 지금은 괜찮아 졌다. 점점 어른 입맛이 익숙한것인가보다.
이렇게 데톡스를 위해 물은 2리터 이상, 생 레몬을 넣은 물을 마시기도 하고, 이뇨 작용에 좋다는 우엉차와 녹차를 마시고, 간식으로는 양배추를 작게 잘라 용기에 넣고 심심할 때마다 씹어 먹었다.
이렇게 먹고 사는걸 회사 직원이 보더니 200살 넘게 살거냐고 한다. 그게 아니라 독소 빼는 중이라고 하니 불쌍하다며 위로해준다.
효과는 3일째 부터 보인다. 우선 배가 쏙 들어간다. 화장실에 가는 횟수가 많아지고 예전과 다르게 힘들지 않다. 역시 배추와 양배추 효과인가 보다. 그리고 발진이 점점 옇어져 간다. 엄마는 된장덕이라며 또다시 암도 고치는 된장 찬양을 계속 한다.
신기한건 비염 증상도 좋아졌다. 평소 약을 먹지 않으면 비염 증상에 힘들었는데, 당분간 약도 영양제도 끊어보자 해서 잠시 중단 햇는데 첫날은 역시 코가 아파서 이 더위에 계속 마스크만 끼고 살았다. 근데 피부쪽이 난리가 나니 비염 증상은 조금 줄었다. 다 채소 부족한 식단으로 얻은 병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던 냉장고에 통채로 사둔 배추와 양배추, 토마토 계란 두부 콩을 다 먹을 때까지 아직 조금 남은 발진이 사라질때까지, 이 독소를 계속 빼고 살아야 겠다.
영양 부족과 운동 부족, 체력 부족, 면역 부족으로 체질까지 바뀌어가는데 그래도 채소는 멀리했던 식단에 반성을 하며, 그 피해를 고스란히 안고 있는 내 몸이 버텨주는 것에 감사하며 살아야 겠다.
이렇게 한다고 오래살거나 예뻐지거나 하는 효과는 기대치 않지만,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 비실 거리고 건강을 잃으면 곤란하기에 저질 체력, 영양상태 저질을 개선해야 겠다.
그리고 확실히 배추!!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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