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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회사 생활

내가 회사내 한자왕이 된 이유

by 후까 2020.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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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중학교 때,
한문 선생님이 총각이라는 이유로 한자 공부를 좀 했었다.

외모가 박지성과 매우 닮았던
단지 총각이면 인기 짱이었던 시절이니까.
이유는 없다.
단지 여학생들의 상상이니까.

암튼. 나름 한자 공부를 했고,

한자라는 게 부수 정도만 알면 대부분 모르는 한자라도 음과 뜻을 알게 되고

음으로 읽다보면.. 오.. 이 단어에도 한자가 있구나..
오.. 이런 한자를 쓰는군.. 하며 놀라기도 한다.

 

 

일본에서 일본어능력시험 1급을 4회 달성하고
비즈네스 일어 시험 A+랭크를 2회 달성하면서
일본어 한자에도 조금 자신이 붙었지만 단지 시험 때문에 반짝 공부한 것일 뿐
실력이 좋은건 전혀 아니다.

 

나름 일본에서도 뽈뽈 돌아다니며 이런저런 체험도 하고 줒어 듣는 지식도 생겼는데

사무실에서 일본인 직원들이 잘 모르는 한자를 나에게 묻는다.

 

와이??
초중고를 한자만 쓰면서 살던 느그들이 더 잘 알지 나한테 왜 물어봐~ 하면

일본인도 잘 모르는 한자어가 많아서라는...

 

몇 가지 예로..

 

蒟蒻
===========

이걸 물어본 사람은 부장이다.
곤약을 안 먹으니 못본게지..
과자 봉투에 떡하니 써있는데 곤약 과자를 안 먹어서 모른다고

한마디로 얻어걸린 케이스

나: 이거 곤약이쟎아요~

부장 : 어쨰 알았누?

나 : 곤약바타케. 먹고 알죠.

 

 

枸櫞酸 / 枸杞子
============

하도 건강식품 관련 상품을 취급하다 보면,
성분표도 번역하게 되는데 항상 보면 구기자, 구연산 이런 게 많이 들어간다.

일본어에서 구연산은 가타카나로 쓴다.
한자가 어려우니까.

구기자라는 한방 재료도 이제야 여성에게 좋다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데 한자로 쓰면 모른다.

그래서 영어로 고지베리라고 쓰면 팔린다.

구기자보다 고급스러운 이름이라..

그래서, 직원들도 나에게 이게 뭐고 어떻게 읽는지 묻는다.

구연산 구기자.

구연산은 산화방지제로 많이 쓰이니까.

못 읽는 한자 때문에 일본인 직원들은

다음부터는 가타가나로 써주라고 부탁한다.

못 읽는 한자는 가타카나로 쓰는 일본이니까.

 

会釈
=====

일본어로 에샤쿠라고 읽는데
뜻은 고개를 까닥이는 가벼운 인사라는 단어

일본 사람은 카이샤쿠?라고 읽으려 한다.

에샤쿠는 아는데 한자로 쓰질 않으니까.

나는, 일본 초기에 다도교실 다닐 때
다도 선생님이 항상 칠판에 써줬다. 

당시 아무것도 몰랐지만
다도 선생님이 항상 강조해서 에샤쿠는 알고 가는 단어였으니 ㅋ

 

 

 

이런 이유로 일본인 직원들이 문서 보다가 한자를 모르면 나를 찾는다.

나도 모르는 한자 너무 많은데..

모두 모르는 한자를 검색하려 해도 제일 빨리 찾는 것도 나다.

왜냐면..
한국사람은 초록창에 한자 써서 검색하는 기능 너무 좋아서

초록창에 한자 그려 넣어서 검색하니..

 

이렇게 개발 괴발로 적어둬도 다 찾아주는 써어비쓰으~

 

그래서 어쩌다..

한자 많이 쓰는 일본인들이 모르는 한자

가르쳐달라고 나에게 묻는다.

부끄러운 실력이지만 초록 창의 도움을 받아보고
과자 먹다 얻어 걸리고
한국에서 유명한 구기자 구연산 등..

그래서 어쩌다 보니 한자왕이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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