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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의 일과 생활

일본의 연하장 전쟁

by 후까 2019.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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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다.

12월이면 일본 사람들은 신세를 진 사람 혹은 거래처에 오세보라는 선물을 보내고

내년 1월 1일 아침에 연하장이 도착하게 하려고, 연하장을 미리 써서 보낸다.

 

회사에 있으면 한 여름의 쥬겐, 겨울의 오세보를 받는데

대부분 멋진 과자 같은걸 보내주기에 나만 살찐다.

 

왼쪽 오쥬겐 (여름에 보내는 선물) 오른쪽 오세보 (겨울에 보내는 선물)

 

뭐 다 이런 달달한게 많이 온다.

쥬겐이나 세보를 받고 보내는 건 별 일 아닌데

 

연하장 쓰는 게 이게 또 일이다.

안 보낼 수 없다. 

연하장 한 장 못 받는 사람은 인간관계를 생각해 봐야 할 정도니까..

 

얼굴 한번 보지 못한 센다이에 사시는 83세 고객님도 나와 몇 번 통화했다며 나에게 연하장을 보내주신다.

절친 히로코상은 매해 남편분과 다녀온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을 디자인해서 연하장을 보내주신다.

히로코상 따님은 새로 태어난 아기 사진으로 꾸며주기도 한다.





잘 아는 사람들에게는 일상을 기록한 사진으로 연하장을 만들어 보내는 경우가 많은데

덜 친한 경우는 그냥 편의점이나 우체국에서 판매하는 엽서로 보내기도 한다.

그런 경우 좀 성의 없다고 느껴진다고 간단한 디자인이라도 꾸며서 프린터 해서 보내주는 경우가 많다.

 

 

그럼 이 연하장을 언제 보내느냐?!!

우체국은 일본 전국의 연하장을 모아서

1월 1일 새벽에 각 가가호호에 배달하기 위해 시스템을 갖춘다. (알바 작전)

 

때문에, 취합의 시간이 필요하기에 대부분

12월 25일 전까지 우체국에서 연하 엽서를 보낸다.

그럼 1월 1일 배송해준다.

그 이후가 되면, 1월 1일 아침 배송은 어려울 수 있고,

연휴 끝난 1월 3일 혹은 1월 5일쯤에 도착하게 되니까

조심해야 한다.

저 우표 아래 연하라는 글씨가 없으면

12월 25일까지 우체국에 가져가도 12월 26일 배달해주기도...(일반 우편 취급)

 

때문에..

각 집에도 연하장 발송 시스템이 잘 되어 있다.

일단 가족 각자의 연하장 디자인을 하고.

보낼 사람들의 주소를 엑셀로 정리를 해서 전용 인쇄 프로그램을 돌리면

프린터에 세팅된 엽서에 자동으로 주소가 인쇄되어 나온다.

이걸 각 가족별로 하는 것이다.

그리고 기본 디자인에, 볼펜으로 간단히 한 마디씩 적어서 보내기도 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것만 쓰면 밋밋하니까

[00 짱 작년에 00 해서 00 했어. 그래서 올해는 00해.] 뭐 이런 식으로

 

단! 상대방은 1월 1일 아침에 받는 연하이고, 쓰는 사람은 12월에 쓰는 거라

쓰는 사람은 1월 1일 날 받는 사람의 입장을 생각해서 쓰는 거다.

과거의 일 보다 미래의 희망을 적는 거다.

 

 

 

서점에도 연하장 디자인 북들이 많이 나왔다.

연호가 바뀌었고, 내년 쥐띠해의 일러스트 등  CD가 수록된 책이다.

 

그리고, 주소를 엑셀로 정리하면 자동으로 프린터에 전송해서 엽서 한 장 한 장에 각 주소를 인쇄해주는 프로그램도 판다.

 

연하장에 관련한 책만도 책장 하나를 다 차지할 정도..

엽서는 옆 책장에 판다.

 

암튼 이런 엄청난 아~~트를 해서 보내야 하기에

나도 올해 뭘 디자인해서 보낼까?? 하고 고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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